IPO(기업공개)는 어떻게 이뤄질까?
중국에 기업공개(IPO:Initial Public Offering) 광풍이 불고 있다.
중국 증시가 전세계 투자자금을 빨아들이면서 중국은 세계 최대 IPO국으로 자리매김했다.
올 들어 지난 5일까지 중국의 신규 상장액은 610억달러로 2위인 미국 510억달러를 100억달러 앞질렀다.
하지만 올해 국내 IPO시장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우선 거래소 시장에 새롭게 상장된 삼성카드나 STX팬오션을 제외하면 공모금액이 크지 않은 데다 공모주 투자 수익률마저 부진해 투자자들로부터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IPO는 무엇이고 국내외 IPO시장 상황은 어떤지 알아보기로 하자
⊙기업공개(IPO)란
기업공개란 소유 구조가 폐쇄된 기업이 최초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새롭게 주식을 발행하거나 이미 발행된 주식을 매도함으로써 주식을 분산시키는 행위를 의미한다.
주로 거래소 신규 상장을 위한 주주의 공개 모집(공모)을 말한다.
기업은 초기에 그 기업의 오너나 그를 아는 몇몇 특수관계인들의 자본으로 설립된다.
그러나 회사 덩치가 커지고 더 큰 성장을 위해서는 불특정 다수로부터 대규모 자본을 끌어모으는 IPO가 필요하게 된다.
주식을 거래소에서 매매할 수 있도록 등록하는 '상장'과는 개념상 차이가 있으나 기업이 IPO과정을 거쳐 거래소에 상장되다보니 우리나라에서는 오랫동안 혼용해 쓰이고 있다.
하지만 이 둘은 그 목적에서도 다소 차이가 있다.
IPO는 기업들의 자본 조달이 주된 목적이지만 상장은 주식의 원활한 유통이나 공정한 가격 형성을 위해 이뤄진다.
⊙공모절차는 어떻게 진행되나
기업들은 우선 자사 주식 상장을 위해 국내 증권사와 주관사 계약을 맺는다.
기업의 상장 과정에서 자문과 공모 절차 등을 진행할 도우미를 구하는 셈이다.
거래소는 투자자 보호를 위한 기업들의 상장 요건을 규정하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일정 규모 이상의 매출이나 이익이 발생해야 하고 경영자 자질 등 질적인 요건도 있다.
기업들이 상장 요건을 갖추게 되면 증권선물거래소에 상장을 하려 하니 자격을 갖췄는지를 심사해 달라는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다.
이를 통과하면 감독기관인 금융감독원에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한 후 공모 절차를 밟는다.
공모에 참가할 투자자 보호를 위해 유가증권신고서는 기업의 경영 현황이나 발행 내용 등을 상세히 담고 있다.
상장을 위해 새롭게 발행되는 주식은 우선 회사 임직원들에게 20%가 배정되며 나머지는 펀드 등 기관투자가나 일반투자자들에게 돌아간다.
일반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으는 공모는 주로 주관 증권사를 비롯해 기업으로부터 새롭게 발행될 주식을 인수한 여타 증권사에서 진행된다.
말하자면 이들 증권사는 새롭게 발행될 주식의 도매상인 셈이다.
일반 투자자들은 보통 2일간 진행되는 청약 기간 공모에 응해 기업의 주식을 배정받는다.
주식을 배정받는 비율은 청약경쟁률에 따라 정해진다.
경쟁률이 10 대 1이면 10주를 청약했으면 1주만 배정된다.
공모가는 일반적으로 그 기업보다 일찍 거래소에 상장된 기업들의 평균 주가 수준을 감안해 소폭 할인된 가격에 정해진다.
기업이 공모희망가격을 제시하면 해당 주식을 인수해 갈 기관투자가들이 가격과 수량 등을 적어내는 수요예측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결정된다.
투자자는 기업이 상장되고 나면 공모주 청약을 통해 받은 주식을 적당한 시점에 팔아 현금화하게 된다.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보다 높으면 차익을 챙길 수 있으나 주가가 떨어지면 손해를 볼 수도 있다.
⊙한국과 중국 공모주 시장 상황은
국내 공모주 시장은 찬바람이 불고 있다.
올 하반기 공모주 수익률이 일부 종목을 제외하고 대부분 형편없기 때문이다.
상반기에는 그럭저럭 재미가 쏠쏠했다.
올 상반기 상장된 공모주의 수익률은 30%를 넘었다.
22개 공모주 가운데 공모가 밑으로 내려간 주식은 9개에 그쳤으며 하락폭도 일부 종목을 제외하고 크지 않았다.
반면 하반기에는 투자수익률이 마이너스 20%를 밑돌고 있다.
32개 공모주 가운데 공모가에 비해 주가가 오른 종목은 7개에 그쳤다.
이러다 보니 공모주 청약 경쟁률이나 몰리는 자금도 예전만 못한 실정이다.
이에 반해 가까운 중국 IPO시장은 달아오를대로 달아 올랐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100% 이상 급등하면서 공모주를 배정받기만 하면 주가가 급등하는 일이 속출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홍콩 증시에서 15억달러를 공모한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닷컴에는 2300억달러의 자금이 몰렸다.
홍콩 증시 IPO 사상 최고 금액이었다.
중국석유(페트로차이나)는 지난 5일부터 시작된 상하이 증시 거래로 시가총액 세계 1위 기업에 올랐다.
과거에는 중국 시장에서 자금 끌어모으기가 쉽지 않아 해외 증시를 노크했던 중국 기업들이 뜨거운 증시 열기를 바탕으로 국내로 돌아가면서 중국 본토 증시가 세계 IPO를 주도하고 있다.
중국 본토 증시의 올해 신규 상장액은 지난 5일 기준 610억달러로 미국(510억달러),영국(430억달러)을 크게 앞질렀다.
중국 1위 석탄업체 선화에너지는 9월 상하이 증시에서 IPO로 88억달러를 모았고 중국건설은행 중신은행 핑안보험 교통은행 등도 수십억달러 자금을 끌어 모았다.
중국 내 기관투자가 자금 뿐 아니라 세계 투자자금이 중국으로 몰려들고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지난 9월 한국의 전체 신규 상장액이 1조6878억원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다.
서정환 한국경제신문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