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미국 달러화에 대해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아시아 통화들이 앞으로도 상당 기간 이런 추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 4일 보도했다.

미국 금리인하로 달러화 가치가 약세를 나타내고 있는데다 아시아 각국의 경제도 호황을 누리고 있어 아시아 통화가치 상승 여지가 크다는 진단이다.

지난주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 대비 호주달러 가치는 18년래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고 싱가포르달러 역시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 원화와 인도네시아 루피아,홍콩 달러 등도 뚜렷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아시아 통화 강세의 첫 번째 요인으로 이 지역 경제의 건실한 성장세를 꼽았다.

최근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7.6%에서 8.3%로 상향조정했다.

내년 전망치도 7.7%에서 8.2%로 높였다.

통화 강세가 기업들의 수출에 부담이 되는 측면이 있지만 아직은 견딜 만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통화가치 상승에 대한 각국 중앙은행의 대응도 미온적이다.

미국 달러 약세 흐름을 뒤집는 것이 불가능한 데다 통화가치 상승이 수입물가를 낮춰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아시아 통화가 많이 비싸지긴 했지만 남미 등 다른 지역의 이머징마켓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덜 올랐다는 점도 향후 상승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한국 원화와 싱가포르 달러 등 아시아통화 가치는 대부분 연초 대비 각각 1~4% 정도 오른 반면 브라질 헤알화 값은 올 들어서만 18% 비싸졌고 아이슬란드 크로나는 15% 뛰었다.

미 달러화 약세가 전 세계적 현상이라고 볼 때 아시아 통화 가치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브라질이나 아이슬란드에 비해 더 높은 셈이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도 달러 약세와 이로 인한 아시아통화의 강세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더욱 뒷받침하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일부에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에 의한 신용경색 위기가 고비를 넘겼다고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뚜렷한 증거는 없다"고 분석했다.

안재석 한국경제신문 기자 yagoo@hankyung.com


- 우리나라 돈의 가치가 계속 올라갈 것이라고 하니 어깨가 으쓱해 지는군요.

해외로 돈을 보내야 하는 기러기 아빠들의 주머니도 더욱 가벼워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지만 아직도 우리 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은 만큼 지속적으로 원화 값이 오를 경우 수출감소도 불가피합니다.

경제에 악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완만하게 원화가치가 올랐으면 좋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