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후 미국으로 건너가

영국등 해외 화훼시장서 돌풍

미국의 한 포털 사이트.미스김라일락(Miss Kim lilac)을 사고 파는 네티즌들로 붐비고 있다.

미스김라일락의 그림과 함께 꽃의 효용, 꽃을 키우는 방법 등도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그런데 최근 미국과 영국 등 세계 화훼시장에서 큰 돌풍을 일으키며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는 이 미스김라일락의 원산지는 놀랍게도 우리나라다.

한국식 이름은 수수꽃다리.

그러나 정작 많은 한국인들은 이 꽃의 존재조차 모르고 있다.

미스김라일락은 봉오리가 열릴 때는 옅은 보라색을 띠다가 만개하면 백옥 같은 하얀색으로 변하며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이 꽃은 강렬한 향기로도 유명하다.

미스김라일락은 미 군정청 소속 식물 채집가인 미더에 의해 미국으로 옮겨졌다.

1947년 한국에 온 그는 북한산 백운대를 방문하던 중 미스김라일락의 종자 열두 개를 얻었다.

그 중 일곱 개가 성공적으로 싹을 틔웠고,그 중 두 개가 지금 세계 화훼 시장을 휩쓸고 있는 미스김라일락의 원조가 되었다.

현재 미스김라일락은 전 세계로 수출되어 30여 년 전부터는 비싼 로열티를 받고 우리나라에까지 역수출되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 식물인데도 외국으로 유출되어 새로운 품종으로 개량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미국,일본,네덜란드 등은 오래 전부터 한국에 자생하고 있는 식물을 반출해 갔다.

1980년대 미국 국립식물원의 베리 잉거 박사가 채집해 가 잉거비비추라는 이름으로 세계 시장에 나선 옥잠화도 같은 경우의 예이다.

현재 세계는 소리 없는 종자 전쟁의 한가운데 있다.

각국이 식물 유전자원의 확보 및 신품종,신기술 개발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정작 우리는 우리의 꽃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진달래와 철쭉도 구분하지 못하고,국화인 무궁화조차도 자주 보기 힘든 탓에 다른 꽃과 헷갈리기 일쑤다.

전통적으로 몇몇 연구자를 제외하고는 일반 한국인들은 꽃에 대한 관심 자체가 부족하다.

자연 그대로 꽃을 감상하려는 관습 때문에 꽃에 대한 연구도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유수진양(안산 동산고 2년)은 "분명 우리의 꽃인데도 불구하고 해외에 로열티를 내고 수입해 와야 한다는 것은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꽃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는 우리 것의 가치를 잘 모르고 소홀히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 것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좋은 것은 상품화시키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밝혔다.

올해 6월 대구에서는 산림청과 한국자생식물협회가 주관하는 '제17회 우리꽃 박람회'가 열렸다.

삶의 질이 중시되고,경제력이 상승하면서 우리도 이제 꽃에 대한 관심을 차츰 넓히고 있다.

진정한 문화 선진국이 되려면 가까운 주변에서 다양한 꽃을 접하고 배울 수 있도록 꽃심기 운동 등을 전개하여 자연스럽게 꽃을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도록 해야 한다.

정부는 우리 꽃 재배를 장려하고 환경과 계절에 맞는 화훼의 대량 육묘 기술도 발전시켜야 한다.

우리 꽃이 고유한 이름으로 당당히 세계 시장에 서는 그 날을 기대해 본다.

임정은 생글기자(안산 동산고 2년) mono_thy4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