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유동성 고금리 좇아 국경 넘나들어…美 전체 금융자산의 1%가 세계 뒤흔든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파문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에 검은 그림자가 갈수록 짙게 드리우고 있다. 도대체 어디까지 파장이 번질지,누구까지 피해를 입을지 모르는 불안감에 파장이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파장이 '전염적·동시적·폭발적'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으며,2000년 이후 만들어진 글로벌 금융체제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으로 보고 있다.

서브프라임 부실파문이 만들어내는 불안감의 기저에는 극히 전염적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뉴센추리파이낸셜 등 모기지회사들이 우선 나가 떨어졌고 곧바로 투자은행과 헤지펀드가 파문에 휩싸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모기지를 비롯한 위험성이 가미된 채권을 기피하는 현상이 빚어졌다.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멀쩡한 펀드조차 환매를 요구하는 '펀드 런(fund run)' 현상도 나타났다. 모기지회사부터 일반기업까지 파장에 휩싸이는 놀라운 전염성을 보인 셈이다.

파문이 전 세계적으로 동시에 발생하는 점도 이번 파장의 특징이다. 미국 금융회사뿐만 아니라 호주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등 각국 금융회사들이 동시에 나가 떨어졌다. 이번 파문에 대응하는 중앙은행들도 동시적이었다. 지난 9일 미국 영국 일본 캐나다 호주 등의 중앙은행들은 동시에 막대한 규모의 단기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하며 이번 사태가 세계적임을 인정했다. 곧 '리스크의 글로벌화'를 뜻한다. 한국은 물론 각국 증시가 이번 파문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다.

서브프라임 파문의 또다른 특징은 엄청난 폭발성을 안고 있다는 점이다. 당초 많아야 1000억달러 정도에 그칠 것 같았던 파장은 1000억달러의 수십 배까지 피해를 낳고 있다. 그 이유는 그동안 각 경제주체들의 차입 비중이 엄청나게 높아졌다는 점이다. 존슨앤존슨,제너럴일렉트릭(GE) 등 기업들조차 싼 금리로 자금을 빌려 자사주를 매입하는 대열에 동참했다. 하지만 차입비율이 높아질수록 리스크도 커졌다.

하영춘 한국경제신문 뉴욕특파원 hayoung@hankyung.com


-국제 금융시장에 불어닥친 서브프라임 파문이 마치 중세 유럽의 흑사병처럼 번져가고 있군요.

금융은 기본적으로 위험(risk) 관리가 요체인데,2000년 이후 세계적인 초저금리와 과잉유동성으로 인해 금융회사와 투자자들이 위험에 대한 경계심이 느슨해진 게 사실입니다.

위험하다 싶으면 중앙은행들이 돈을 풀어 막아줬으니 중앙은행 책임도 크다는 지적입니다.

아무쪼록 이번 사태가 잘 매듭지어지길 바랍니다.

자칫 그 불똥이 우리 일상생활에까지 미칠수도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