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밖 교육에 의존…금융선진국 위해 투자 금융 교육 제도화 필요
올 들어 증시 호황과 적립식펀드로 대변되는 간접투자 열풍이 지속되면서 금융에 대한 청소년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MBC '경제야 놀자', KBS '경제비타민'과 같은 각종 TV 프로그램이 청소년들에게 미친 영향도 크다. 연예인들이 경제와 재테크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주면서 청소년들이 자연스럽게 투자에 눈을 뜨게 되는 것이다.
실제 미성년자가 증권·펀드 계좌를 개설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이다. 또 투자 공부를 하는 학생도 확산되고 있다. 전국투자자교육협의회 주관으로 주식투자와 관련한 지식을 측정하는 전국고교증권경시대회에는 첫 회인 2003년,901명의 학생이 참여했지만 이듬해는 2462명으로 크게 늘면서 참가 학생의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년째 펀드에 투자 중인 박찬현군(경북고 3학년)은 "증권경시대회를 준비하는 것은 훌륭한 투자 동기가 될 수 있다"며 "돈을 벌겠다는 생각보다 실전을 통해 하나씩 배운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 분야에 대해 급증하는 청소년들의 관심을 충족시킬 학교 교육은 여전히 모자란다. 고등학생의 경제 교과서에 주식·금융시장에 대한 내용은 찾기 힘들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오락성이 강한 TV프로그램의 단편적인 금융상품 소개만 보고 성급히 투자 결정을 내리는 청소년도 적지 않다. W은행 서울 강남역지점 김모 과장(33)은 "최근 청소년들이 TV프로그램을 보고 용돈으로 투자하겠다고 문의하는 경우가 많은데,금융상품을 화수분으로 오해하고 있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고충을 털어 놓았다.
금융 교육이 학교 정규 교육에 반영되지 않는 데에는 어른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미치는 영향이 크다. 서울 D고에서 경제교육을 맡고 있는 한 교사는 "여전히 많은 어른들이 단기 투기성 자본시장으로 인식되고 있는 국내 증시에 미성년자들이 투자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학생들이 자칫 증시투자를 일하지 않고 돈 버는 수단으로 여기고 초단타매매나 미수매매 등에 집착할 수 있지 않느냐"며 청소년 투자와 금융교육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하지만 경제 교육 전문가들은 학교 경제교육에서 금융교육 부문이 빠져 있는 것은 분명 시대착오적이라고 지적한다. 공주사범대학 김덕수 교수(사회교육과)는 "투자 방법을 가르치지는 않더라도 금융,모럴 해저드,기술혁신과 리더십 분야는 반드시 가르쳐야 한다"고 밝히고 "경제교육을 맡고 있는 교사나 교수가 금융의 실제를 잘 모르는 경우가 비일비재해 금융교육의 커리큘럼 개발과 금융 지식을 겸비한 경제 교사 양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가 선진경제를 운용하려면 금융이 실물경제를 지원하는 역할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독자적인 성장산업으로 국제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금융 산업의 선진화에 경제 도약의 사활이 걸려 있는 것이다. 하지만 미래를 이끌 청소년들을 위해 제도화된 금융교육조차 없는 나라가 과연 동북아 금융 허브로 도약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우석 생글기자(잠실고 3년) dearws@hanmail.net
올 들어 증시 호황과 적립식펀드로 대변되는 간접투자 열풍이 지속되면서 금융에 대한 청소년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MBC '경제야 놀자', KBS '경제비타민'과 같은 각종 TV 프로그램이 청소년들에게 미친 영향도 크다. 연예인들이 경제와 재테크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주면서 청소년들이 자연스럽게 투자에 눈을 뜨게 되는 것이다.
실제 미성년자가 증권·펀드 계좌를 개설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이다. 또 투자 공부를 하는 학생도 확산되고 있다. 전국투자자교육협의회 주관으로 주식투자와 관련한 지식을 측정하는 전국고교증권경시대회에는 첫 회인 2003년,901명의 학생이 참여했지만 이듬해는 2462명으로 크게 늘면서 참가 학생의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년째 펀드에 투자 중인 박찬현군(경북고 3학년)은 "증권경시대회를 준비하는 것은 훌륭한 투자 동기가 될 수 있다"며 "돈을 벌겠다는 생각보다 실전을 통해 하나씩 배운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 분야에 대해 급증하는 청소년들의 관심을 충족시킬 학교 교육은 여전히 모자란다. 고등학생의 경제 교과서에 주식·금융시장에 대한 내용은 찾기 힘들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오락성이 강한 TV프로그램의 단편적인 금융상품 소개만 보고 성급히 투자 결정을 내리는 청소년도 적지 않다. W은행 서울 강남역지점 김모 과장(33)은 "최근 청소년들이 TV프로그램을 보고 용돈으로 투자하겠다고 문의하는 경우가 많은데,금융상품을 화수분으로 오해하고 있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고충을 털어 놓았다.
금융 교육이 학교 정규 교육에 반영되지 않는 데에는 어른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미치는 영향이 크다. 서울 D고에서 경제교육을 맡고 있는 한 교사는 "여전히 많은 어른들이 단기 투기성 자본시장으로 인식되고 있는 국내 증시에 미성년자들이 투자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학생들이 자칫 증시투자를 일하지 않고 돈 버는 수단으로 여기고 초단타매매나 미수매매 등에 집착할 수 있지 않느냐"며 청소년 투자와 금융교육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하지만 경제 교육 전문가들은 학교 경제교육에서 금융교육 부문이 빠져 있는 것은 분명 시대착오적이라고 지적한다. 공주사범대학 김덕수 교수(사회교육과)는 "투자 방법을 가르치지는 않더라도 금융,모럴 해저드,기술혁신과 리더십 분야는 반드시 가르쳐야 한다"고 밝히고 "경제교육을 맡고 있는 교사나 교수가 금융의 실제를 잘 모르는 경우가 비일비재해 금융교육의 커리큘럼 개발과 금융 지식을 겸비한 경제 교사 양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가 선진경제를 운용하려면 금융이 실물경제를 지원하는 역할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독자적인 성장산업으로 국제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금융 산업의 선진화에 경제 도약의 사활이 걸려 있는 것이다. 하지만 미래를 이끌 청소년들을 위해 제도화된 금융교육조차 없는 나라가 과연 동북아 금융 허브로 도약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우석 생글기자(잠실고 3년) dear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