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제1]

인간은 자신이 익숙한 것이나 기존에 알고 있던 것은 당연히 여기지만,그렇지 않은 것에는 비판적 태도를 갖는 경향이 있다. 제시문(가)의 A에 등장하는 한 고시관은 검은색이든 붉은색이든 원래의 대나무 색깔과는 다름에도 불구하고 익숙한 검은색으로 그린 대나무를 당연히 여기고,익숙하지 못한 붉은색으로 그린 대나무에는 의문을 가진다. B의 사례에서도 역시 물체가 떨어지는 것,즉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을 당연시하는 인간의 경향을 볼 수 있다. C에서도 원래 가득한 물 컵에 물이 반쯤 차있는 것을 적다고 여기고 원래 빈 물 컵에 물이 반쯤 차있는 것은 많다고 여기는 인간의 모습을 통해 기존에 알고 있는 것을 기준으로 달라진 상황을 판단하는 인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인간의 이러한 사고의 경향성은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 모두를 가진다. 인간은 익숙한 것을 당연시함으로써 생존에 필요한 에너지의 낭비를 막을 수 있다. 인간은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에 대처하는 방법을 이미 터득하고 있기 때문에 익숙한 일이 벌어지는 것은 인간의 생존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 반면 익숙하지 못한 일이 발생할 경우 이는 인간의 생활에 변화를 주게 된다. 따라서 익숙한 것을 고민할 에너지를 익숙하지 못한 일에 쓰는 것이 인간의 생존에 유리하다. 반면 인간의 사고의 경향성은 현실을 개선할 의지를 약화시키는 부정적 측면도 있다. 과거 계급적 질서 속에서 핍박받던 계층의 사람들 중에서 자신이 받는 대우의 부당함을 느끼지 못하고 묵묵히 한평생을 보낸 사람들은 그들이 처함 상황을 당연시한 결과 현실을 개선할 의지를 잃었다고 볼 수 있다.

[논제2]

제시문(나)의 A에서 일본과 미국의 경우,가만히 있으면 장기 기증을 반대하게 되므로,장기를 기증하는 것은 특수한 일이 된다. 오스트리아와 스웨덴의 경우 가만히 있으면 장기 기증을 찬성하게 되므로,장기를 기증하지 않는 것이 특수한 일이 된다. 그리고 각국의 장기 기증 카드 보유율을 보면 특수한 일을 꺼리는 경향을 찾을 수 있다. B의 경우 처음 수식의 큰 수를 보게 되는 집단 A는 수식의 값을 크게 예상하고,처음 수식의 작은 수를 보게 되는 집단 B는 수식의 값을 작게 본다. 즉,처음 받은 인상에 큰 영향을 받는 경향을 찾을 수 있다. C에서는 낙태를 부정적으로 평가한 질문 내용에서는 낙태를 반대하는 비율이 높고,낙태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질문 내용에서는 그 반대의 결과가 나타남을 보여줌으로써 처음 받은 인상을 벗어나지 못함을 볼 수 있다. 세 사례 모두 인간 사고의 경향이 이유가 된다.

[논제3]

<논제1>에서 익숙한 것을 당연시하는 인간 사고의 경향성을 찾을 수 있었고 <논제2>에서 이러한 경향이 인간의 판단을 객관적이지 못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무죄추정의 원칙이 필요한 이유는 인간 사고의 경향이 초래하는 옳지 못한 판단에 따른 판결을 방지하는 것이다. 제시문(다)의 사례를 보면 주변의 정황이 피고인 이씨를 유죄로 생각하도록 했음을 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인간은 이씨가 유죄일 것이라는 생각에 익숙해진다. 그렇게 되면 이씨가 무죄일 정황에 대해서는 비판적 태도를 지니게 되고,이씨가 유죄일 정황만을 당연시하여,유무죄를 판단하는 데 객관적 사고를 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이씨를 유죄로 판단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러한 인간의 사고의 경향성이 가지는 한계를 인정할 필요가 있기에 무죄추정의 원칙이 필요한 것이다.

[논제4]

옷을 사러 백화점에 가보면 판매를 담당하는 직원이 고객들에게 상품을 권하는 데 있어 특정한 경향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경향은 비싼 것을 먼저 권하고 싼 것을 나중에 권하는 것이다. 즉,비싼 종류의 물건을 먼저 권하고 같은 종류의 물건을 팔 때도 비싼 물건을 먼저 권하는 것이다. 백화점을 찾은 고객들은 이 때문에 비싼 상품을 먼저 권유받게 된다. 그리고 고객들은 비싼 가격에 익숙해져서 그 익숙함에 근거하여 다른 상품의 가격을 판단하게 된다. 즉,제품의 가치와 가격을 비교하지 않고,익숙해진 가격과 다른 상품의 가격을 비교하게 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도 인간이 익숙한 것을 당연시하거나 판단의 기준으로 삼는 사고의 경향이 나타난다. 그리고 상품을 판매하는 사람들은 이를 이용하여 실제로는 싸지 않은 상품을 싼 상품처럼 여기게 하여 고객들의 합리적 소비를 방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