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ke Money] 주주가치란?
한국경제신문 증권면 기사를 유심히 읽다보면 "주주가치 증대를 위해…"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가령 "A기업이 주주가치 증대를 위해 액면분할(주식의 액면가격을 쪼개 주식 수를 늘리는 것)을 결의했다"거나, "B기업이 이사회를 열어 자사주 매입을 결의했는데, 이는 주주가치 증대를 위한 것이다"와 같은 기사가 그런 사례다. 그렇다면 주주가치란 것은 무엇이고,주주가치는 어떤 방법으로 증대시키는 것일까.

◆주주들의 이익이 주주가치

자본주의에서 가장 일반화된 기업형태는 주식회사(株式會社)인데, 주식회사란 주주(株主)의 출자(出資)로 이뤄지는 회사를 말한다. 다시 말해 주식회사를 설립하기 위해선 자본금만큼 주식을 발행해야 하는데,이 주식을 돈을 내고 받아가는 사람은 회사의 주주가 된다. 나중에 주식회사가 증시에 상장돼 해당 주식이 유통될 경우,증시에서 주식을 사는 사람도 마찬가지로 회사의 주주가 된다. 주주가 없이는 회사 존속이 불가능하므로 주주는 주식회사의 주인이나 다름없다.

주식회사의 목적은 이윤 추구이지만 영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이익을 주주들에게 나눠줘야 하는 의무도 갖고 있다. 다시 말해 주식회사는 모든 사업을 통한 이익을 회사의 주인인 주주에게 현금배당이나 주식배당 등의 방법을 통해 지급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해야만 향후에도 주주들이 회사의 자본 증대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만약 주식회사가 이익을 주주들한테 나눠주지 않고 무차별한 사업확장 등에만 재투자해 결과적으로 주주들한테 손실을 입힐 경우 주주들은 회사의 주식을 팔고 떠날 것이고,결국 회사는 주주들의 버림 속에 문을 닫아야 할 운명에 처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주식회사는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여러 가지 수단을 동원한다. 결론적으로 주주가치란 주주들의 이익과 같은 개념이다.

◆주주가치 증대 방법

주주가치를 높이는 수단으로는 여러가지가 있다. 위에서 언급한 배당이 대표적이다. 배당이란 기업이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이익 가운데 향후 기업 성장을 위한 투자재원 등을 제외한 나머지를 주주들한테 나눠주는 것이다. 배당에는 현금을 주는 현금배당과 현금 대신 주식을 나눠주는 주식배당이 있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우리나라 상장기업들은 평균적으로 당기 순이익의 25∼30%가량을 주주들한테 배당으로 나눠주는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이 자사주(자기회사 주식)를 사들이는 것도 주주가치 증대 수단이다. 주가란 수급(주식의 수요와 공급,즉 매수와 매도)에 의해 움직이는데, 기업이 자사주를 장내에서 많이 사들이면 주식 공급이 줄어 주가는 오르게 마련이다. 주가가 오르면 주식을 보유한 주주들의 이익이 늘어나는데,이는 곧 주주가치 증대와 직결된다. 우리나라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의 경우 주주가치 증대와 경영권 방어 등의 목적으로 수년째 해마다 평균 2조원어치의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다.

액면분할도 주주가치 증대에 도움이 된다. 가령 액면가 1000원짜리 주식을 액면가 500원으로 분할하면 기존 주식 1주가 2주가 되고, 총주식 수도 두 배로 불어난다. 보통 유통되는 주식 수가 부족한 기업이 액면분할을 결의하는데, 이런 경우 유통 주식 수가 늘어나면 그만큼 거래가 쉬워져 주가에도 호재로 작용한다.

◆주주가치 측정 지표

보통 주주가치를 측정하는 지표로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ROE(자기자본이익률·Return On Equity)다. ROE란 기업이 투자한 자본을 사용해 어느 정도의 이익을 올리고 있는 가를 나타내는 것으로,기업의 이익창출능력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주주 입장에선 투입한 돈에 대한 이익금의 비율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이기도 하다. 주주 입장에서 보면 ROE가 최소한 시중금리보다 높아야 투자자금의 조달비용을 넘어서는 순이익을 낼 수 있으므로 투자의 의미가 있다. ROE가 시중금리보다 낮으면 투자자금을 은행에 예금하는 것이 더 낫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떤 기업의 ROE가 낮다면 주주가치가 그만큼 훼손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ROE가 낮은 이유로는 몇 가지가 있는데, 기업이 벌어들이는 이익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된다. 기업 재무제표(장부)에서 자기자본 항목은 자본금에다 이익잉여금 등을 더한 것으로,만약 기업이 이익잉여금을 배당으로 나눠주지 않고 쌓아두기만 한다면 이익에 비해 자기자본이 지나치게 비대해져 ROE가 낮아지는 이유가 된다.

결국 기업이 ROE를 높이기 위해선 이익잉여금을 합리적으로 주주들한테 나눠줘 자기자본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경영을 잘해 이익을 매년 증가시키는 방법밖에 없다.

정종태 한국경제 기자 jtch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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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의 이중성, 주주가치 증대인가 훼손인가

흔히 주주가치 증대에 도움이 되는 방법이라 하더라도 때로는 그것이 과연 진정으로 주주가치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논란이 벌어질 수도 있다. 배당의 이중성이 그런 사례다.

주주들 입장에선 당장 배당을 많이 받으면 받을수록 좋은 것이지만, 만약 회사가 벌어들인 이익을 모두 배당으로 받아간다면 그 기업은 어떻게 될까? 결과적으로 미래 성장을 위해 투자할 돈이 없어져 기업의 성장은 멈추게 된다. 따라서 과도한 배당은 궁극적으로는 주주가치를 오히려 훼손하는 결과를 빚는다. 이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나 특정 펀드가 요구하는 고배당 요구는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일각에서 주주자본주의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것도 이 같은 논란과 무관하지 않다. 예컨대 최근 들어 소액주주들이 집단적인 목소리를 내며 적극적으로 기업 경영에 참여하는 것이 하나의 추세인데,단기 이익에 급급한 과도한 주주행동주의는 오히려 기업의 경쟁력을 해치는 요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부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소액주주의 과도한 요구에 쉽게 응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옐로카드"를 보내는 경우도 있다. 국내 기관투자가 가운데 '큰손'의 하나인 미래에셋이 주주들의 단기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배당에만 주력하고 투자를 하지 않은 기업에 대해 적극적인 경영 참여를 통해 반대 행동에 나서기로 한 것이 좋은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