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환율이 9년7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런 분위기라면 원·엔 환율의 추가 하락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대일 수출은 물론 해외에서 일본 기업과 경쟁하는 국내 기업들의 타격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경 5월15일자 A5면 기사
환율이란 어떤 나라의 돈과 외국 돈의 교환비율로 외국 돈과 비교한 한 나라 화폐의 값어치를 말한다.
이런 맥락에서 원·엔 환율은 우리 돈인 원화와 일본 돈인 엔화와의 교환비율이다.
환율을 표시하는 방법은 외국 돈을 기준으로 표시하는 방법이 주로 쓰인다.
이를테면 '100엔당 770원' 혹은 '₩/100¥=770원'으로 표시하는 방법으로 이를 자국통화표시 환율 혹은 지급 환율이라 부른다.
환율은 수시로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하는데, 환율이 하락했다는 것은 그 나라 통화의 대외가치가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처럼 원·엔 환율이 하락하는 것은 우리 돈의 가치가 일본 돈에 비해 올라간다는 뜻이다.
환율은 물건값과 마찬가지로 기본적으로 외국 돈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외국 돈에 대한 수요는 외국으로부터 상품과 서비스를 수입하거나 외국의 금융자산을 취득하는 경우에 생긴다.
반대로 상품과 서비스를 외국에 수출하거나 외국인이 국내 금융자산을 사려고 할 때는 외국 돈이 국내에 공급된다.
이 때문에 환율은 상품의 수출입뿐만 아니라 서비스 수지, 자본 이동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뿐만 아니라 전쟁과 천재지변, 정치적 불안 등 경제외적인 요인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
한 가지 주목해야 할 것은 원·엔 환율처럼 미국 달러화 이외 다른 국가의 돈과 한국 원화 간의 환율은 재정환율 (고교 수학에서 번분수 방식)이라는 방식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이다.
원·엔 환율의 경우 원·달러 환율을 엔·달러 환율로 나눠서 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그 나라 통화가 직접 거래될 수 있는 시장이 만들어지지 않았거나 만들어져 있다고 하더라도 거래가 활성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방식으로 환율을 계산해 내는 것이다.
이 때문에 최근에 원·엔 환율이 왜 하락하는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미국과 한국,일본의 요인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봐야 한다.
우선 미국의 막대한 무역적자로 달러화는 주요 외환시장에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에서는 수출 호조와 주가 상승 등으로 달러 공급이 늘어나면서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고 있다.
이에 반해 일본은 경기회복에도 불구, 금리인상이 지연되고 있는 데다 현 아베 정부의 엔화 약세정책으로 엔·달러 환율은 올라가고 있다.
결국 재정 환율을 구하는 공식에서 분자인 원·달러 환율은 내려가고 분모인 엔·달러 환율은 오름에 따라 원·엔 환율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당분간 원·엔 환율의 하락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미국의 무역적자가 워낙 큰 데다 국내 외환시장에서 달러 공급 우위현상이 쉽게 해소되기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엔 캐리 트레이드'(용어설명 참조)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고 미국이 묵시적으로 엔화 약세를 용인하고 있는 것도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다만 올 7월에 예정된 일본의 참의원 선거가 끝난 후 일본의 금리가 인상되면 엔 캐리 자금이 청산되면서 원·엔 환율이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환율이 하락해 그 나라 통화가치가 올라가면 외국 돈으로 표시된 수출상품의 가격이 상승해 경쟁국 제품에 비해 비싸지므로 수출 주문이 줄어들게 된다.
수출이 줄어들면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실업자가 늘어나 고용사정이 악화된다.
반면 상품수입에 있어서는 환율 하락만큼 수입상품값이 떨어져 수입품 소비가 늘어나 무역수지가 악화된다.
환율 하락의 효과는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환율이 하락하면 수입상품뿐만 아니라 수입 원자재 값도 하락시켜 국내 물가가 내려가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또 외국 빚을 지고 있는 기업들에는 원리금 상환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최근 들어 원·엔 환율이 하락함에 따라 대일 수출이 줄어들고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은 늘어 대일 무역수지가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우리가 많이 들여오는 부품과 소재의 수입가격이 하락해 국내 물가를 안정시키고 엔화 빚을 갖고 있는 국내기업들은 원리금 상환부담이 줄어드는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된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
[용어설명]
엔-캐리 트레이드(yen-carry trade)
금리가 싼 엔화 자금을 빌려 한국 등 일본보다 금리가 높은 국가의 자산에 투자하는 행위를 말한다.
금리 차이에 따른 수익과 투자자산의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 등 두 가지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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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에 여행갈때 현금보다 카드사용이 유리해요
요즘처럼 원·엔 환율이 하락하면 국민들의 일상생활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특히 환율에 전혀 관심이 없는 고교생들에게도 알게 모르게 많은 영향을 미친다.
가장 먼저 피부에 와닿는 변화는 일본으로 수학여행을 떠나는 고교생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여행업체에 따르면 올 들어 제주도보다 일본으로 수학여행을 가는 학생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원·엔 환율이 떨어지면서 그만큼 일본 수학여행 경비가 싸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분간 원·엔 환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수학여행 경비는 현금보다는 나중에 결제되는 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같은 맥락에서 고교 졸업 후 일본 유학을 꿈꾸거나 실제로 떠나는 고교생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원·엔 환율이 하락하면 부모님들이 부담해야 할 일본 유학 경비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현재 일본 유학을 하고 있는 한국 학생들 사이에서는 현지 금융회사로부터 대출받아 유학 경비를 대는 학생들이 늘어난다고 한다.
고교생들의 일상생활에도 일본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요즘 고교생 사이에 유행하는 PMP, 디지털 카메라 등 일본에서 수입하는 각종 전자제품과 학용품 등이 원·엔 환율의 하락에 따라 값이 싸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일본이 엔화 약세로 한국 시장을 파고들고 있는 가운데 후발국가인 중국마저도 값싼 임금을 바탕으로 우리나라를 거세게 추격함에 따라 우리 경제의 '샌드위치 위기론'도 나온 것이다.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일본 고교생과 사귈 수 있는 기회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엔화 가치가 강세일 때에는 한국에 수학여행 오는 일본 고교생들이 많았으나 요즘 들어서는 눈에 띌 정도로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고교생들에게는 아무런 관계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던 원·엔 환율도 곰곰이 따져보면 많은 부문에 걸쳐 밀접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앞으로 갈수록 세계경제와 우리 경제의 동조화는 급진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만큼 고교생들도 이제부터는 환율과 같은 문제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
이런 분위기라면 원·엔 환율의 추가 하락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대일 수출은 물론 해외에서 일본 기업과 경쟁하는 국내 기업들의 타격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경 5월15일자 A5면 기사
환율이란 어떤 나라의 돈과 외국 돈의 교환비율로 외국 돈과 비교한 한 나라 화폐의 값어치를 말한다.
이런 맥락에서 원·엔 환율은 우리 돈인 원화와 일본 돈인 엔화와의 교환비율이다.
환율을 표시하는 방법은 외국 돈을 기준으로 표시하는 방법이 주로 쓰인다.
이를테면 '100엔당 770원' 혹은 '₩/100¥=770원'으로 표시하는 방법으로 이를 자국통화표시 환율 혹은 지급 환율이라 부른다.
환율은 수시로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하는데, 환율이 하락했다는 것은 그 나라 통화의 대외가치가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처럼 원·엔 환율이 하락하는 것은 우리 돈의 가치가 일본 돈에 비해 올라간다는 뜻이다.
환율은 물건값과 마찬가지로 기본적으로 외국 돈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외국 돈에 대한 수요는 외국으로부터 상품과 서비스를 수입하거나 외국의 금융자산을 취득하는 경우에 생긴다.
반대로 상품과 서비스를 외국에 수출하거나 외국인이 국내 금융자산을 사려고 할 때는 외국 돈이 국내에 공급된다.
이 때문에 환율은 상품의 수출입뿐만 아니라 서비스 수지, 자본 이동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뿐만 아니라 전쟁과 천재지변, 정치적 불안 등 경제외적인 요인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
한 가지 주목해야 할 것은 원·엔 환율처럼 미국 달러화 이외 다른 국가의 돈과 한국 원화 간의 환율은 재정환율 (고교 수학에서 번분수 방식)이라는 방식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이다.
원·엔 환율의 경우 원·달러 환율을 엔·달러 환율로 나눠서 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그 나라 통화가 직접 거래될 수 있는 시장이 만들어지지 않았거나 만들어져 있다고 하더라도 거래가 활성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방식으로 환율을 계산해 내는 것이다.
이 때문에 최근에 원·엔 환율이 왜 하락하는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미국과 한국,일본의 요인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봐야 한다.
우선 미국의 막대한 무역적자로 달러화는 주요 외환시장에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에서는 수출 호조와 주가 상승 등으로 달러 공급이 늘어나면서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고 있다.
이에 반해 일본은 경기회복에도 불구, 금리인상이 지연되고 있는 데다 현 아베 정부의 엔화 약세정책으로 엔·달러 환율은 올라가고 있다.
결국 재정 환율을 구하는 공식에서 분자인 원·달러 환율은 내려가고 분모인 엔·달러 환율은 오름에 따라 원·엔 환율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당분간 원·엔 환율의 하락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미국의 무역적자가 워낙 큰 데다 국내 외환시장에서 달러 공급 우위현상이 쉽게 해소되기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엔 캐리 트레이드'(용어설명 참조)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고 미국이 묵시적으로 엔화 약세를 용인하고 있는 것도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다만 올 7월에 예정된 일본의 참의원 선거가 끝난 후 일본의 금리가 인상되면 엔 캐리 자금이 청산되면서 원·엔 환율이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환율이 하락해 그 나라 통화가치가 올라가면 외국 돈으로 표시된 수출상품의 가격이 상승해 경쟁국 제품에 비해 비싸지므로 수출 주문이 줄어들게 된다.
수출이 줄어들면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실업자가 늘어나 고용사정이 악화된다.
반면 상품수입에 있어서는 환율 하락만큼 수입상품값이 떨어져 수입품 소비가 늘어나 무역수지가 악화된다.
환율 하락의 효과는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환율이 하락하면 수입상품뿐만 아니라 수입 원자재 값도 하락시켜 국내 물가가 내려가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또 외국 빚을 지고 있는 기업들에는 원리금 상환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최근 들어 원·엔 환율이 하락함에 따라 대일 수출이 줄어들고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은 늘어 대일 무역수지가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우리가 많이 들여오는 부품과 소재의 수입가격이 하락해 국내 물가를 안정시키고 엔화 빚을 갖고 있는 국내기업들은 원리금 상환부담이 줄어드는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된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
[용어설명]
엔-캐리 트레이드(yen-carry trade)
금리가 싼 엔화 자금을 빌려 한국 등 일본보다 금리가 높은 국가의 자산에 투자하는 행위를 말한다.
금리 차이에 따른 수익과 투자자산의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 등 두 가지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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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에 여행갈때 현금보다 카드사용이 유리해요
요즘처럼 원·엔 환율이 하락하면 국민들의 일상생활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특히 환율에 전혀 관심이 없는 고교생들에게도 알게 모르게 많은 영향을 미친다.
가장 먼저 피부에 와닿는 변화는 일본으로 수학여행을 떠나는 고교생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여행업체에 따르면 올 들어 제주도보다 일본으로 수학여행을 가는 학생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원·엔 환율이 떨어지면서 그만큼 일본 수학여행 경비가 싸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분간 원·엔 환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수학여행 경비는 현금보다는 나중에 결제되는 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같은 맥락에서 고교 졸업 후 일본 유학을 꿈꾸거나 실제로 떠나는 고교생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원·엔 환율이 하락하면 부모님들이 부담해야 할 일본 유학 경비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현재 일본 유학을 하고 있는 한국 학생들 사이에서는 현지 금융회사로부터 대출받아 유학 경비를 대는 학생들이 늘어난다고 한다.
고교생들의 일상생활에도 일본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요즘 고교생 사이에 유행하는 PMP, 디지털 카메라 등 일본에서 수입하는 각종 전자제품과 학용품 등이 원·엔 환율의 하락에 따라 값이 싸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일본이 엔화 약세로 한국 시장을 파고들고 있는 가운데 후발국가인 중국마저도 값싼 임금을 바탕으로 우리나라를 거세게 추격함에 따라 우리 경제의 '샌드위치 위기론'도 나온 것이다.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일본 고교생과 사귈 수 있는 기회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엔화 가치가 강세일 때에는 한국에 수학여행 오는 일본 고교생들이 많았으나 요즘 들어서는 눈에 띌 정도로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고교생들에게는 아무런 관계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던 원·엔 환율도 곰곰이 따져보면 많은 부문에 걸쳐 밀접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앞으로 갈수록 세계경제와 우리 경제의 동조화는 급진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만큼 고교생들도 이제부터는 환율과 같은 문제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