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고 특별전형] 토플대란에 외고 자체 영어평가시험 도입
토플의 주관사인 ETS의 시스템 장애로 발생한 토플대란의 여파로 외고입시에 자체적인 영어 평가시험이 도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 29개 외고 교장들로 구성된 전국외고교장장학협의회(회장 유재희·과천외고 교장)는 지난달 20일 오후 부산국제외고에서 열린 춘계 교장단 정기총회에서 2009학년도 입시 때부터 토플성적으로 학생을 뽑지 않기로 최종 결의했다.

이에 따라 현재 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이 영어우수자나 영어특기자 전형을 통해 외고에 입학하고자 할 경우 토플이 아닌 다른 시험 자료가 활용된다.

구체적으로 어떤 시험 자료를 통해 특기자 전형 학생을 선발할지는 주요 외고들로 구성된 협의회가 시·도 교육청과 함께 추후 논의한다는 것이 현재까지 발표된 공식 입장이다.

주요 외고에 따르면 지방 외고들은 텝스 등 토플 이외의 시험으로 영어능력을 평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의 지침에 따라 토플 텝스 토셀 등 모든 공인외국어시험 성적의 반영이 금지된 서울지역 외고들은 자체 시험을 만드는 것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당국의 지침대로 내신만 가지고 수험생들의 영어실력을 파악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한 외국어고 관계자는 "2009학년도부터 어떻게 학생들의 영어능력을 평가할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며 "공인외국어시험을 엄격히 금지한다면 자체적으로 이와 유사한 문제를 만드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한영외고 이화여자외고 등은 국제화 전형 등에서 토플 점수만을 인정해 왔고 다른 외고들도 토익 텝스 등과 함께 토플을 입학 전형요소로 활용해 왔다.

특기자 전형 등을 통해 대학에 진학하고자 하는 대입 수험생들도 토플 대란에서 비롯된 토플 퇴출 움직임의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입시 전형에서 토플을 제외하는 대학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양대 인하대 등이 토플을 특기자 전형의 요소에서 제외하는 것을 검토중이다.

자체적인 시험을 가지고 있는 한국외국어대(플렉스·FLEX)의 경우 토플 대신 자체 시험만 허용할 방침이다.

송형석 한국경제신문 사회부 기자 click @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