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광복 이후 우리가 영어를 위주로 외래어(정확히는 외국어)를 지나치게 많이 쓰고 있다는 비판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영어 열풍 덕분에 오는 긍정적 현상도 있다.
예전에 흔히 쓰던 뼁끼, 공구리, 도란스 같은 말이 빠른 속도로 사라진 게 그 예다.
일본을 거쳐 온 이런 엉터리 말들이 어느새 페인트, 콘크리트, 트랜스미션 등 본래의 발음 형태로 자연스럽게 바뀌었다.
뼁끼는 영어의 paint를 일본에서 자기네 글자(가나)로는 발음을 살려 옮기지 못 하니까 억지로 'ペンキ'라 쓰고 읽은 것이 그대로 우리말로 건너온 것이다.
우리는 페인트로 쓰고 읽는다.
공구리나 도란스도 콘크리트,트랜스미션의 앞부분만 잘라 일본에서 쓰던 말이다.
마후라나 빤쓰, 난닝구, 빵꾸 같은 말도 일상적으로는 아직 쓰고 있으나 적어도 표기에서는 사라졌다.
'마후라'는 영어의 muffler를 일본에서 옮긴 말이 그대로 넘어온 것이다.
우리는 '머플러'라 하며 고유어로는 '목도리'다.
'마후라'는 또 자동차에서 배기가스가 나올 때 나는 폭음을 줄이는 장치를 뜻하기도 하는데 이때는 '소음기'로 순화됐다.
'빤쓰' 역시 팬츠(pants)를 일본에서 적던 것이다.
그런데 팬츠는 원래 다리 부분이 아주 짧은 바지, 즉 반바지 같은 걸 가리키는 말이다.
우리가 빤쓰라고 하는 속옷은 '팬티(panties)'다.
그래서 '빤쓰'는 '팬티' 또는 '속잠방이'로 순화됐다.
'잠방이'란 가랑이가 무릎까지 내려오도록 짧게 만든 홑바지를 가리키는 고유어. '난닝구'도 일본말에서 '러닝(running)'이란 발음과 표기가 안 되니까 'ランニング'로 쓰고 '난닝구'라 읽던 말이다.
우리는 '러닝=러닝셔츠=러닝샤쓰'로 쓴다.
'빵꾸'도 마찬가지. 영어 '펑크처(puncture)'의 일본식 발음이다.
우리는 '펑크'로 순화했다.
홍성호 한국경제신문 오피니언부 기자
하지만 한편으론 영어 열풍 덕분에 오는 긍정적 현상도 있다.
예전에 흔히 쓰던 뼁끼, 공구리, 도란스 같은 말이 빠른 속도로 사라진 게 그 예다.
일본을 거쳐 온 이런 엉터리 말들이 어느새 페인트, 콘크리트, 트랜스미션 등 본래의 발음 형태로 자연스럽게 바뀌었다.
뼁끼는 영어의 paint를 일본에서 자기네 글자(가나)로는 발음을 살려 옮기지 못 하니까 억지로 'ペンキ'라 쓰고 읽은 것이 그대로 우리말로 건너온 것이다.
우리는 페인트로 쓰고 읽는다.
공구리나 도란스도 콘크리트,트랜스미션의 앞부분만 잘라 일본에서 쓰던 말이다.
마후라나 빤쓰, 난닝구, 빵꾸 같은 말도 일상적으로는 아직 쓰고 있으나 적어도 표기에서는 사라졌다.
'마후라'는 영어의 muffler를 일본에서 옮긴 말이 그대로 넘어온 것이다.
우리는 '머플러'라 하며 고유어로는 '목도리'다.
'마후라'는 또 자동차에서 배기가스가 나올 때 나는 폭음을 줄이는 장치를 뜻하기도 하는데 이때는 '소음기'로 순화됐다.
'빤쓰' 역시 팬츠(pants)를 일본에서 적던 것이다.
그런데 팬츠는 원래 다리 부분이 아주 짧은 바지, 즉 반바지 같은 걸 가리키는 말이다.
우리가 빤쓰라고 하는 속옷은 '팬티(panties)'다.
그래서 '빤쓰'는 '팬티' 또는 '속잠방이'로 순화됐다.
'잠방이'란 가랑이가 무릎까지 내려오도록 짧게 만든 홑바지를 가리키는 고유어. '난닝구'도 일본말에서 '러닝(running)'이란 발음과 표기가 안 되니까 'ランニング'로 쓰고 '난닝구'라 읽던 말이다.
우리는 '러닝=러닝셔츠=러닝샤쓰'로 쓴다.
'빵꾸'도 마찬가지. 영어 '펑크처(puncture)'의 일본식 발음이다.
우리는 '펑크'로 순화했다.
홍성호 한국경제신문 오피니언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