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 마그리트의 1927년작 '보이지 않는 선수(The secret playerx152×195cm)' 앞에서 우리나라 사회 각계 명사들은 눈이 반짝거렸다. 마그리트 작품 가운데 가장 수수께끼 같은 작품이다. 배경은 어딘지 모를 정원,크리켓 경기를 하는 하얀 옷을 입은 두 남자,정체를 알 수 없는 거북이 등 서로 연관성이 없는 소재 등을 면밀히 살핀다. 호기심에 찬 얼굴에 상상력이 꽉찼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천정배 의원 등 대선 주자를 비롯해 패션 디자이너 앙드레 김,영화 '왕의 남자'를 만든 이준익 감독,인기 탤런트 송일국,방송인 배한성,김신배 SK텔레콤 사장,이국동 대한통운 사장 등이 마그리트전이 열리고 있는 서울 덕수궁 옆 서울시립미술관을 다녀갔다. 이들은 마그리트의 작품을 감상하고 세상의 상식에 끝없이 도전한 '거장'답다며 충격적인 이미지와 참신한 상상력에 감탄했다고 호평했다.
○…이명박 전 시장(65)은 마스리트의 작품 '보물섬'을 감상하면서 "벨기에 출신 화가 마그리트는 한평생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한 작가로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란 개념을 그림으로 실천한 작가"라고 평했다. 그는 "보통 사람은 한평생 한두 번 정도 삶의 변화를 시도하지만 마그리트는 한평생 가치혁신을 시도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생존하려면 마그리트 방식의 혁신적인 변화를 즐겨야 한다"고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최근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천정배 의원(53)은 마그리트 대표작 '심금'을 보고 "작품들은 단순히 보는 그림이 아니라 생각하는 그림을 만들고자 했던 그의 철학적 회화관이 눈에 띈다"며 "현대 대중문화에 많은 영향을 준 이유를 알 것 같다"고 전문가적인 소견을 피력했다.
○…MBC 사극 '주몽'에 출연해 지난해 연기 대상을 받은 인기 탤런트 송일국씨(35)는 최근 서울시립미술관을 찾아 마그리트의 대표작 '신뢰'에서부터 광고기획자들에게 영감을 준 '심금'에 이르기까지 270여점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도슨트(전시안내자)와 작품에 대한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평소에도 미국 작가 로버트 인디애나 등 인기작가들의 전시회를 자주 관람한다는 그는 "고등학교 시절 그래픽 디자이너 지망생이었기 때문에 요즘도 시간이 나면 그림을 그리거나 컴퓨터로 그래픽 작업을 하는데,마그리트의 작품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미지를 합성하거나 변형시키는 작업들은 최근 컴퓨터로 쉽게 할 수 있지만 마그리트는 이미 20세기 초에 이런 작업들을 작품으로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시대를 앞선 '거장'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감상 소감을 피력했다.
특히 '광할한 바다''신뢰''순례자' 등은 소재들의 '엉뚱한 결합'을 통해 고정관념을 깨뜨린 것 같다며 "앞으로 연기에서도 마그리트식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평소에도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미술관을 자주 찾는다는 앙드레 김(71)은 "마그리트는 자연과 인체의 아름다움을 미래 지향적인 신비감으로 풀어내 현대 대중문화에 큰 영향을 미친 거장으로 손색이 없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마그리트의 수작으로 꼽히는 '회귀'에 대해 "고향에 대한 귀소본능을 표현한 작품으로 보인다"며 "기하학적인 레이아웃과 색감에 시적언어를 결합한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요즘 마그리트의 예술철학이 기업들에 '가치혁신의 바이블'로 인기를 끄는 이유를 알겠다"며 "그의 작품이 팝아트와 그래픽 디자인 분야에 영향을 준 만큼 패션계에서도 마그리트 바람이 불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준익 감독(48) 역시 지난달 전시장을 찾아 1시간30분 동안 작품 하나하나를 꼼꼼히 둘러보며 감탄을 연발했다. 그는 "작품을 보면서 회화의 변형을 몸소 보여준 마그리트의 파격적인 예술세계가 가슴 한 쪽에 깊이 새겨졌다"고 말했다. 대학시절 미술을 전공한 이 감독은 "마그리트의 걸작 '올마이어의 성''피의 소리'를 보는 순간 할리우드의 이방인으로 불리는 팀 버튼이 감독한 영화 '가위손'과 제작을 맡았던 '크리스마스의 악몽''유령신부' 같은 영화들에서 일관되게 변형한 영상 이미지가 마그리트 작품과 닮아있어 놀랐다"고 감탄했다. 그는 "마그리트 작품을 토대로 초현실주의적 사랑을 그린 멜로 영화 '매혹'을 제작 중"이라고 말했다.
○…방송인 배한성씨(61)는 "마그리트 그림은 환상적이고 시적이며 철학적인 데다 사색적이기도 하다"고 격찬한 뒤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대규모 마그리트전을 보고 나니 그가 미술의 변혁을 시도한 화가이면서 가치혁신가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전시장 구성도 마그리트의 대표작 '보이지 않는 선수'의 이미지를 컨셉트로 잡아 마치 정원을 산책하는 것 같은 분위기가 좋았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평소에도 샤갈,마티스 등 국내외 인기 작가의 전시를 자주 관람한다는 김신배 SK텔레콤 사장(53)은 "최근 들어 글로벌 기업 환경이 가치혁신 중심으로 급변하기 때문에 마그리트의 작품에서 감성경영을 배우고 싶어 전시장을 찾았다"며 "앞으로 기업들도 세계 초일류를 지향하려면 마그리트 방식의 혁신적인 변화를 즐길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1930년대 작품 '불길'을 살펴본 뒤 "자연의 아름다움을 붉게 물든 나뭇잎으로 표현한 것 같다"며 "개체 발생은 계통의 발생을 반복한다는 기하학적인 의미의 '프랙탈'을 연상시킨다"고 강조했다.
○…이국동 대한통운 사장(57)은 마그리트의 대표작 '대화의 기술'을 꼼꼼하게 살펴보면서 "마그리트가 거대한 돌 이미지를 차용해 '꿈(REVE)'이란 글자를 세긴 것은 다소 불안한 구성이지만 웅장한 삶의 비전을 보여주는 것 같다"며 "대한통운의 인재 경영은 이 같은 감성과 창의력에서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갑 한국경제신문 문화부 기자 kkk10@hankyung.com
이명박 전 서울시장,천정배 의원 등 대선 주자를 비롯해 패션 디자이너 앙드레 김,영화 '왕의 남자'를 만든 이준익 감독,인기 탤런트 송일국,방송인 배한성,김신배 SK텔레콤 사장,이국동 대한통운 사장 등이 마그리트전이 열리고 있는 서울 덕수궁 옆 서울시립미술관을 다녀갔다. 이들은 마그리트의 작품을 감상하고 세상의 상식에 끝없이 도전한 '거장'답다며 충격적인 이미지와 참신한 상상력에 감탄했다고 호평했다.
○…이명박 전 시장(65)은 마스리트의 작품 '보물섬'을 감상하면서 "벨기에 출신 화가 마그리트는 한평생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한 작가로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란 개념을 그림으로 실천한 작가"라고 평했다. 그는 "보통 사람은 한평생 한두 번 정도 삶의 변화를 시도하지만 마그리트는 한평생 가치혁신을 시도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생존하려면 마그리트 방식의 혁신적인 변화를 즐겨야 한다"고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최근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천정배 의원(53)은 마그리트 대표작 '심금'을 보고 "작품들은 단순히 보는 그림이 아니라 생각하는 그림을 만들고자 했던 그의 철학적 회화관이 눈에 띈다"며 "현대 대중문화에 많은 영향을 준 이유를 알 것 같다"고 전문가적인 소견을 피력했다.
○…MBC 사극 '주몽'에 출연해 지난해 연기 대상을 받은 인기 탤런트 송일국씨(35)는 최근 서울시립미술관을 찾아 마그리트의 대표작 '신뢰'에서부터 광고기획자들에게 영감을 준 '심금'에 이르기까지 270여점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도슨트(전시안내자)와 작품에 대한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평소에도 미국 작가 로버트 인디애나 등 인기작가들의 전시회를 자주 관람한다는 그는 "고등학교 시절 그래픽 디자이너 지망생이었기 때문에 요즘도 시간이 나면 그림을 그리거나 컴퓨터로 그래픽 작업을 하는데,마그리트의 작품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미지를 합성하거나 변형시키는 작업들은 최근 컴퓨터로 쉽게 할 수 있지만 마그리트는 이미 20세기 초에 이런 작업들을 작품으로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시대를 앞선 '거장'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감상 소감을 피력했다.
특히 '광할한 바다''신뢰''순례자' 등은 소재들의 '엉뚱한 결합'을 통해 고정관념을 깨뜨린 것 같다며 "앞으로 연기에서도 마그리트식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평소에도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미술관을 자주 찾는다는 앙드레 김(71)은 "마그리트는 자연과 인체의 아름다움을 미래 지향적인 신비감으로 풀어내 현대 대중문화에 큰 영향을 미친 거장으로 손색이 없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마그리트의 수작으로 꼽히는 '회귀'에 대해 "고향에 대한 귀소본능을 표현한 작품으로 보인다"며 "기하학적인 레이아웃과 색감에 시적언어를 결합한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요즘 마그리트의 예술철학이 기업들에 '가치혁신의 바이블'로 인기를 끄는 이유를 알겠다"며 "그의 작품이 팝아트와 그래픽 디자인 분야에 영향을 준 만큼 패션계에서도 마그리트 바람이 불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준익 감독(48) 역시 지난달 전시장을 찾아 1시간30분 동안 작품 하나하나를 꼼꼼히 둘러보며 감탄을 연발했다. 그는 "작품을 보면서 회화의 변형을 몸소 보여준 마그리트의 파격적인 예술세계가 가슴 한 쪽에 깊이 새겨졌다"고 말했다. 대학시절 미술을 전공한 이 감독은 "마그리트의 걸작 '올마이어의 성''피의 소리'를 보는 순간 할리우드의 이방인으로 불리는 팀 버튼이 감독한 영화 '가위손'과 제작을 맡았던 '크리스마스의 악몽''유령신부' 같은 영화들에서 일관되게 변형한 영상 이미지가 마그리트 작품과 닮아있어 놀랐다"고 감탄했다. 그는 "마그리트 작품을 토대로 초현실주의적 사랑을 그린 멜로 영화 '매혹'을 제작 중"이라고 말했다.
○…방송인 배한성씨(61)는 "마그리트 그림은 환상적이고 시적이며 철학적인 데다 사색적이기도 하다"고 격찬한 뒤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대규모 마그리트전을 보고 나니 그가 미술의 변혁을 시도한 화가이면서 가치혁신가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전시장 구성도 마그리트의 대표작 '보이지 않는 선수'의 이미지를 컨셉트로 잡아 마치 정원을 산책하는 것 같은 분위기가 좋았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평소에도 샤갈,마티스 등 국내외 인기 작가의 전시를 자주 관람한다는 김신배 SK텔레콤 사장(53)은 "최근 들어 글로벌 기업 환경이 가치혁신 중심으로 급변하기 때문에 마그리트의 작품에서 감성경영을 배우고 싶어 전시장을 찾았다"며 "앞으로 기업들도 세계 초일류를 지향하려면 마그리트 방식의 혁신적인 변화를 즐길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1930년대 작품 '불길'을 살펴본 뒤 "자연의 아름다움을 붉게 물든 나뭇잎으로 표현한 것 같다"며 "개체 발생은 계통의 발생을 반복한다는 기하학적인 의미의 '프랙탈'을 연상시킨다"고 강조했다.
○…이국동 대한통운 사장(57)은 마그리트의 대표작 '대화의 기술'을 꼼꼼하게 살펴보면서 "마그리트가 거대한 돌 이미지를 차용해 '꿈(REVE)'이란 글자를 세긴 것은 다소 불안한 구성이지만 웅장한 삶의 비전을 보여주는 것 같다"며 "대한통운의 인재 경영은 이 같은 감성과 창의력에서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갑 한국경제신문 문화부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