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ㆍ고전까지 생글 '포위망'에
생글생글이 대입 논술시험의 '족보'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대학들이 출제한 2007학년도 정시 논술 문제의 상당수가 한국경제신문의 고등학생용 경제ㆍ논술신문인 '생글생글'과 인터넷 논술사이트 '생글생글i'(www.sgsgi.com)에서 다뤘던 내용과 비슷하거나 일치하고 있는 것.

생글생글을 구독하는 일선 교사들은 "생글생글 콘텐츠가 논술에 유익하다는 생각은 해왔지만 이 정도로 높은 적중률을 보일 줄은 몰랐다"며 "한마디로 놀랍다"는 반응이다. 대부분의 대학들은 이번 정시 논술에서 기존의 철학적 논제 일변도에서 탈피,사회 시사 이슈와 관련된 제시문을 대거 출제했다. 이에 따라 생글생글을 읽은 학생들은 제시문을 이해하는 것은 물론 현실 사례를 논거로 들며 설득력 있는 자기 주장을 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일선 교사들은 지적한다.

일례로 '다른 존재(타자)의 마음에 대한 인식의 어려움과 그 어려움의 극복가능성'이라는 주제의 연세대 논술시험 문제는 생글생글을 열심히 읽은 학생들이라면 누구나 쉽게 느껴졌을 논제였다. 논제인 '타자와의 인식 차이'와 관련된 다양한 예시들을 생글생글에서 소개했기 때문이다.

쇼트트랙 대표팀의 파벌싸움을 계기로 씌여졌던 44호 커버스토리 '파벌주의의 문제점은 무엇인가',성전환자 문제를 다룬 55호 커버스토리 '트랜스젠더' 등은 타자와의 인식 차이가 사회문제로 비화된 예를 보여준 글이었다는 평이다.

'인구 변화의 이유와 인구변화가 초래하는 문제점,해결방안'을 논제로 내 건 한양대의 논술문제는 생글생글 4호에서 커버스토리로 다룬 '대한민국이 늙어간다',13호 포커스의 '늙어가는 대한민국 저출산 재앙 오나' 등과 거의 일치한다. 온라인을 통해 생글생글i 강의를 충실히 들은 학생들도 한양대 논제에 답하는 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생글생글i의 '기자논술' 코너에는 김남국 기자의 '저출산 고령화 사회 어떻게 대처할까'라는 인구변화와 관련된 강의들이 올라있다.

'지식정보화 시대에 적당한 사회 변화의 속도'를 다룬 서울대 논술의 경우 생글생글i '생글시사' 코너에 올라 있는 유창재 기자의 '세대 변화가 시대 변화를 주도한다' 등의 콘텐츠와 밀접하다는 분석이다. '예술의 효용'을 문제로 낸 고려대 문제 역시 50호 포커스의 '말 많던 영화 다빈치 코드 개봉' 등 예술과 관련된 생글생글 콘텐츠를 읽은 학생의 경우 자기 주장을 펼 때 도움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생글생글에서 소개했던 고전이 제시문으로 등장한 경우도 많았다. 연세대의 경우 생글생글 55호,56호,71호의 고전읽기에서 집중 분석된 장자의 '추수편'이 지문으로 출제됐으며 부산대는 78호 고전읽기에 소개됐던 제이 그리피스의 '시계 밖의 시간'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사회문제와 관련된 다양한 관점의 제시문을 주고 제시문 간의 관계를 논리적으로 설명한 후 이를 근거로 자기 주장을 쓰도록 하는 최근의 논술 문제들은 기본적으로 생글생글의 '그물망'을 벗어나기 힘들다고 분석한다.

생글생글은 의견이 대립되는 사회 이슈를 심층 분석하고 시사 이슈와 관련된 동서양 고전을 알기 쉽게 요약 설명,학생들이 건전한 가치관을 갖도록 하는 것을 기본 편집방향으로 삼고 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