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그리트 누구인가

벨기에 출신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Rene Magritte 1898-1967)는 ‘초현실주의의 아버지’로 불린다.

20대 초반 벨기에 왕립미술학교에 입학하여 그림을 배우기 시작한 마그리트는 초기에 입체파와 미래파의 영향을 받았다.

1926년부터 1930년까지 파리에 체류하면서 초현실주의 운동에 참여했으며 살바도르 달리와 후안 미로, 시인 폴 엘뤼아르 등과 교류했다.

하지만 초현실주의자들이 흔히 빠져들었던 자동기술법이나 꿈의 세계에 대한 편집광적 탐구에서 벗어나 현실의 신비 등에 관심을 보이면서 독특한 이미지를 창조해 나갔다.

1967년 타계하기까지 독자적 초현실주의 세계를 보여주며 20세기 미술 거장의 반열에 올랐다.


'초현실주의 거장' 르네 마그리트(Rene Magritte·1989~1967)는 상식의 속박으로부터 영원한 해방을 꿈꾸었던 그림 그리는 철학자다.

단순히 보는 그림이 아니라 생각하는 그림을 통해 상식을 뒤엎는 창의적인 사고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작품마다 관습적인 사고를 거부하고 기발한 발상에다 시적인 조형성까지 담아내다 보니,미술계 일부에서는 그를 창조적인 가치혁신가로도 부른다.

특히 마그리트의 작품은 현대 대중문화의 '자양분'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동·서양의 구분을 넘어 음악(비틀스의 음악과 애플 레코드사의 사과 모양 로고)을 비롯해 영화(매트릭스의 스미스요원 복제),문학(김영하의 '빛의 제국'),교육(대입 논술고사 문제 출제) 등 다양한 영역에서도 영감의 원천이 되고 있다.

세상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는 마그리트의 색다른 미학세계로 들어가보자.

'르네 마그리트전'이 덕수궁 옆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사가 서울시립미술관,벨기에 왕립미술관과 공동으로 주최하는 이 전시회는 마그리트의 작품과 생애,미술사적 의미까지를 입체적으로 조명할 수 있는 자리다.

이번 전시회는 그동안 국내에서 '거장'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간간이 열렸던 해외 화가 작품전과는 전혀 다르다.

그동안의 전시회가 대표작에 포함되기 어려운 회화 몇 점을 들여와 다른 자료들과 함께 보여준 경우가 많았던 데 반해,마그리트전은 시기별 대표작에 속하는 작품이 대거 포함돼 있다.

전시 작품만 해도 오리지널 유화 70여점을 비롯해 과슈·드로잉·판화 50여점,사진 희귀 영상작업 및 친필 서한 150여점 등 무려 270여점에 달한다.

단일 작가를 주제로 한 전시회 중 국내 최대 규모다.

특히 유화 중에는 '심금' '붉은 모델' '검은 마술' '회귀' '신뢰' 등 미술사적 가치를 지닌 작품들이 상당수 들어 있다.

전시 작품 가격 총액은 60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전시를 준비하는 데도 3년이 넘게 걸렸다.

벨기에 왕립미술관과 마그리트 재단을 비롯해 뉴욕,런던 등 해외 유명 미술관에 소장돼 있는 마그리트의 걸작들과 세계 저명 컬렉터들의 소장품을 망라해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이번 전시는 내년 가을 벨기에 왕립미술관 내에 개관하는 르네 마그리트 미술관의 완공 이전에 마련한 마지막 대규모 해외 전시로,마그리트 미술관 개관 이후에는 국내에서 이런 수준의 작품을 직접 접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립미술관은 마그리트의 생애를 따라가며 시기별로 작품을 배치했다.

△완숙미 넘치는 회화 명작 △포스터와 광고 △2차 세계대전 전쟁 이미지 △회화적 변형시대 △영상작품 등 10개의 주제 아래 꾸며졌다.

4월1일까지 월요일 휴관.성인 1만원,청소년 8000원,어린이 6000원. (02)332-8182

김경갑 한국경제신문 문화부 기자 kkk10@hankyung.com


◆초현실주의란

초현실주의는 지그문트 프로이드의 정신분석학 영향을 받아 무의식과 꿈의세계를 지향한 예술사조.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촉발된 다다이즘(Dadaism)의 이성과 합리주의로 대변되는 서구문명 전반에 대한 반역을 꿈꾸었다.

1924년 프랑스의 앙드레 브르통의 ‘제1차 초현실주의 선언문’을 기점으로 시작된 초현실주의 운동은 꿈과 무의식의 세계를 탐구함으로써 이성에 의해 속박되지 않는 상상력의 세계를 복원하고 동시에 인간성을 해방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