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9일(금)까지 경기 양평고 이상수 선생님께서 출제해주신 제18회 논제 ‘교육의 기회 불평등과 계급의 고착화’ 글쓰기가 진행 중입니다.

‘실전! 글쓰기’에 참여를 원하는 학생 들은 생글생글i(www.sgsgi.com) 홈페이지에 게재된 논제와 제시문을 보고 글을 올려주세요.

올려주신 모든 글에 대해 출제 선생님과 한경 논설위원 및 중견 기자들이 첨삭 지도를 해드립니다.

또한 최우수작 1편과 우수작 10편 정도를 선정, 2만원 상당의 문화상품권도 드리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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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회 논제: 자연과학 현상의 이해

▶학생 글: 김다예(대전 대덕고 3학년)

[논제1]

아인슈타인은 양자역학의 기술방식이 인과율에 어긋난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때의 인과율은,원인은 결과보다 시간적으로 앞서 있고,①원인유발과 결과발생은 동일한 대상에 대해 적용되며,원인과 결과는 선형적이라는 조건이 포함된 고전적 의미의 인과율을 의미한다.

그러나 보어는 인과율을 고전적 의미로 국한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범위를 확대해 양자역학 기술방식의 정당성을 설명한 것이다.

[논제2]

제시문 2의 변자명제,'달걀에는 털이 있다.(卵有毛)''두꺼비에게는 꼬리가 있다.(丁子有尾)'에 대한 해석은 아인슈타인의 인과율 ②해결방법보다 보어의 그것과 부합한다.

아인슈타인은 고전적 의미의 인과율을 강조했는데,이는 시간에 따른 원인과 결과를 중요하게 여긴 것으로,원인과 결과가 시간의 흐름을 지나서 서로 연결돼 있다고 말하는 제시문 2의 해석과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외형적으로는 분리된 것처럼 보이는 것들도 실제로는 모두 연결된 상태에 있다는 보어의 말은 제시문 2의 원인에는 이미 결과의 요소가 있고 결과에는 아직 원인의 요소가 있다는 주장과 일치한다.

원인과 결과가 서로 ③단절되지 않고 이어져 있다는 점에서 두 주장은 부합하는 것이다.

[논제3]

양자역학자인 보어는 양자역학의 기술방식이 인과율에 거스른다는 아인슈타인의 주장에 반대했다.

미시세계의 ④개체를 분리된 상태로 본 아인슈타인의 실험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그는 미시입자의 개체들이 외형적으로는 분리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모두 연결된 하나의 비분리 상태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보어의 관점에서 보면,⑤여러 가지 자연 현상 역시 ⑥하나의 큰 인과법칙에 따라 발생한다.

사회,문화현상은 사회의 전통,규범과 사회 구성원의 자율적인 의지,⑦가치 신념 등에 영향을 받는 가치 함축적인 현상이다.

또한 보편성과 특수성을 함께 가지고 있다.

사회,문화현상은 인과법칙에 완전히 종속돼 있지 않으며,개연성과 확률의 원리를 따르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자연현상은 ⑧격한 인과법칙을 따른다.

인간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발생하는 현상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현상은 몰가치성,필연성,보편성이라는 특징들을 지니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렇듯 인과법칙을 엄격하게 따르는 자연현상의 특징은 보어의 관점에서 보면 ⑨그것이 생긴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다.

보어는 미시세계에 있는 것들은 모두 연결돼 있다고 믿었다.

서로의 빛을 받아 세상을 밝히는 보석들이 그물코마다 달려 있는 인타라망처럼,자연은 상호 의존 상태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이 상호 의존성은 이것으로 인해 저것이 생겨나고,또 저것으로 인해 이것이 생겨나는 필연적인 인과법칙을 만들어낸다.

자연현상은 이렇게 생긴 인과법칙에 저절로 따르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현상은 가치판단을 개입시키지 않고,필연적으로 생겨나며,모든 경우에 보편적으로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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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된 글자 수 얽매여 논증 부족
너무 많은 설명ㆍ미사여구 피해야

▶총평: 서울 영동고 허균 선생님

이번 논제는 통합형 논술에 대비, 자연현상에 대한 과학철학과 사회학의 접목을 시도하였다.

이에 따라 학생들이 제시문을 읽고 어렵다는 생각을 많이 하였을 것이다.

또한 제시문을 바탕으로 자연 현상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지 묻는 [논제3]도 해결하기 쉽지 않은 문제였다.

그러나 실전 글쓰기에 참가한 모든 학생들의 글은 제시문의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문제에서 요구하는 바를 비교적 정확하게 기술하고 있었다.

비교적 단문의 논술을 요구한 [논제1]과 [논제2]은 모든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을 잘 정리하였다.

특히 [논제1]은 부산 덕문여고 전혜륜 학생, 대덕고 김다예 학생이 높은 점수를 받았고, [논제2]에서는 저동고 김형준 학생, 서울 세현고 남지민 학생의 글이 가장 우수했다.

하지만 중문의 논술을 요구한 [논제3]에서 차이가 많이 나기 시작했다.

우선 글자 수 제한을 지키지 못한 학생이 많았다.

논술시험은 시간과 글자 수에 제한이 있는 특수한 글쓰기 평가이다.

논술 문제는 이러한 제한 속에서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구성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 필요사항을 충족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또한 제한된 글자 수에 얽매여 자신의 주장에 대한 논증이 부족하거나 생략된 경우가 많았다.

너무 많은 예나 그에 대한 설명, 화려한 미사구는 오히려 전체 구성을 무너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것이 장문의 논술보다 단문 또는 중문 논술이 더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논제에 대한 자신의 논술을 창조적으로 구성하는 것이 필요한 학생이 많았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나비효과’ 또는 ‘환경오염’과 같은 예를 논증으로 활용한 경우가 많았다.

논술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보다 창의적 요소이다.

다양한 소재, 창의적 대안을 위해 다독과 많은 고민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대덕고 김다예 학생의 글은 다른 학생들의 글에 비해 [논제1]과 [논제2]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논제1]에서 고전적 의미의 인과율을 정확히 파악하고 아인슈타인과 보어의 논점을 자신의 언어로 정확하게 정리하고 있었다.

아쉬운 점은 [논제3]의 둘째 문단이 단순히 제시문을 요약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인타라망’을 예로 들어 상호의존 상태를 설명하는 부분은 좋았으나, ‘인타라망’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나 보조 해설이 곁들여지면 더욱 좋았을 것이다.

이 밖에 표현과 문법 면에서도 지적할 부분이 많았는데 다음과 같다.

①,②,③ 띄어쓰기
④개체→두 개체
⑤(불필요하므로 삭제)
⑥(무엇을 지칭하는지 명확하지 않음)
⑦가치 뒤에 쉼표
⑧엄격한
⑨(무엇을 지칭하는지 명확하지 않음)
논술의 어려움은 종합적 지적 능력의 요구에 있다.

이해력, 표현력, 창의력 등이 중요한 평가 기준이다.

김다예 학생의 논술문은 이해력의 측면에서는 탁월했지만 이것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구성하는 측면에서는 아쉬움 점을 보였다.

앞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한다면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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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회 평가결과

■최우수작
김다예 (대전 대덕고 3학년)

■우수작
남지민 (서울 세현고 1학년)
이성희 (대구 영남고 2학년)
김희민 (고양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