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유명 여배우가 광고하는 샴푸로 머리를 감는다.
유명 상표 원피스를 입고 작은 토트백을 들고 집을 나선다.
음, 마치 연예인이 된 듯한 기분이다.
점심은 2000원짜리 라면으로 때우는 한이 있어도 커피는 스타벅스에서 5000원짜리를 마셔야지.오후에는 미팅서 만난 파트너가 맘에 들지 않았지만 3000cc 외제차를 몰고 있는 것을 보곤 금방 태도를 바꾼다.
어차피 남친은 엔조이 상대에 불과하니까.
결혼은 키 크고 옷 잘 입는 의사하고 해야지…."
카드 빚은 쌓일지언정 온 몸을 명품으로 치장하고 비싼 식사와 브랜드 커피는 포기할 수 없는 그녀. 그녀의 이름은 '된장녀'다.
야후코리아는 올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인기 검색어 1위에 '된장녀'를 올렸다.
올해의 유행어가 된 것이다.
유행어의 사전적 풀이는 '비교적 짧은 시기에 걸쳐 언어 사회에 널리 퍼져 입에 오르내리는 말'이다.
유행어가 단어가 되는 것은 그 말이 얼마나 오래 쓰이느냐에 달려 있다.
'된장녀'의 키워드는 '허영심'이고 그 말 속에는 '풍자'가 들어 있다.
몇 년 전 유행한 '공주병'과 '미지공'('미친년 지가 공주래?'를 줄인 말)이란 말도 약간의 허황된 의식을 비꼬는 신조어다.
그런 점에서 '된장녀'는 '미지공'과 '공주병'의 연장선 상에서 태어난,우리 시대 특정한 사고(思考)의 흐름을 반영하는 말이라 할 수 있다.
'미지공'과 '공주병'은 유행어라는 점은 같지만 결과는 상반된 모습으로 갈렸다.
'공주병'은 지금 당당히 사전에 올라 있는 단어인 반면 '미지공'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졌다.
마찬가지로 '된장녀'란 말의 생명력도 언중에게 달려 있다.
문화적 사회적 현실을 반영하는 유행어는 시간이 흐를수록 제2, 제3의 의미가 덧칠해지면서 확대 재생산되는 경향이 있다.
'된장녀'와 페미니즘 논란도 이런 차원에서 이해하면 될 것이다.
'된장녀'가 우리 시대의 사회상을 정확히 짚어낸 말이라면 언중에 의해 계속 유지될 것이다.
그렇지 않고 단편적이고 의도적인 왜곡에 의해 일시적으로 반짝한 말이라면 얼마 안 가 사라지는 운명에 처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오피니언부 기자 hymt4@hankyung.com
유명 상표 원피스를 입고 작은 토트백을 들고 집을 나선다.
음, 마치 연예인이 된 듯한 기분이다.
점심은 2000원짜리 라면으로 때우는 한이 있어도 커피는 스타벅스에서 5000원짜리를 마셔야지.오후에는 미팅서 만난 파트너가 맘에 들지 않았지만 3000cc 외제차를 몰고 있는 것을 보곤 금방 태도를 바꾼다.
어차피 남친은 엔조이 상대에 불과하니까.
결혼은 키 크고 옷 잘 입는 의사하고 해야지…."
카드 빚은 쌓일지언정 온 몸을 명품으로 치장하고 비싼 식사와 브랜드 커피는 포기할 수 없는 그녀. 그녀의 이름은 '된장녀'다.
야후코리아는 올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인기 검색어 1위에 '된장녀'를 올렸다.
올해의 유행어가 된 것이다.
유행어의 사전적 풀이는 '비교적 짧은 시기에 걸쳐 언어 사회에 널리 퍼져 입에 오르내리는 말'이다.
유행어가 단어가 되는 것은 그 말이 얼마나 오래 쓰이느냐에 달려 있다.
'된장녀'의 키워드는 '허영심'이고 그 말 속에는 '풍자'가 들어 있다.
몇 년 전 유행한 '공주병'과 '미지공'('미친년 지가 공주래?'를 줄인 말)이란 말도 약간의 허황된 의식을 비꼬는 신조어다.
그런 점에서 '된장녀'는 '미지공'과 '공주병'의 연장선 상에서 태어난,우리 시대 특정한 사고(思考)의 흐름을 반영하는 말이라 할 수 있다.
'미지공'과 '공주병'은 유행어라는 점은 같지만 결과는 상반된 모습으로 갈렸다.
'공주병'은 지금 당당히 사전에 올라 있는 단어인 반면 '미지공'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졌다.
마찬가지로 '된장녀'란 말의 생명력도 언중에게 달려 있다.
문화적 사회적 현실을 반영하는 유행어는 시간이 흐를수록 제2, 제3의 의미가 덧칠해지면서 확대 재생산되는 경향이 있다.
'된장녀'와 페미니즘 논란도 이런 차원에서 이해하면 될 것이다.
'된장녀'가 우리 시대의 사회상을 정확히 짚어낸 말이라면 언중에 의해 계속 유지될 것이다.
그렇지 않고 단편적이고 의도적인 왜곡에 의해 일시적으로 반짝한 말이라면 얼마 안 가 사라지는 운명에 처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오피니언부 기자 hymt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