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가 낳은 초현실주의 거장이면서 철학자로까지 추앙받는 르네 마그리트(1898~1967년) 회고전이 오는 20일부터 내년 4월1일까지 서울 중구 서소문동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다.

한국경제신문이 벨기에 왕립미술관,서울시립미술관과 공동 주최하는 이번 전시회에는 마그리트의 유화 대표작 70여점과 판화,드로잉 50여점 등 총 120여점이 소개된다.

문의 (02)332-8182)

1920~1930년대 유럽을 풍미한 초현실주의 화가들이 주로 꿈(살바도르 달리),환상(마르크 샤갈),무의식(후안 미로) 세계를 몽환적으로 그린 데 반해 마그리트는 사과,새,담배파이프 등 친숙한 대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면서 시각적 충격과 철학적 신비감을 불러일으키는 독특한 화풍을 선보였다.

마그리트의 전기를 쓴 수지 개블릭은 "그의 그림은 완벽한 지적 능력을 요구하는 경향이 있어 미술가의 미적·회화적 관심사라기보다는 오히려 철학자의 탐구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우리 주변에서도 마그리트를 쉽게 만날 수 있다.

마그리트의 그림은 비틀즈의 음악과 애플레코드사의 사과 모양 로고,영화 '매트릭스' 시리즈,대입 논술고사 및 어린이 창의력 교재 등에서 다양한 영감의 원천으로 활용되어 왔다.

미셸 푸코의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와 김영하의 소설 '빛의 제국'은 제목과 표지를 마그리트의 그림에서 차용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중절모 신사가 비처럼 내려오는 마그리트의 작품 '겨울비'를 본점 리모델링 가림막으로 사용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