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처음 고등학교 생활에 적응하느라 너무 힘들었는데 언니께선 더 치열하게 1년을 보내셨겠죠? 그 결과가 몇 십 배,몇 백 배로 나타나길 기도할게요.

2006 수능 왕대박!"

지금 전국의 많은 고등학교 학생들은 얼마 남지 않은 수능을 앞두고 3학년 선배들을 위한 응원전에 돌입했다.

보통 수능 전 100일, 50일,30일 단위로 준비하게 되는 수능 대박 기원 이벤트는 학교마다 각양각색이다.

그중 가장 일반적인 것이 엿과 떡이다.

하지만 떡을 마련하는 방법과 종류도 다양하다.

후배들이 돈을 모아 찹쌀떡을 구입하기도 하고,직접 쌀을 마련하여 백설기를 준비하기도 한다.

엿은 선배들에게 '곱게' 먹이는 경우가 드물다.

엿을 미리 꽁꽁 얼려두었다가 살짝 금을 내어 행사 당일 후배들이 선배들의 머리 위에 엿을 내리치는 '엿깨기'는 이미 전국의 많은 학교에서 사랑받고 있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몇몇 짓궂은 후배들이 여러 번 얼렸다 녹이기를 반복한 엿을 선배들의 머리에 내리쳤다가 피를 내기도 하는 불상사가 벌어져 엿깨기를 금지당한 학교가 있다는 후문이 나돌기도 했다.

가끔은 후배들이 힘껏 내리친 엿이 아무리 내리쳐도 깨지지 않아 분위기를 냉랭하게 만드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한다.

또한 롤링페이퍼,즉 RP를 통해 선배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 뿐만 아니라 응원반지를 맞춰주기도 하고,대원외고처럼 가까운 식당에서 후배들이 '한턱 내는' 학교도 있다.

마산 성지여고의 경우는 응원이 적힌 등불을 매달아 공부에 지친 선배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주기도 한다.

잠실여고 성초아 학생(1년)은 "그런 행사를 한다고 수험생들이 무조건 시험을 잘 보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의 심리가 결정적 순간에 의지할 만한 것이 있으면 안정이 되므로 괜찮은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학생들의 응원행사가 언제나 즐겁고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선배들의 강요에 의해 어쩔 수 없이 행사를 준비하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고,응원 반지 등을 맞추는 데 필요한 돈을 마련하는 문제를 걱정하는 학생들도 많다.

억지로 편지쓰기를 강요받는 것은 1학년 학생들의 큰 고민이기도 하다.

그러나 후배들의 응원은 수능이 끝나는 순간까지 계속된다.

3학년 수험생들이 시험을 마치고 고사장을 나오는 순간 "선배님,수고하셨습니다!" 라는 후배들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올 때, 모두가 함께한 길고 긴 레이스도 끝나게 될 것이다.

김새롬 생글기자(춘천여고 1년) a_bomb9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