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줄곧 흑자 기조를 유지해온 경상수지가 심상치 않다.

7,8월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올 들어 8월까지 누적 적자가 13억3000만달러에 이른다.

작년 1~8월 중 경상수지가 94억달러 흑자였던 것과는 완전 딴판이다.

이런 추세라면 9년 만에 연간 경상수지가 적자로 반전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최근 경상수지 적자의 주요인은 경상수지 구성항목 중 수출로 버는 상품수지(수출액-수입액) 흑자폭이 갈수록 줄어들고 서비스수지 적자폭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중 서비스수지 적자는 20억9000만달러로 월간 적자액으론 사상 최대였다.

올 들어 8월까지 누적 적자도 127억1000만달러에 달해 작년 같은 기간(95억3000만달러 적자)보다 31억8000만달러나 늘었다.

올해 전체로는 적자폭이 19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서비스수지가 악화되는 것은 거의 전적으로 해외여행 및 유학·연수 붐에 기인한다.

8월 중 출국자 수가 114만명에 달했고 이들은 해외에서 18억7000만달러(약 1조8000억원)를 썼다.

한 달에 100만명 이상이 해외로 나가 돈을 쓰므로 여행수지가 개선될 여지가 별로 없다는 이야기다.

이번 추석연휴에도 25만명가량이 해외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추산돼 10월 경상수지도 적자가 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이 같은 적자구조가 개선될 여지가 별로 없다는 점.원·달러환율이 하락세(원화 강세)인 데다 해외여행이나 유학·연수를 대체해야 할 국내 관광·교육·의료 인프라는 여전히 취약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