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3차 협상에서 자동차 자동차부품 전자제품 등 한국의 주력 수출품을 모두 관세철폐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또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시중 은행보다 특혜를 받고 있다며 이 같은 특혜를 없애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FTA 기획단은 18일 국회 한·미 FTA 특별위원회에 이 같은 내용의 3차 협상 결과를 보고했다.

기획단에 따르면 미국은 이달 초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3차 협상에서 상품분야 양허안(개방안) 수정안을 냈지만 자동차 자동차부품 전자제품에 한해서는 지난 8월15일 교환한 양허안 원안대로 관세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자동차는 지난해 미국으로 87억3600만달러어치가 수출돼 대미 수출의 21.1%를 차지한 가장 큰 수출 품목이며, 자동차부품도 21억100만달러어치(5.0%)가 수출됐다. 승용차와 부품은 2.5% 관세를 적용받고 있으며 상용차는 최고 25%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전자제품의 경우 무선통신기기 반도체 컴퓨터 등은 무관세로 미국에 수출되고 있지만 최근 수출이 크게 늘고 있는 PDP TV와 LCD TV 등은 5%의 관세를 물고 있다.

미국은 이와 함께 금융서비스 협상에서 수출입은행이나 신용보증기금 주택금융공사 등 국책금융기관에 대해선 공공 목적을 인정해 현 지위를 유지키로 양해했으나 산업은행에 대해서는 특혜를 철폐해 줄 것을 요구했다.

김현석 한국경제신문 경제부 기자 realist@hankyung.com



-한·미 FTA 협상에서 선진국인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 전자제품 등의 관세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안을 내놓았습니다. 한국산 자동차와 TV의 미국시장 점유율이 급속히 오르는 상황에서 미국 측이 자국업체들 보호를 위한 것입니다. 한국의 대미 수출물량 중 절반을 차지하는 이들 품목의 관세를 그대로 둔다면 미국과 FTA를 체결하나 마나가 됩니다. FTA의 효과는 관세철폐에서 나오기 때문이죠. 이 기사를 보면 과거 우리나라 사람들이 미제 물건이라면 사족을 못쓰던 시기가 있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합니다. 요즘 한국 상품이 해외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는지도 간접적으로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