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이른바 '익명성의 공간'이라 불린다.
TV 공익광고에 나오듯이 사용자 마음대로 자신의 가상 인격을 창조해낼 수 있다. 이름이나 나이는 기본이고, 심지어는 본래의 성(性)도 바꿔 행동해도 사람들이 모를 만큼 인터넷은 가상 정체성의 천국이다.
이렇게 타인이 자신의 실체를 파악하지 못한다는 점을 악용하여 생긴 사이버 공간의 폐해가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그 중 가장 심각한 것은 바로 '악플(악성 댓글)'이다.
만화가 정대삼씨는 인터넷에 개인 홈페이지를 열어 자신이 그린 만화를 정기적으로 올려왔다.
그러나 최근 사전 공지 없이 연재가 중단되자 홈페이지 방명록에는 추측성 글과 악플이 달리기 시작했다.
사실 그는 어머니 가게의 화재 등 급한 집안 일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던 중이었다.
악플 중에는 그를 비난하는 글들과 함께 '집안 일 때문에 독자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니 프로되기는 글렀다'는 등 개인 사정보다 업데이트가 먼저라는 식의 댓글들이 많았다.
그는 자신의 홈페이지 방명록이 악플로 도배되다시피 한 것을 보고 방명록을 폐쇄하면서 "만화 연재를 중단하고 돈 되는 일만 하는 현실주의적 인간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많은 누리꾼과 웹툰 작가들의 응원과 설득 끝에 결국 다시 연재를 재개했다.
이 과정에서 정 씨에게 상처를 입힌 악플러에 대한 보복성 악플 또한 부지기수로 생겨났다.
최근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두 차례나 수상한 김기덕 감독에게도 악플 사건이 터졌다.
영화 '괴물'에 대한 그의 발언에 이어진 후폭풍 때문이었다.
그는 '괴물'에 대해 "한국 영화 수준과 관객 수준이 최고점에서 만난 작품이다.
이는 긍정적이기도 하고 부정적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MBC '100분 토론'에서 '괴물'의 스크린 싹쓸이 문제와 상업주의로 물들어가는 한국 영화계의 병폐를 비판했다.
이에 대해 사이버 공간에서는 김 감독에게 욕설을 퍼붓는 악플이 쏟아졌고, 며칠 뒤 그는 사죄문을 발표하고 "내 영화는 쓰레기", "한국 영화계를 떠나겠다"라고 선언했다.
이렇듯 익명성이란 방패 아래 숨은 악플러들의 집단 공격은 이에 적절히 대응하기 어려운 개개인에겐 커다란 상처가 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악플 사건은 비단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임수경씨 사건,개똥녀 사건을 비롯 최근 된장녀 파문까지 일부 누리꾼들이 네티켓을 망각한 채 욕설,육두문자,근거없는 소문 퍼나르기 등으로 인터넷을 오염시킨 사례가 부지기수이다.
누리꾼들 사이에서 악플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악플을 차단할 근본적인 해결책은 여전히 미비한 상태다.
물론 임수경씨 사건의 경우 명예훼손죄로 고발하는 방법이 택해졌고,일부 포털 사이트에선 댓글 실명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별 실효성이 없다.
네이버에서 웹툰 '골방환상곡'을 연재하는 'wony'(박종원)씨는 정대삼씨 사건에 대해 "아주 가슴이 아픈 일"이라며 "악플 문제는 지금으로서는 무시하는 것 말고는 달리 대안이 없지만 유소년기의 네티켓 교육과 관련 법규 정비를 통해 사회와 정부가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여 인터넷 이용자의 실명과 주민등록번호가 확인되어야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올릴 수 있게 하는 인터넷 실명제 도입을 추진 중이지만 여전히 찬반논란이 거센 상황이다.
사이버 공간도 궁극적으로는 인간과 인간이 만나는 공간이다.
아무리 익명성의 가면 뒤에 숨어 있다 하더라도 자신의 말 한 마디,악플 하나로 상처받는 이도 역시 인간이다.
따라서 실제 생활에서 에티켓이나 공중도덕이 강조되고 이에 대해 줄곧 교육하듯이,사이버 공간에서의 네티켓 교육도 그에 못지않게 강화되어야 한다는 데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있다.
옛말에 말을 뱉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하라고 했다.
이제부터라도 키보드의 한 글자,한 글자 칠 때 이 말이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을까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엔터키를 누르는 자세가 필요할 때다.
김동원 생글기자(대원외고 1년) masterkido@naver.com
TV 공익광고에 나오듯이 사용자 마음대로 자신의 가상 인격을 창조해낼 수 있다. 이름이나 나이는 기본이고, 심지어는 본래의 성(性)도 바꿔 행동해도 사람들이 모를 만큼 인터넷은 가상 정체성의 천국이다.
이렇게 타인이 자신의 실체를 파악하지 못한다는 점을 악용하여 생긴 사이버 공간의 폐해가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그 중 가장 심각한 것은 바로 '악플(악성 댓글)'이다.
만화가 정대삼씨는 인터넷에 개인 홈페이지를 열어 자신이 그린 만화를 정기적으로 올려왔다.
그러나 최근 사전 공지 없이 연재가 중단되자 홈페이지 방명록에는 추측성 글과 악플이 달리기 시작했다.
사실 그는 어머니 가게의 화재 등 급한 집안 일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던 중이었다.
악플 중에는 그를 비난하는 글들과 함께 '집안 일 때문에 독자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니 프로되기는 글렀다'는 등 개인 사정보다 업데이트가 먼저라는 식의 댓글들이 많았다.
그는 자신의 홈페이지 방명록이 악플로 도배되다시피 한 것을 보고 방명록을 폐쇄하면서 "만화 연재를 중단하고 돈 되는 일만 하는 현실주의적 인간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많은 누리꾼과 웹툰 작가들의 응원과 설득 끝에 결국 다시 연재를 재개했다.
이 과정에서 정 씨에게 상처를 입힌 악플러에 대한 보복성 악플 또한 부지기수로 생겨났다.
최근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두 차례나 수상한 김기덕 감독에게도 악플 사건이 터졌다.
영화 '괴물'에 대한 그의 발언에 이어진 후폭풍 때문이었다.
그는 '괴물'에 대해 "한국 영화 수준과 관객 수준이 최고점에서 만난 작품이다.
이는 긍정적이기도 하고 부정적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MBC '100분 토론'에서 '괴물'의 스크린 싹쓸이 문제와 상업주의로 물들어가는 한국 영화계의 병폐를 비판했다.
이에 대해 사이버 공간에서는 김 감독에게 욕설을 퍼붓는 악플이 쏟아졌고, 며칠 뒤 그는 사죄문을 발표하고 "내 영화는 쓰레기", "한국 영화계를 떠나겠다"라고 선언했다.
이렇듯 익명성이란 방패 아래 숨은 악플러들의 집단 공격은 이에 적절히 대응하기 어려운 개개인에겐 커다란 상처가 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악플 사건은 비단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임수경씨 사건,개똥녀 사건을 비롯 최근 된장녀 파문까지 일부 누리꾼들이 네티켓을 망각한 채 욕설,육두문자,근거없는 소문 퍼나르기 등으로 인터넷을 오염시킨 사례가 부지기수이다.
누리꾼들 사이에서 악플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악플을 차단할 근본적인 해결책은 여전히 미비한 상태다.
물론 임수경씨 사건의 경우 명예훼손죄로 고발하는 방법이 택해졌고,일부 포털 사이트에선 댓글 실명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별 실효성이 없다.
네이버에서 웹툰 '골방환상곡'을 연재하는 'wony'(박종원)씨는 정대삼씨 사건에 대해 "아주 가슴이 아픈 일"이라며 "악플 문제는 지금으로서는 무시하는 것 말고는 달리 대안이 없지만 유소년기의 네티켓 교육과 관련 법규 정비를 통해 사회와 정부가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여 인터넷 이용자의 실명과 주민등록번호가 확인되어야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올릴 수 있게 하는 인터넷 실명제 도입을 추진 중이지만 여전히 찬반논란이 거센 상황이다.
사이버 공간도 궁극적으로는 인간과 인간이 만나는 공간이다.
아무리 익명성의 가면 뒤에 숨어 있다 하더라도 자신의 말 한 마디,악플 하나로 상처받는 이도 역시 인간이다.
따라서 실제 생활에서 에티켓이나 공중도덕이 강조되고 이에 대해 줄곧 교육하듯이,사이버 공간에서의 네티켓 교육도 그에 못지않게 강화되어야 한다는 데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있다.
옛말에 말을 뱉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하라고 했다.
이제부터라도 키보드의 한 글자,한 글자 칠 때 이 말이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을까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엔터키를 누르는 자세가 필요할 때다.
김동원 생글기자(대원외고 1년) masterkido@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