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청 광장에 분수시계를 설치하려고 한다.

분수시계는 빨강,노랑,파랑,초록,보라의 5개 물줄기들로 구성되고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 직전까지 작동되도록 한다.

이 분수시계는 매 정시에 물줄기의 조합이 변함으로써 시간을 나타낸다.

항상 3개 이상의 물줄기가 나오고,매 시간대를 표시하는 물줄기의 조합이 중복되지 않도록 분수시계를 설계하시오.그리고 같은 조건에서 이 분수시계가 24시간 작동하도록 설계하는 것이 가능한지 논하시오.(10점)



2.주어진 예산으로 휴대폰,MP3 플레이어,전자수첩을 각각 하나씩 사고자 한다.

각 물품의 만족도는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증가한다고 가정하자.아래의 표는 휴대폰,MP3 플레이어,전자수첩의 가격별 만족도를 나타낸다.

90만원의 예산으로 총 만족도가 최대가 되도록 구매하고자 할 때,구매할 물품들의 가격을 결정하는 방법을 설명하시오.

< 물품의 가격별 만족도 >

물품 / 가격 10만원 20만원 30만원 40만원 50만원
휴대폰 30 42 50 55
MP3플레이어 20 30 37 41
전자수첩 10 19 25 28 30

위의 표와는 다르게 각 물품의 단위가격당 만족도 증가량이 일정한 경우를 생각해보자.단위가격당 만족도는 휴대폰이 가장 많이 증가하고,그 다음은 MP3 플레이어,전자수첩 순이다.

총 만족도가 최대가 되도록 하려면 임의의 주어진 예산으로 어떻게 물품들을 구매해야 하는지 설명하시오. (15점)



[3-4]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파이드로스야,문자에는 나쁜 점이 있고 그런 면에서 그림과 비슷하단다.

그림이 그려낸 화상들은 살아 있는 것처럼 보이지.그러나 네가 그것들에게 무엇을 묻는다면 아마 점잖게 침묵하기만 할 거야.문자도 그와 똑같아.넌 문자들이 뭔가 아는 것처럼 네게 말을 건다고 생각하겠지.그러나 네가 무엇을 정말 배울 요량으로 그것이 말한 것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면 틀림없이 그것들은 늘 고정적이고 획일적인 내용만을 줄 뿐이야.그리고 말은 한번 씌어지고 나면 장소를 불문하고 그 말을 이해할 수 있는 자에게나 그 말이 전혀 어울리지 않은 자에게나 이리저리 마구 돌아다니게 되고,결국 그 말이 애당초 어떤 상대에게 전달되어야 하는지 어떤지도 알 수 없는 상태가 되지.그 말은 방임되고 부당하게 욕을 먹기 때문에 언제나 자신을 낳은 아버지의 도움을 받아야 해.왜냐하면 글자로 씌어진 말은 스스로를 방어하거나 도울 능력이 없으니까.

【나】근대에 접어들어 한반도에서도 문자의 독재가 새롭게 시작되었다.

이제 문자를 통하지 않으면 서민의 일상도 어려워진 것이다.

새로운 시작은 농투성이 무지렁이들과 장돌뱅이들,개 잡고 소가죽 벗기던 이들, 심지어 그 자식들까지도 학교 문 앞을 기웃대고,그러다 급기야 모든 사람들이 책이란 걸 읽고,나아가 글줄까지 긁적거릴 줄 알게 된 일종의 개벽이었다.

'모든'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한편 그 독재는 역설적으로 '민주주의'이기도 했다.

'앎의 민주주의' 말이다.

【다】구술문화에서는 고도로 예술적이고 인간적 가치를 가진 강력하고 아름다운 언어적 수행이 이루어진다.

그런데 그러한 언어적 수행은 일단 쓰기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게 되면 불가능해진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쓰기가 없다면 인간의 의식은 그 잠재능력을 더 고도로 발휘할 수 없으며,아름답고 강력한 작품을 낳을 수도 없다.

현재까지 세계에 남아 있는 구술성의 문화 가운데 구술성이 지닌 그 거대하고 복합적이면서도 영원히 접근하기 어려운 힘을 문자성의 도움 없이 실현할 수 있는 문화는 거의 없다.

따라서 구술성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사람들 자신이 그러한 힘을 알아차린다는 것은 더할 나위 없는 고통이다.

왜냐하면 그것을 실현하기 위하여 그들은 열렬하게 문자성,즉 문자를 읽고 쓰는 힘을 얻고자 하지만,문자성의 세계로 옮아감으로써 구술성의 세계에 속한 것들,마음을 들뜨게 하는 그 수많은 것들과 또 깊이 사랑을 받아온 많은 것들을 남겨 놓고 떠나게 된다는 사실도 곧 알게 되기 때문이다.

어느 것이 계속 살기 위해서는 다른 것이 죽지 않으면 안 된다.

3.제시문(가)와 (나)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난 문자의 속성은 무엇이며,그것이 각각의 제시문에서 어떻게 다르게 이해되고 있는지 설명하시오.(10점)


4. 죠지 랜도우는 '인터넷과 같은 하이퍼미디어는 우리의 시각적이고 청각적인 능력을 문자적 텍스트에 다시 결합시킴으로써 정보사회에서 구술문화의 장점을 되살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토대로 제시문 (다)의 논지를 반박하시오.(15점)


[5-8]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갑자기 떠나게 되었습니다.

찾아가서 말로써 오늘 제가 먼저 가는 것을 알리고 싶었습니다만 대화란 항상 의외의 방향으로 나가버리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이렇게 글로써 알리는 것입니다.

간단히 쓰겠습니다.

사랑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당신은 제 자신이기 때문에 적어도 제가 어렴풋이나마 사랑하고 있는 옛날의 저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옛날의 저를 오늘의 저로 끌어다 놓기 위하여 갖은 노력을 다하였듯이 당신을 햇볕 속으로 끌어놓기 위하여 있는 힘을 다할 작정입니다.

저를 믿어주십시오.그리고 서울에서 준비가 되는 대로 소식 드리면 당신은 무진을 떠나서 제게 와주십시오.우리는 아마 행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쓰고 나서 나는 그 편지를 읽어봤다.

또 한 번 읽어봤다.

그리고 찢어버렸다.

덜컹거리며 달리는 버스 속에 앉아서 나는 어디쯤에선가 길가에 세워진 하얀 팻말을 보았다.

거기에는 선명한 검은 글씨로 '당신은 무진읍을 떠나고 있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라고 쓰여 있었다.

나는 심한 부끄러움을 느꼈다.

【나】1990년대 후반 일본에서는 일본의 침략과 식민지 지배의 책임을 부정하는 역사수정주의 운동이 거세게 일어났다.

교육학자인 후지오카 노부가츠 교수,독일 문학자인 니시오 간지 교수 등을 리더로, 인기 만화가 고바야시 요시노리를 광고탑으로 삼은 이 운동은 난징대학살과 종군위안부 문제를 국내외의 반일세력에 의한 '날조'라고 주장하였다.

그들에 의하면 일본인은 패전에 의해 자국의 근대사를 죄악시하는 '자학사관'을 내면화시켜왔다.

따라서 지금이야말로 '일본인의 긍지'를 되돌려야 하고 자민족 중심의 '국민의 역사'를 회복해야 할 때라고 주장한다.

이 세력은 매스미디어를 교묘히 이용하여 정력적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선전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일본에서는 자국의 과거 잘못에 눈을 돌리기를 싫어하고,주변 민족에 대한 반감을 불러일으키는 등 민족주의적인 풍조가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다.

【다】프로이트로 하여금 '죽음에의 충동'을 가정하게 했던 인간의 가학 성향들 중에는 자신에 대해 지나치게 엄격한 규범을 적용하는 유형도 있다.

그 결과 양심의 가책,즉 경고신호가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는 통에 정신건강이 나빠지기도 한다.

자신의 과거 소행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들이대고 책망하기 때문에 줄곧 후회·자책·속죄 욕구 같은 자학적 감정에 시달리게 된다.

무엇보다 과거의 일은 변경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 '자책 게임'은 영원히 되풀이된다.

사회심리학에서 말하는 '인상조작'의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자책 게임은 주변을 향해 자신의 높은 도덕수준을 간접적으로 과시하는 일로 해석된다.

인상조작은 자신을 주변에 어떻게 인지시키는가 하는 목적행동을 말한다.

'나는 이렇게 스스로를 책망할 정도로 엄격한 도덕기준을 갖고 있답니다'라고 호소하고 싶은 것이다.

심리학자 애들러에 따르면 자신을 지나치게 책망하는 것은 '자책하고 괴로워하기만 함으로써 적극적으로 살아야 할 의무를 면제받으려는 술책'으로 해석될 수 있다.

상식을 벗어날 정도로 심한 양심의 가책은 근본을 따져보면 병이거나 비겁함이므로 그리 자랑할 일이 못된다.

결국 양심의 가책은 가끔씩 느껴야 정상이다.

그것이 건전한 초자아를 갖추었다는 증거이고,자기 인지가 부정확해지지도 않으며,규범·가치관 면에서도 세상에서 통용되는 범위를 벗어나 극단으로 달리지 않는 길이다.

【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마】진정한 후회는 양심의 가책을 무시하고 자신의 잘못을 합리화하는 게 아니라,양심에 거리끼는 자신의 행위를 스스로 책망하는 자책의 순간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

스스로 자기를 책망하는 일은 고통스럽다.

하지만 이런 고통의 순간을 통해서만 사람은 다시 태어날 수 있다.

이렇게 다시 태어나는 일,즉 인간적 부활은 후회의 감정으로 족하지 않고 자책을 거쳐 참회에 이르러야 가능하다.

후회는 잘못을 뉘우치는 것이지만,참회는 잘못을 뉘우쳐 마음을 고쳐먹는 단계까지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후회는 누구나 다 하지만, 참회는 자기반성의 심한 고통을 스스로 택한 사람만이 할 수 있다.


5.제시문(가)의 '나'와 제시문(나)의 '역사수정주의자'의 차이점을 설명하시오.(10점)


6.제시문(다)의 입장에서 제시문(라)의 화자가 보여주는 한계를 비판하시오.(10점)


7.다음 글을 토대로 제시문(마)의 주장을 비판하시오.(10점)

막스 베버는 심정윤리에 반대하여 책임윤리를 주장하였다.

베버가 공격하는 심정윤리는 행위의 옳고 그름을 구체적 행동 결과를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도덕적 의무와의 일치 여부에 따라 판단한다.

반면에 책임윤리는 행동에 미칠 결과와 그에 대한 평가에 기초해서 행위의 옳고 그름을 판단한다.

예를 들어 정치가가 오직 고귀한 심정만을 고수할 뿐 그것이 초래하는 사회적 결과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책임윤리는 그러한 태도를 용납하지 않는다.

8.일제시대 군청 직원이었던 김모씨는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자기 딸이 종군위안부로 끌려가는 것을 막았지만 같은 동네에 살던 많은 처녀들이 잡혀가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이에 대해 지금도 그는 참회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러한 김 모씨의 반성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는지 주어진 제시문들을 모두 활용하여 논술하시오.(500자 내외,20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