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중국 지도부의 가장 큰 고민은 '경기 과열'이다.
경제성장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것이다.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 총리까지 나서 경기를 식혀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경제 성장이 둔화될지 모른다고 걱정하는 판인데 중국은 정반대인 셈이다.
그런데 경제가 빨리 성장하면 좋은 것 아닌가? 도대체 뭐가 문제라는 것일까?
우선 중국의 경제성장 속도를 살펴봐야 한다.
중국의 올 2분기 경제성장률은 11.3%에 달했다.
최근 10년 새 가장 높은 수치다.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 성장 목표가 5%임을 감안할 때 엄청난 속도다.
경제가 이처럼 빨리 내달리는 게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다.
경제 전체의 실력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보다 더 빨리 성장하면 문제가 생긴다.
사람도 체력을 무시하고 마음만 앞서 빨리 뛰다간 넘어지거나 다친다.
경제도 이와 비슷하다.
어느 순간 성장의 동력이 식을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경기가 늘 좋으라는 법은 없다.
좋을 때도 있고,나쁠 때도 있다.
문제는 좋다가 나빠지는 순간에 벌어진다.
이 연결이 부드럽게 이어져야 경제에 충격이 적은 법이다.
이를 연착륙(소프트 랜딩)이라고 부른다.
비행기가 활주로에 부드럽게 착륙하는 모습에서 따온 말이다.
반면 경기가 과열된 상태에서 갑자기 냉각되면 충격이 크다.
비행기가 착륙할 때 지면에 쾅 부딪치는 것(경착륙,하드 랜딩)을 연상하면 된다.
이를 거품이 꺼진다고도 한다.
1990년대 초·중반 호경기를 맞았던 우리 경제가 97년 외환위기로 큰 후유증을 앓았던 것이나,일본 경제가 80년대 호황을 누리다 90년대 들어 거품이 꺼지면서 장기 불황을 겪은 것이 그런 경우다.
중국도 이를 걱정하고 있다.
중국의 빠른 성장 이면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가장 큰 것이 과잉투자 우려다.
중국의 올 상반기 고정자산 투자 증가율은 정부의 긴축 노력에도 불구하고 작년 같은 기간보다 31.3%나 증가했다.
경기가 좋을 때는 그만큼 물건을 많이 팔 수 있기 때문에 좋지만 불경기가 닥치면 수많은 공장이 문을 닫고 실직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부실한 회사에 돈을 꿔준 은행도 어려움에 처하게 되고 부동산 거품도 걱정거리다.
부동산 값이 계속 오르기는 하는데 언제 찬바람이 불어닥칠지 모르는 아슬아슬한 상황이다.
이 같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경제 성장의 속도를 조금 늦춰야 한다는 게 중국 정부의 생각이다.
과속으로 달리는 자동차가 사고를 일으키기 전 살짝 브레이크를 밟아주겠다는 것이다.
그럼 긴축에는 어떤 방법을 쓸 수 있을까.
대표적인 것이 기업의 돈줄을 죄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4월 말 1년6개월 만에 처음으로 대출금리를 올렸다.
대출 이자가 비싸지면 기업들이 은행 돈을 마구 쓰기 어려워진다.
그런데도 경기 과열이 좀처럼 식지 않자 중국 정부는 이달 19일 대출금리와 예금금리를 나란히 올렸다.
또 7월에는 시중은행의 예금 지급준비율을 인상했다.
지급준비율은 예금자들이 예금한 돈을 내달라고 할 때를 대비해 은행들이 평소 준비하고 있어야 하는 돈이다.
은행들이 돈을 더 많이 쌓아두고 있어야 하니 기업에 대출해줄 돈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최근에는 중앙정부의 경제정책을 따르지 않고 대규모 발전소 건설을 시작한 지방정부 수뇌부에 대해 공개적으로 '자아비판' 명령을 내리고 발전소 건설 중단을 지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 과열을 식히기가 말처럼 쉽지는 않다.
성장률은 계속 높게 나오고 투자는 늘어나고 있다.
중국이 꺼낼 수 있는 최후의 카드가 있기는 하다.
바로 중국의 통화인 위안화의 가치를 절상하는 것,즉 중국의 돈 값을 비싸게 만드는 것이다.
그럼 중국산 수출품의 가격이 비싸져 상대적으로 잘 안 팔리게 된다.
대신 중국에 들어오는 수입품 값은 더 싸지는 효과가 있다.
결과적으로 수출은 줄고 수입은 늘어나게 된다.
수출이 줄어드니 기업은 생산과 투자를 줄이게 될 것이다.
미국 정부도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위안화 절상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갑자기 위안화를 절상할 가능성은 낮다.
자칫하면 중국 경제의 연착륙이 아니라 경기가 급격하게 꺾이는 경착륙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용석 한국경제신문 국제부 기자 hohoboy@hankyung.com
경제성장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것이다.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 총리까지 나서 경기를 식혀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경제 성장이 둔화될지 모른다고 걱정하는 판인데 중국은 정반대인 셈이다.
그런데 경제가 빨리 성장하면 좋은 것 아닌가? 도대체 뭐가 문제라는 것일까?
우선 중국의 경제성장 속도를 살펴봐야 한다.
중국의 올 2분기 경제성장률은 11.3%에 달했다.
최근 10년 새 가장 높은 수치다.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 성장 목표가 5%임을 감안할 때 엄청난 속도다.
경제가 이처럼 빨리 내달리는 게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다.
경제 전체의 실력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보다 더 빨리 성장하면 문제가 생긴다.
사람도 체력을 무시하고 마음만 앞서 빨리 뛰다간 넘어지거나 다친다.
경제도 이와 비슷하다.
어느 순간 성장의 동력이 식을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경기가 늘 좋으라는 법은 없다.
좋을 때도 있고,나쁠 때도 있다.
문제는 좋다가 나빠지는 순간에 벌어진다.
이 연결이 부드럽게 이어져야 경제에 충격이 적은 법이다.
이를 연착륙(소프트 랜딩)이라고 부른다.
비행기가 활주로에 부드럽게 착륙하는 모습에서 따온 말이다.
반면 경기가 과열된 상태에서 갑자기 냉각되면 충격이 크다.
비행기가 착륙할 때 지면에 쾅 부딪치는 것(경착륙,하드 랜딩)을 연상하면 된다.
이를 거품이 꺼진다고도 한다.
1990년대 초·중반 호경기를 맞았던 우리 경제가 97년 외환위기로 큰 후유증을 앓았던 것이나,일본 경제가 80년대 호황을 누리다 90년대 들어 거품이 꺼지면서 장기 불황을 겪은 것이 그런 경우다.
중국도 이를 걱정하고 있다.
중국의 빠른 성장 이면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가장 큰 것이 과잉투자 우려다.
중국의 올 상반기 고정자산 투자 증가율은 정부의 긴축 노력에도 불구하고 작년 같은 기간보다 31.3%나 증가했다.
경기가 좋을 때는 그만큼 물건을 많이 팔 수 있기 때문에 좋지만 불경기가 닥치면 수많은 공장이 문을 닫고 실직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부실한 회사에 돈을 꿔준 은행도 어려움에 처하게 되고 부동산 거품도 걱정거리다.
부동산 값이 계속 오르기는 하는데 언제 찬바람이 불어닥칠지 모르는 아슬아슬한 상황이다.
이 같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경제 성장의 속도를 조금 늦춰야 한다는 게 중국 정부의 생각이다.
과속으로 달리는 자동차가 사고를 일으키기 전 살짝 브레이크를 밟아주겠다는 것이다.
그럼 긴축에는 어떤 방법을 쓸 수 있을까.
대표적인 것이 기업의 돈줄을 죄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4월 말 1년6개월 만에 처음으로 대출금리를 올렸다.
대출 이자가 비싸지면 기업들이 은행 돈을 마구 쓰기 어려워진다.
그런데도 경기 과열이 좀처럼 식지 않자 중국 정부는 이달 19일 대출금리와 예금금리를 나란히 올렸다.
또 7월에는 시중은행의 예금 지급준비율을 인상했다.
지급준비율은 예금자들이 예금한 돈을 내달라고 할 때를 대비해 은행들이 평소 준비하고 있어야 하는 돈이다.
은행들이 돈을 더 많이 쌓아두고 있어야 하니 기업에 대출해줄 돈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최근에는 중앙정부의 경제정책을 따르지 않고 대규모 발전소 건설을 시작한 지방정부 수뇌부에 대해 공개적으로 '자아비판' 명령을 내리고 발전소 건설 중단을 지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 과열을 식히기가 말처럼 쉽지는 않다.
성장률은 계속 높게 나오고 투자는 늘어나고 있다.
중국이 꺼낼 수 있는 최후의 카드가 있기는 하다.
바로 중국의 통화인 위안화의 가치를 절상하는 것,즉 중국의 돈 값을 비싸게 만드는 것이다.
그럼 중국산 수출품의 가격이 비싸져 상대적으로 잘 안 팔리게 된다.
대신 중국에 들어오는 수입품 값은 더 싸지는 효과가 있다.
결과적으로 수출은 줄고 수입은 늘어나게 된다.
수출이 줄어드니 기업은 생산과 투자를 줄이게 될 것이다.
미국 정부도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위안화 절상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갑자기 위안화를 절상할 가능성은 낮다.
자칫하면 중국 경제의 연착륙이 아니라 경기가 급격하게 꺾이는 경착륙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용석 한국경제신문 국제부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