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코스닥시장이 좀처럼 맥을 못 추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 비해 지수 움직임도 둔하고 종목들도 투자자들의 관심권에서 많이 벗어나 있다.
코스닥시장만의 고유한 장점이 부각되지 못하면서 '소외시장'으로 인식될 정도다.
코스닥시장은 원래 중소형 벤처기업들로 구성된 '고위험·고수익(high risk high return)' 시장으로 출발했다.
'오늘'은 비록 보잘것 없어도 '내일'은 실적이 크게 좋아질 성장주들이 미래를 꿈꾸며 열심히 내실을 키우는 시장이란 얘기다.
하지만 최근 코스닥시장을 들여다보면 이 같은 성장 기대감은 온데간데 없고 그 자리를 무기력함이 차지하고 있다.
○맥 못 쓰는 코스닥시장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과 비교하면 코스닥시장의 현주소가 그대로 드러난다.
유가증권시장은 지난 5월11일 1464.70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대로 코스닥시장은 연초 760.73을 기록한 뒤 미끄럼을 타다가 지난 6월 이후 조정세를 지속하고 있다.
거래량도 연초의 절반 정도인 4억주 선에 머물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은 지난 6월 단기저점인 1192를 기록한 뒤 곧바로 반등,1300선을 돌파했다.
이에 비해 코스닥시장은 지난 6월 지수 600이 무너진 뒤 지루한 약세장을 연출하며 550선까지 밀려도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2분기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투자자들의 외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게다가 적립식펀드 및 각종 파생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코스닥시장에 대한 관심은 더욱 낮아지는 상황이다.
그동안 개인투자자들은 주식을 사고파는 직접투자를 선호했지만 조정장에서는 직접투자의 손실이 커지면서 코스닥 경계령까지 내려진 상태다.
○개인만의 리그에서 벗어나야
매년 코스닥시장은 '반짝' 관심을 끌다 결국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는 '투자 블랙홀'에 머무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코스닥시장의 체질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코스닥시장이 '개인들만의 리그'에서 하루빨리 탈피해야 하는 점이 최대 난제다.
올 들어 기관과 외국인 비중이 증가했으나 여전히 10% 미만이다.
최근에는 기관과 외국인이 나란히 매도 주체로 나서고 있다.
최근 2개월간 외국인과 기관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4300억원,1100억원가량을 순매도했다.
기관과 외국인의 이탈은 곧 수급 붕괴를 의미한다.
개인들이 코스닥시장을 받치기에는 역부족이다.
좋은 기업들이 많이 나타나야 하고 코스닥기업들의 성장성이 다시 부각돼야 기관과 외국인의 매수세가 회복될 것이다.
○시장 체질 개선도 급선무
코스닥시장에는 독자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기업이 많지 않다.
예컨대 IT(정보기술) 기업의 경우 일부를 제외하곤 대기업들에 부품을 납품하는 하청업체 수준이다.
휴대폰 부품주,LCD(액정표시장치) 및 반도체 부품주 등이 전방산업과 대기업들의 실적에 크게 좌우된다.
특히 단가 인하 압력이 항상 도사리고 있어 주가가 제대로 평가받기보다는 제값에 못 미치기 일쑤다.
흔히 '굴뚝주'로 불리는 제조업체들은 실적의 안정성이 높지만 성장성이 상대적으로 낮아 투자 관심도가 떨어진다.
때문에 자체적인 브랜드를 갖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충한 기업들이 많이 나와야 시장에 활력이 생길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실적의 변동성이 큰 것도 개선해야 한다.
코스닥기업들은 연간은 물론 분기별로도 실적 예측성이 크게 떨어진다.
전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해 '어닝 서프라이즈'(earning surprise·깜짝 실적)를 기록한 기업이 다음 분기에 매출이 크게 떨어지는 경우도 왕왕 있다. 이는 기업의 신뢰도뿐 아니라 시장 전체의 신뢰도를 갉아 먹을 수 있다. 또 틈만 나면 대형주들이 유가증권시장으로의 이전을 꿈꾸는 것도 시장 전체의 안정성을 저해한다는 지적이다.
올 들어 코스닥시장은 자체적인 변수보다는 외부 변수에 더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
전날 미국 나스닥(NASDAQ) 지수 동향은 다음 날 코스닥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과거보다 두 시장의 연계성이 많이 낮아졌음에도 코스닥시장이 나스닥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또 LCD와 반도체 휴대폰 등의 업황이 개별기업의 실적을 억누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정기업이 업황 부진에도 불구하고 선전했지만 시장의 평가는 그에 못 미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코스닥시장만의 특징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코스닥시장이 새로운 벤처기업들의 시험무대이지만 투자자들은 '안정성'과 '성장성'이라는 병립하기 힘든 잣대를 내세워 코스닥기업들의 운신의 폭을 제한하고 있다.
새내기주들이 약세를 면치 못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김진수 한국경제신문 증권부 기자 true@hankyung.com
유가증권시장에 비해 지수 움직임도 둔하고 종목들도 투자자들의 관심권에서 많이 벗어나 있다.
코스닥시장만의 고유한 장점이 부각되지 못하면서 '소외시장'으로 인식될 정도다.
코스닥시장은 원래 중소형 벤처기업들로 구성된 '고위험·고수익(high risk high return)' 시장으로 출발했다.
'오늘'은 비록 보잘것 없어도 '내일'은 실적이 크게 좋아질 성장주들이 미래를 꿈꾸며 열심히 내실을 키우는 시장이란 얘기다.
하지만 최근 코스닥시장을 들여다보면 이 같은 성장 기대감은 온데간데 없고 그 자리를 무기력함이 차지하고 있다.
○맥 못 쓰는 코스닥시장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과 비교하면 코스닥시장의 현주소가 그대로 드러난다.
유가증권시장은 지난 5월11일 1464.70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대로 코스닥시장은 연초 760.73을 기록한 뒤 미끄럼을 타다가 지난 6월 이후 조정세를 지속하고 있다.
거래량도 연초의 절반 정도인 4억주 선에 머물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은 지난 6월 단기저점인 1192를 기록한 뒤 곧바로 반등,1300선을 돌파했다.
이에 비해 코스닥시장은 지난 6월 지수 600이 무너진 뒤 지루한 약세장을 연출하며 550선까지 밀려도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2분기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투자자들의 외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게다가 적립식펀드 및 각종 파생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코스닥시장에 대한 관심은 더욱 낮아지는 상황이다.
그동안 개인투자자들은 주식을 사고파는 직접투자를 선호했지만 조정장에서는 직접투자의 손실이 커지면서 코스닥 경계령까지 내려진 상태다.
○개인만의 리그에서 벗어나야
매년 코스닥시장은 '반짝' 관심을 끌다 결국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는 '투자 블랙홀'에 머무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코스닥시장의 체질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코스닥시장이 '개인들만의 리그'에서 하루빨리 탈피해야 하는 점이 최대 난제다.
올 들어 기관과 외국인 비중이 증가했으나 여전히 10% 미만이다.
최근에는 기관과 외국인이 나란히 매도 주체로 나서고 있다.
최근 2개월간 외국인과 기관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4300억원,1100억원가량을 순매도했다.
기관과 외국인의 이탈은 곧 수급 붕괴를 의미한다.
개인들이 코스닥시장을 받치기에는 역부족이다.
좋은 기업들이 많이 나타나야 하고 코스닥기업들의 성장성이 다시 부각돼야 기관과 외국인의 매수세가 회복될 것이다.
○시장 체질 개선도 급선무
코스닥시장에는 독자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기업이 많지 않다.
예컨대 IT(정보기술) 기업의 경우 일부를 제외하곤 대기업들에 부품을 납품하는 하청업체 수준이다.
휴대폰 부품주,LCD(액정표시장치) 및 반도체 부품주 등이 전방산업과 대기업들의 실적에 크게 좌우된다.
특히 단가 인하 압력이 항상 도사리고 있어 주가가 제대로 평가받기보다는 제값에 못 미치기 일쑤다.
흔히 '굴뚝주'로 불리는 제조업체들은 실적의 안정성이 높지만 성장성이 상대적으로 낮아 투자 관심도가 떨어진다.
때문에 자체적인 브랜드를 갖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충한 기업들이 많이 나와야 시장에 활력이 생길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실적의 변동성이 큰 것도 개선해야 한다.
코스닥기업들은 연간은 물론 분기별로도 실적 예측성이 크게 떨어진다.
전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해 '어닝 서프라이즈'(earning surprise·깜짝 실적)를 기록한 기업이 다음 분기에 매출이 크게 떨어지는 경우도 왕왕 있다. 이는 기업의 신뢰도뿐 아니라 시장 전체의 신뢰도를 갉아 먹을 수 있다. 또 틈만 나면 대형주들이 유가증권시장으로의 이전을 꿈꾸는 것도 시장 전체의 안정성을 저해한다는 지적이다.
올 들어 코스닥시장은 자체적인 변수보다는 외부 변수에 더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
전날 미국 나스닥(NASDAQ) 지수 동향은 다음 날 코스닥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과거보다 두 시장의 연계성이 많이 낮아졌음에도 코스닥시장이 나스닥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또 LCD와 반도체 휴대폰 등의 업황이 개별기업의 실적을 억누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정기업이 업황 부진에도 불구하고 선전했지만 시장의 평가는 그에 못 미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코스닥시장만의 특징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코스닥시장이 새로운 벤처기업들의 시험무대이지만 투자자들은 '안정성'과 '성장성'이라는 병립하기 힘든 잣대를 내세워 코스닥기업들의 운신의 폭을 제한하고 있다.
새내기주들이 약세를 면치 못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김진수 한국경제신문 증권부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