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은 주식투자자들에게 보너스와 같은 것이다.

기업들은 매년 벌어들인 이익의 일부를 주주들한테 배당으로 나눠주는데,배당을 많이 하는 기업들은 이익을 꾸준히 낼 가능성이 높아 보통 주가흐름도 좋다.

이런 기업에 투자하면 주가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에다 덤으로 배당수익도 얻게 된다.

고배당 주식이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끄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배당투자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기사들이 자주 눈에 띈다.

배당수익률(주당 배당금을 주가로 나눈 값)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배당투자 매력이 감소한다는데… 주가 많이 올랐는데 배당은 예년 그대로
실제 증권선물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상장사들의 2005년 배당수익률은 예년의 절반 수준인 2.49%로 낮아졌다. 이는 3년 만기 국고채 금리 연 4.79%에 비해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2%대의 배당수익률은 은행 예금금리보다도 턱없이 낮으니 배당투자 목적으로 주식을 사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 제정신이 아니라고 볼 수도 있겠다. 배당수익률은 2004년까지만 해도 매년 4~6%대를 유지해왔다.

○배당수익률이 낮아진 이유

그렇다면 배당수익률이 왜 낮아졌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주가가 그만큼 올라버렸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자. 과거 주가가 5000원하던 A주식이 이익을 많이 내 주당 500원씩 배당했다면 배당수익률은 무려 10%에 이른다. 그러나 A주식의 주가가 최근 1년새 두 배로 올라 1만원에 거래되고 있는 반면 이익은 예년 수준이어서 배당은 작년대로 주당 500원씩 했다면? 자연히 배당수익률은 절반 수준인 5%로 떨어지게 된다.

주식시장 전체로 봐도 마찬가지다. 코스피지수(옛 종합주가지수)가 최근 2년새 700포인트에서 1400포인트대(지난 4월 고점 기준)로 두 배 치솟았지만 기업들의 배당금은 그다지 늘어나지 않았다. 환율 하락,고유가 등의 악재로 이익이 정체됐기 때문이다. 자연히 시장 전체 배당수익률도 과거에 비해 절반 정도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증권선물거래소 통계에 따르면 한국 주식시장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세계 주요국 가운데서도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만약 국내 기업들의 배당성향(벌어들인 순이익에서 배당총액이 차지하는 비율)이 2005년 수준인 28.95%로 유지된다고 가정할 경우 올해 기업들의 실적 감소를 감안하면 2006년 기대 배당수익률은 전년보다도 낮은 2.43%에 머물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혹자들은 "배당투자 시대는 이제 끝났으며 더이상 배당으로 주식에 접근해서는 안된다"는 주장까지 내놓고 있다.

○겨울 난로는 여름에 사라

그러나 과연 그럴까. 전문가들은 시장 전체의 배당수익률이 형편없어졌지만 여전히 배당투자 매력은 살아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일부 배당투자 신봉자들은 여전히 배당만큼 우수한 투자 대안은 없다고까지 주장하고 있다. 시장 배당수익률은 낮아졌지만 종목별로 보면 유가증권시장 뿐 아니라 코스닥시장에서도 연간 배당수익률이 4~5%대를 넘는 주식들이 아직 부지기수라는 이유 때문이다.

특히 최근처럼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거나 일정한 가격대에 갇혀 오르내림을 반복하는 박스권 장세에서는 배당투자가 더욱 빛을 발한다는 게 전문가들 견해다. 위에서 언급했듯 고배당주는 실적이 안정적일 가능성이 높아 조정장에서도 주가가 덜 빠지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장기투자를 고려할 경우 배당투자는 더욱 큰 위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선물거래소 통계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최근 5년 반 동안 유가증권시장 고배당주의 투자 수익률은 470%(배당수익률 포함)로 시장평균 상승률 150%를 크게 웃돌았다.

그렇다면 고배당주에 언제 투자하는 게 바람직할까. 키움증권 분석에 따르면 연간으로 봤을 때 배당투자의 최적기는 5월부터 9월 사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배당금은 연말 결산이 끝난 후 결정되지만 이미 주가는 여름부터 배당에 대한 기대가 미리 반영되면서 움직이는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이래서 '밀짚모자는 겨울에 사라'는 속담처럼 '배당투자는 여름에 시작하라'는 것이 증시에서는 격언처럼 통하고 있다.

정종태 한국경제신문 증권부 기자 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