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경제신문 증권면을 읽다 보면 "00증권사가 언제까지 최고 △△%의 수익률을 제공하는 파생결합증권을 판매한다"는 기사를 종종 볼 수 있다.

외환(환율) 채권(금리) 원유(유가) 등 다양한 자산의 가격변화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도록 설계된 파생결합증권은 올 들어 일반인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증권사들이 잇따라 판매에 나서고 있다.

작년 6월 국내에 첫 도입된 파생결합증권은 발행액이 작년 3분기 215억원,4분기 92억원으로 미미했다.

하지만 올 들어 1분기 640억원,2분기 1130억원 등으로 눈에 띄게 발행이 늘고 있는 추세다.

이번 호에서는 파생결합증권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왜 최근 들어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지는지 등의 이유를 알아보자.

파생결합증권이란

파생결합증권은 신종 파생금융상품이다.

몇 개월 전 이 난(생글생글 18호)을 통해 소개된 적이 있는 ELS(주가연계증권)와 유사한 금융상품이다.

ELS는 대체로 '언제까지 주가지수·종목주가(기초자산)가 가입시점 대비 몇 % 밑으로 빠지지 않거나 일정한 범위 내에 있으면 몇 %의 수익을 제공한다'는 식으로 상품이 설계돼 있는데,최근 1~2년 새 은행 예금과 맞먹을 정도로 보편적인 금융상품이 됐다.

파생결합증권과 ELS가 다른 점은 기초자산이다.

ELS는 기초자산이 코스피지수 같은 주가지수나 삼성전자 같은 특정기업의 주가다.

반면 파생결합증권은 주식 이외의 사실상 모든 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한다.

금리,환율,유가,금,밀 등 농산물,니켈 구리를 비롯한 광물 등등이 그것이다.

한 증권사가 판매한 파생결합증권을 통해 구체적인 예를 살펴보자.한국투자증권은 최근 파생결합증권 3종을 판매했다.

첫째는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 연동형이다.

최소한 연 2% 수익을 보장하되,CD 금리가 만기일인 1년 후 연 4.5% 이상이면 추가 수익이 나는 구조다.

추가수익은 만기일 CD금리가 4.5%를 얼마나 초과했느냐에 따라 최대 8%까지 높아진다.

둘째는 금 가격 연동형이다.

특정한 금 가격(지수)이 가입시점 때보다 만기 시점에 상승했다면,그 상승 폭에 따라 최고 18%의 수익을 제공한다.

마지막은 원·달러 환율 연동형이다.

원·달러 환율이 1년 후 지금보다 하락(원화는 강세,달러화는 약세)할 경우 그 하락 폭에 따라 최고 15%까지 수익이 나는 구조다.

위의 사례는 어디까지나 파생결합증권의 일부분이다.

이런 유형 외에도 국내 증권사들은 지금까지 원유 금 옥수수 커피 면화 설탕 소 돼지 일본리츠 등 다양한 기초자산을 갖고 있는 파생결합증권을 발매한 바 있다.

아직 출시되지 않았지만 나중에는 날씨,이산화탄소 배출권,사회현상 등으로 파생결합증권의 기초자산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다양한 분산투자가 필요한 이유

최근 들어 파생결합증권이 주목을 끌고 있는 이유는 최근 수년 동안 유가와 원유,아연 등 원자재 가격이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예전처럼 주식과 채권에만 투자하면 수익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가격이 오르고 있는 다른 유형의 자산에도 투자할 수 있는 방법에 점차 관심을 갖게 됐다.

가령 최근 급등하는 유가로 예를 들어보자.우리나라가 수입하고 있는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2월 말까지만 해도 배럴당 57달러에 불과했지만,중동 정세불안 등이 겹쳐지면서 7월 중순에는 71달러까지 수직상승했다.

그런데 이 같은 유가 급등은 주식과 채권시장에 악재로 작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우선 유가 상승은 기업의 원가부담을 높여 결국 이익을 감소시키는 요인이 된다.

기업의 이익이 줄면 당연히 주가는 낮아지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또 유가 상승은 채권시장에도 악재가 된다.

유가가 오르면 물가도 동반 상승(인플레이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물가 상승은 금리 인상 요인이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가격이 떨어져 채권 보유자들은 손실을 보게 된다.

유가 상승에 따른 주식과 채권 투자에 따른 손실을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직접 원유를 매입하는 방법도 있겠지만,유가가 오르면 수익이 나는 유가 연동형 파생결합증권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증권시장에는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는 격언이 있다.

이 말은 한마디로 분산투자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아놨다가 그 바구니가 떨어지면 계란이 모두 깨지게 되듯,투자자금을 한 자산에만 '몰빵'투자할 경우 그 자산가격 하락으로 손실이 커지게 되니 여러 자산에 자금을 나눠 투자하라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분산투자의 유용한 수단인 파생결합증권은 갈수록 금융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상열 한국경제신문 증권부 기자 mustafa@hankyung.com

----------------------------------------------------

■ 투자요령은… 수익률 결정짓는 요소 꼼꼼히 살펴야

파생결합증권 투자가 확산될수록 그만큼 투자자의 꼼꼼한 상품 분석이 요구되고 있다. 앞서 설명한 대로 파생결합증권의 기초자산은 매우 많다. 또 수익률이 확정되는 조건도 파생결합증권 상품마다 다르다.

따라서 파생결합증권에 투자할 때는 △유가 금리 등 파생결합증권 수익률을 결정짓는 기초자산이 정확히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이들의 가격 변화로 발생하는 수익구조는 어떠한지 등을 면밀하게 분석해야 한다.

만기 시점까지 유가나 금값 등 기초자산 가격은 오를지,떨어질지에 대해서도 전문가 자문 등을 통해 전망해야 한다.

또 투자 상품의 원금이 보장되는지,만일 원금 손실이 난다면 손실 폭은 최대 얼마인지,원금 손실이 날 위험 대비 수익률이 정기예금 등 안전한 금융상품에 비해 얼마나 큰 메리트가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