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장맛비 속 서울 도심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하는 단체들의 시위로 몸살을 앓았다.
정부가 국민을 설득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한·미 FTA를 둘러싼 찬반 논란은 한국 사회를 다시 두 갈래로 찢어놓고 있다.
최근에는 시위현장에서 반미주장이 제기되는 등 FTA 반대시위가 정치투쟁화하는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과 미국 정부는 지난 10일부터 서울에서 2차 협상을 가지는 등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미 FTA는 과연 독인가 약인가.
반대론자들은 "한·미 FTA는 우리 경제를 미국 경제에 종속되게 만들 것"이라고 걱정한다.
미국의 거대 자본이 허약한 국내시장을 침탈하게 되고 우리 경제는 제2의 IMF 위기 같은 고통을 맞을 것이라는 저주가 쏟아지고 있다.
이에 반해 찬성론자들은 "수입시장 규모만도 1조7000억원에 이르는 미국과 FTA를 맺는 것은 미국이 아닌 한국을 위한 선택"이라며 "과도한 국내시장 보호논리는 장기적으로 우리나라를 후진국에 안주하게 만들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반대론:"미국경제에 종속된다"
반대론자들은 10여년 전인 1994년 미국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맺은 멕시코의 사례를 들며 한·미 FTA가 결국 한국을 미국의 51번째 주(洲)로 전락시킬 것이라고 단정한다.
미국과 나프타를 맺은 이후 외국인 투자가 늘고 미국에 대한 수출도 크게 증가했다고는 하지만 이는 표면상의 착시현상이라는 얘기다.
미국의 다국적 기업들이 멕시코의 저임금을 이용하기 위해 멕시코 국경지역에 공장을 건립한 결과 일시적으로 투자와 수출이 늘어난 것처럼 보였다는 주장이다.
반대론자들은 특히 한·미 FTA는 경쟁력 있는 대기업에만 수출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혜택을 줄 뿐 서비스 시장이 개방되고 사회구조가 치열한 경쟁체제로 개편되면서 국민들의 생활을 더욱 곤궁하게 만들 것이라고 설명한다.
금융 및 투자분야에서도 "미국의 초국적 자본의 한국 진출 가속화로 인해 또 다른 금융위기를 불러올 위험이 있다"고 주장한다.
더구나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하기도 전에 스크린쿼터를 축소한 것을 비롯 소위 4대 선결과제를 해결해주는 등 굴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대등한 협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찬성론:"FTA는 선택 아닌 필수"
이에 대해 찬성론자들은 수출로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을 이룬 한국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FTA 체제에서 절대 소외될 수 없으며,무역개방 효과를 제대로 누리기 위해서라도 미국과 같은 거대경제권과 FTA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미국과의 FTA를 통해 국내 경제구조를 개방체질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이를 통해 중진국 대열에서 벗어나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다는 것.
찬성론자들은 우선 반대론자들이 내세우고 있는 멕시코 사례는 적절한 비교대상이 아니라고 일축한다.
NAFTA 발효 당시 멕시코의 대미 수출의존도가 85%에 달한 데 반해 한국의 대미 수출 의존도는 14.5%에 불과해 단순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또 경제구조 역시 한국과 멕시코는 크게 차이가 난다는 주장이다.
양극화가 심화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양극화의 주원인은 일자리가 부족한 때문"이라며 "한·미 FTA는 고용확대와 경쟁력 강화를 촉진해 경제성장과 양극화를 해소하는 데 오히려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찬성론자들은 나아가 "한·미 FTA를 둘러싸고 무분별하고 과격한 행동으로 반대의사를 표현하는 것은 결코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반대론은 현실에 안주하자는 논리일 뿐"이라고 비판한다.
○생각해볼 점
한국은 경제성장의 거의 3분의 2를 외국과의 교역을 통해 유지하는 무역국가라는 점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운명적으로 태평양을 향해 열린 국가를 지향할 수밖에 없고 바로 그런 개방국가가 한국의 21세기 비전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자원이 부족하고 농업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점,특히 서비스 산업 경쟁력이 매우 후진적이라는 것은 비단 FTA가 아니더라도 신속하게 내부 개혁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열악한 의료 환경,외식업 위주인 자영업,낙후된 교육산업은 비단 FTA가 아니더라도 긴급한 수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이들 내부개혁 항목을 마치 미국의 개방압력에 밀려 추진하는 것처럼 설명하고 있는 정부의 국정운영 방식에 오히려 더 큰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우리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차일피일 미뤄오다 굳이 FTA를 앞두고 미국의 요구에 밀려 추진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는 것이 반미 분위기만 불필요하게 자극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날로 늘어나고 있는 해외 어학연수나 해외 관광 등에 따른 대외지출을 줄이고,법률 등 서비스 시장 가격을 낮추는 것이 서민들에게 득이 되고 양극화도 해소하는 지름길이지만 정부가 이런 개혁을 미뤄왔다는 것이다.
따라서 개방의 속도와 완급을 조절하고 협상을 최대한 우리에게 유리하게 매듭짓는 것이 공허한 찬반논쟁보다 더욱 중요한 대목일 수도 있겠다.
또 시장 개방에 따라 불가피하게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를 지원하는 방안도 조속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
어떤 방안이 피해를 최소화하고 효과는 극대화할 수 있는 길인지 한국경제신문 독자들도 생각해 보자.
○협상 경과는
지난 10일 서울에서 시작된 한·미 FTA 협상은 6월 미국에서 개최된 1차에 이은 2차 협상이다.
현재 한·미 양국은 내년 3월 이전에 협상을 매듭짓는다는 목표로 서울과 워싱턴을 오가며 실무협상을 서두르고 있다.
협상은 16개 분과와 2개 작업반을 중심으로 이뤄지는데 수백명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항목별로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는,양허안과 유보안을 교환해 가면서 진행하게 된다.
공부를 열심히 하고 뚝심도 있어야 장차 국제무대에 나가 국익을 극대화하는 협상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청년 독자 여러분은 결코 잊지 마시기를….
정부가 국민을 설득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한·미 FTA를 둘러싼 찬반 논란은 한국 사회를 다시 두 갈래로 찢어놓고 있다.
최근에는 시위현장에서 반미주장이 제기되는 등 FTA 반대시위가 정치투쟁화하는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과 미국 정부는 지난 10일부터 서울에서 2차 협상을 가지는 등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미 FTA는 과연 독인가 약인가.
반대론자들은 "한·미 FTA는 우리 경제를 미국 경제에 종속되게 만들 것"이라고 걱정한다.
미국의 거대 자본이 허약한 국내시장을 침탈하게 되고 우리 경제는 제2의 IMF 위기 같은 고통을 맞을 것이라는 저주가 쏟아지고 있다.
이에 반해 찬성론자들은 "수입시장 규모만도 1조7000억원에 이르는 미국과 FTA를 맺는 것은 미국이 아닌 한국을 위한 선택"이라며 "과도한 국내시장 보호논리는 장기적으로 우리나라를 후진국에 안주하게 만들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반대론:"미국경제에 종속된다"
반대론자들은 10여년 전인 1994년 미국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맺은 멕시코의 사례를 들며 한·미 FTA가 결국 한국을 미국의 51번째 주(洲)로 전락시킬 것이라고 단정한다.
미국과 나프타를 맺은 이후 외국인 투자가 늘고 미국에 대한 수출도 크게 증가했다고는 하지만 이는 표면상의 착시현상이라는 얘기다.
미국의 다국적 기업들이 멕시코의 저임금을 이용하기 위해 멕시코 국경지역에 공장을 건립한 결과 일시적으로 투자와 수출이 늘어난 것처럼 보였다는 주장이다.
반대론자들은 특히 한·미 FTA는 경쟁력 있는 대기업에만 수출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혜택을 줄 뿐 서비스 시장이 개방되고 사회구조가 치열한 경쟁체제로 개편되면서 국민들의 생활을 더욱 곤궁하게 만들 것이라고 설명한다.
금융 및 투자분야에서도 "미국의 초국적 자본의 한국 진출 가속화로 인해 또 다른 금융위기를 불러올 위험이 있다"고 주장한다.
더구나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하기도 전에 스크린쿼터를 축소한 것을 비롯 소위 4대 선결과제를 해결해주는 등 굴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대등한 협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찬성론:"FTA는 선택 아닌 필수"
이에 대해 찬성론자들은 수출로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을 이룬 한국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FTA 체제에서 절대 소외될 수 없으며,무역개방 효과를 제대로 누리기 위해서라도 미국과 같은 거대경제권과 FTA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미국과의 FTA를 통해 국내 경제구조를 개방체질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이를 통해 중진국 대열에서 벗어나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다는 것.
찬성론자들은 우선 반대론자들이 내세우고 있는 멕시코 사례는 적절한 비교대상이 아니라고 일축한다.
NAFTA 발효 당시 멕시코의 대미 수출의존도가 85%에 달한 데 반해 한국의 대미 수출 의존도는 14.5%에 불과해 단순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또 경제구조 역시 한국과 멕시코는 크게 차이가 난다는 주장이다.
양극화가 심화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양극화의 주원인은 일자리가 부족한 때문"이라며 "한·미 FTA는 고용확대와 경쟁력 강화를 촉진해 경제성장과 양극화를 해소하는 데 오히려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찬성론자들은 나아가 "한·미 FTA를 둘러싸고 무분별하고 과격한 행동으로 반대의사를 표현하는 것은 결코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반대론은 현실에 안주하자는 논리일 뿐"이라고 비판한다.
○생각해볼 점
한국은 경제성장의 거의 3분의 2를 외국과의 교역을 통해 유지하는 무역국가라는 점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운명적으로 태평양을 향해 열린 국가를 지향할 수밖에 없고 바로 그런 개방국가가 한국의 21세기 비전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자원이 부족하고 농업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점,특히 서비스 산업 경쟁력이 매우 후진적이라는 것은 비단 FTA가 아니더라도 신속하게 내부 개혁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열악한 의료 환경,외식업 위주인 자영업,낙후된 교육산업은 비단 FTA가 아니더라도 긴급한 수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이들 내부개혁 항목을 마치 미국의 개방압력에 밀려 추진하는 것처럼 설명하고 있는 정부의 국정운영 방식에 오히려 더 큰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우리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차일피일 미뤄오다 굳이 FTA를 앞두고 미국의 요구에 밀려 추진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는 것이 반미 분위기만 불필요하게 자극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날로 늘어나고 있는 해외 어학연수나 해외 관광 등에 따른 대외지출을 줄이고,법률 등 서비스 시장 가격을 낮추는 것이 서민들에게 득이 되고 양극화도 해소하는 지름길이지만 정부가 이런 개혁을 미뤄왔다는 것이다.
따라서 개방의 속도와 완급을 조절하고 협상을 최대한 우리에게 유리하게 매듭짓는 것이 공허한 찬반논쟁보다 더욱 중요한 대목일 수도 있겠다.
또 시장 개방에 따라 불가피하게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를 지원하는 방안도 조속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
어떤 방안이 피해를 최소화하고 효과는 극대화할 수 있는 길인지 한국경제신문 독자들도 생각해 보자.
○협상 경과는
지난 10일 서울에서 시작된 한·미 FTA 협상은 6월 미국에서 개최된 1차에 이은 2차 협상이다.
현재 한·미 양국은 내년 3월 이전에 협상을 매듭짓는다는 목표로 서울과 워싱턴을 오가며 실무협상을 서두르고 있다.
협상은 16개 분과와 2개 작업반을 중심으로 이뤄지는데 수백명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항목별로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는,양허안과 유보안을 교환해 가면서 진행하게 된다.
공부를 열심히 하고 뚝심도 있어야 장차 국제무대에 나가 국익을 극대화하는 협상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청년 독자 여러분은 결코 잊지 마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