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부터 신문의 증권면에 '어닝(earning·실적)시즌'이란 표현이 부쩍 늘었다.
어닝시즌은 회사가 매출 이익 실적을 발표하는 시기를 뜻한다.
회사의 경영자들이 경영실적을 주가로 평가받는 시기라고도 볼 수 있다.
실적이 좋은 기업은 주가가 오르고 반대로 부진한 기업은 주가가 내려간다.
어닝시즌은 농부가 농산물을 수확하는 과정과 비교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농장에 수십 그루의 포도나무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한 해를 마무리짓는 결실의 시기에 포도가 주렁주렁 열리고 당분도 높다면 농부의 몫이 그만큼 많아진다.
증권시장도 비슷하다.
개별업체들이 열심히 일한 결과 높은 매출과 수익을 얻게 되면 투자자들에게 많은 수익(배당)이 돌아가게 된다.
농장과 증시가 다른 점은 농장은 1년에 한 번 추수를 하지만 증시는 분기마다 실적을 발표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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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은 12월 결산일 경우 1분기(1~3월),반기(1~6월),3분기(7~9월),그리고 결산기(1년간 전체 실적 발표)로 나눠 네 번 실적을 발표한다. 따라서 어닝시즌은 일년에 네 번 있는 셈이다.
어닝시즌은 엄밀히 말하면 분기(반기)가 끝난 후부터 45일 동안 지속된다. 예컨대 2분기 어닝시즌은 7월1일부터 8월15일까지다. 그 사이에 기업들은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등을 집계,투자자들에게 공시한다.
어닝시즌이 다가오면 증권시장에서 주가가 민감하게 움직인다. 투자자들이 다양한 경로로 입수한 정보를 갖고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회사의 주식을 미리 사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신제품 개발로 매출이 크게 늘어난 A사가 7월30일 반기 실적을 공시하기로 했다면 주가는 그 전부터 오르기 시작한다. 애널리스트들도 해당 회사가 실적을 발표하기 전에 자신이 분석한 실적 자료를 내놓는다. 이때 분석 대상 회사의 실적이 아주 나빠졌을 때는 어닝쇼크,좋아졌으면 어닝서프라이즈라고 표현한다.
예컨대 2분기에 A사의 해외 수출이 중단돼 급격한 실적 악화가 예상되면 애널리스트는 '어닝쇼크(실적 충격)' 보고서를 내놓는다. 보통 어닝쇼크 보고서가 나오면 주가는 급락한다. 반면 전분기나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성장세를 보일 경우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라고 해서 주가는 상승 곡선을 그린다. 실적 발표일 이후는 그 다음 분기의 실적 전망으로 관심이 급격히 옮겨진다. 이미 전분기 실적은 주가에 다 반영됐다고 보기 때문이다.
물론 어닝시즌에 개별 기업의 구체적인 실적뿐 아니라 전반적인 업계 경기(업황)도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 A사의 실적 발표 전 해당 분기의 전체 업황이 나빴다면 A사도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발빠른 투자자들이 업황을 따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업황 부진이 A사에도 악재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LCD(액정표시장치)패널 가격이 수요 감소로 떨어지고 있으면 관련 부품업체들의 분기 실적이 나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LCD메이커들이 수요 부족을 이유로 부품 매입을 줄이고 때에 따라 납품가격 인하를 요구할 가능성이 적지 않아서다. 자동차쪽도 마찬가지다. 2분기 내수 판매가 부진하다면 자동차 부품업체들도 직격탄을 맞는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경영진이 새로운 수요처를 뚫어 매출을 늘렸다면 해당 기업은 증권시장에서 단연 인기주로 부각될 것이다.
어닝시즌에 빼놓을 수 없는 게 경쟁사의 동향이다. 예컨대 라이벌 업체가 기존 제품보다 성능이 월등히 향상된 새 제품을 개발,매출이 크게 증가한다면 이는 경쟁관계에 있는 업체에 악재가 될 수 있다. 고객사가 상대방 업체의 제품을 구입할 경우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사실 실적은 1년 내내 기업의 주가를 움직이는 최대 변수다. 어닝시즌에는 예측한 대로 실적이 나오는지가 최대 관심이다. 예측 이상이면 주가는 뛰고 그 이하면 소외될 수밖에 없다.
이영곤 한화증권 연구원은 "어닝시즌은 한 분기 실적을 갈무리하는 성격이 짙다"며 "기업이 예상대로 해당 분기 실적을 올렸는지 확인하는 게 가장 큰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 해당 분기뿐 아니라 다음 분기나 연간 실적도 중시한다"고 덧붙였다.
김진수 한국경제신문 증권부 기자 true@hankyung.com
[ 업계의 경기동향 정보 갖고 분석 ]
주식시장에는 1000개 이상의 종목 주식들이 거래되고 있다. 증권회사들은 그러나 이들 종목을 모두 분석하지 않는다. 대략 유가증권시장 200여개와 코스닥시장 100개가량을 분석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들 종목은 어닝시즌이 되면 증권회사 담당 애널리스트들이 집중분석하게 된다.
애널리스트가 해당 종목의 실적을 추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업계의 경기동향 정보다. 예컨대 반도체 종목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는 D램 및 플래시메모리 가격 동향을 우선적으로 따진다. 또 반도체가 소비되는 PC 판매량도 꼼꼼히 점검한다. 그런 후 해당 기업 탐방에 나선다. 회사에서는 제품 판매량 등을 개략적으로 알려준다. 과거에는 실적 관련 정보를 애널리스트들에게 미리 알려줬지만 몇 년 전부터 증권당국에서 이를 금지했다.
애널리스트는 회사 탐방 자료와 업황을 고려해 먼저 매출을 추정한다. 매출 추정 시 대형 증권사는 자체 개발한 실적 추정 모델(프로그램)을 활용하고 때에 따라서 증권정보제공업체인 fn가이드 등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매출을 전망한 뒤 현금흐름표를 추정하고 현금과 매출의 차이(미스매치)를 따진다.
그렇다면 애널리스트는 기업 실적을 얼마나 정확하게 맞힐까. 이에 대한 정답은 없다. 실적에 근접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실적을 얼마나 정확하게 추정하느냐보다 얼마나 산업과 기업의 추세를 잘 읽어내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매출이 계속 증가세에 있고 영업이익률도 늘고 있다는 것을 제대로 추정하는 게 애널리스트의 능력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이번 분기에 이어 다음 분기에도 매출 성장률이 얼마나 증가할지 등에 대한 바른 전망 제시가 투자자에게 중요한 정보가 된다. 따라서 베스트 애널리스트를 구별하는 잣대는 개별 종목과 업황에 대한 정확한 트렌드를 읽는 것에 달려 있다.
어닝시즌은 회사가 매출 이익 실적을 발표하는 시기를 뜻한다.
회사의 경영자들이 경영실적을 주가로 평가받는 시기라고도 볼 수 있다.
실적이 좋은 기업은 주가가 오르고 반대로 부진한 기업은 주가가 내려간다.
어닝시즌은 농부가 농산물을 수확하는 과정과 비교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농장에 수십 그루의 포도나무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한 해를 마무리짓는 결실의 시기에 포도가 주렁주렁 열리고 당분도 높다면 농부의 몫이 그만큼 많아진다.
증권시장도 비슷하다.
개별업체들이 열심히 일한 결과 높은 매출과 수익을 얻게 되면 투자자들에게 많은 수익(배당)이 돌아가게 된다.
농장과 증시가 다른 점은 농장은 1년에 한 번 추수를 하지만 증시는 분기마다 실적을 발표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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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은 12월 결산일 경우 1분기(1~3월),반기(1~6월),3분기(7~9월),그리고 결산기(1년간 전체 실적 발표)로 나눠 네 번 실적을 발표한다. 따라서 어닝시즌은 일년에 네 번 있는 셈이다.
어닝시즌은 엄밀히 말하면 분기(반기)가 끝난 후부터 45일 동안 지속된다. 예컨대 2분기 어닝시즌은 7월1일부터 8월15일까지다. 그 사이에 기업들은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등을 집계,투자자들에게 공시한다.
어닝시즌이 다가오면 증권시장에서 주가가 민감하게 움직인다. 투자자들이 다양한 경로로 입수한 정보를 갖고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회사의 주식을 미리 사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신제품 개발로 매출이 크게 늘어난 A사가 7월30일 반기 실적을 공시하기로 했다면 주가는 그 전부터 오르기 시작한다. 애널리스트들도 해당 회사가 실적을 발표하기 전에 자신이 분석한 실적 자료를 내놓는다. 이때 분석 대상 회사의 실적이 아주 나빠졌을 때는 어닝쇼크,좋아졌으면 어닝서프라이즈라고 표현한다.
예컨대 2분기에 A사의 해외 수출이 중단돼 급격한 실적 악화가 예상되면 애널리스트는 '어닝쇼크(실적 충격)' 보고서를 내놓는다. 보통 어닝쇼크 보고서가 나오면 주가는 급락한다. 반면 전분기나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성장세를 보일 경우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라고 해서 주가는 상승 곡선을 그린다. 실적 발표일 이후는 그 다음 분기의 실적 전망으로 관심이 급격히 옮겨진다. 이미 전분기 실적은 주가에 다 반영됐다고 보기 때문이다.
물론 어닝시즌에 개별 기업의 구체적인 실적뿐 아니라 전반적인 업계 경기(업황)도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 A사의 실적 발표 전 해당 분기의 전체 업황이 나빴다면 A사도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발빠른 투자자들이 업황을 따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업황 부진이 A사에도 악재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LCD(액정표시장치)패널 가격이 수요 감소로 떨어지고 있으면 관련 부품업체들의 분기 실적이 나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LCD메이커들이 수요 부족을 이유로 부품 매입을 줄이고 때에 따라 납품가격 인하를 요구할 가능성이 적지 않아서다. 자동차쪽도 마찬가지다. 2분기 내수 판매가 부진하다면 자동차 부품업체들도 직격탄을 맞는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경영진이 새로운 수요처를 뚫어 매출을 늘렸다면 해당 기업은 증권시장에서 단연 인기주로 부각될 것이다.
어닝시즌에 빼놓을 수 없는 게 경쟁사의 동향이다. 예컨대 라이벌 업체가 기존 제품보다 성능이 월등히 향상된 새 제품을 개발,매출이 크게 증가한다면 이는 경쟁관계에 있는 업체에 악재가 될 수 있다. 고객사가 상대방 업체의 제품을 구입할 경우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사실 실적은 1년 내내 기업의 주가를 움직이는 최대 변수다. 어닝시즌에는 예측한 대로 실적이 나오는지가 최대 관심이다. 예측 이상이면 주가는 뛰고 그 이하면 소외될 수밖에 없다.
이영곤 한화증권 연구원은 "어닝시즌은 한 분기 실적을 갈무리하는 성격이 짙다"며 "기업이 예상대로 해당 분기 실적을 올렸는지 확인하는 게 가장 큰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 해당 분기뿐 아니라 다음 분기나 연간 실적도 중시한다"고 덧붙였다.
김진수 한국경제신문 증권부 기자 true@hankyung.com
[ 업계의 경기동향 정보 갖고 분석 ]
주식시장에는 1000개 이상의 종목 주식들이 거래되고 있다. 증권회사들은 그러나 이들 종목을 모두 분석하지 않는다. 대략 유가증권시장 200여개와 코스닥시장 100개가량을 분석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들 종목은 어닝시즌이 되면 증권회사 담당 애널리스트들이 집중분석하게 된다.
애널리스트가 해당 종목의 실적을 추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업계의 경기동향 정보다. 예컨대 반도체 종목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는 D램 및 플래시메모리 가격 동향을 우선적으로 따진다. 또 반도체가 소비되는 PC 판매량도 꼼꼼히 점검한다. 그런 후 해당 기업 탐방에 나선다. 회사에서는 제품 판매량 등을 개략적으로 알려준다. 과거에는 실적 관련 정보를 애널리스트들에게 미리 알려줬지만 몇 년 전부터 증권당국에서 이를 금지했다.
애널리스트는 회사 탐방 자료와 업황을 고려해 먼저 매출을 추정한다. 매출 추정 시 대형 증권사는 자체 개발한 실적 추정 모델(프로그램)을 활용하고 때에 따라서 증권정보제공업체인 fn가이드 등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매출을 전망한 뒤 현금흐름표를 추정하고 현금과 매출의 차이(미스매치)를 따진다.
그렇다면 애널리스트는 기업 실적을 얼마나 정확하게 맞힐까. 이에 대한 정답은 없다. 실적에 근접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실적을 얼마나 정확하게 추정하느냐보다 얼마나 산업과 기업의 추세를 잘 읽어내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매출이 계속 증가세에 있고 영업이익률도 늘고 있다는 것을 제대로 추정하는 게 애널리스트의 능력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이번 분기에 이어 다음 분기에도 매출 성장률이 얼마나 증가할지 등에 대한 바른 전망 제시가 투자자에게 중요한 정보가 된다. 따라서 베스트 애널리스트를 구별하는 잣대는 개별 종목과 업황에 대한 정확한 트렌드를 읽는 것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