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론 < 안종범 성균관대 교수.경제학 >
☞한국경제신문 6월16일자 A38면
앞으로 40년 후면 지금 20대 젊은이들은 은퇴한다.
그런데 지금대로라면 이들에게 줄 연금이 없다.
아니 줄 수는 있다.
지금 10대부터 앞으로 태어날 세대들에게 국민연금 보험료를 지금의 9%에서 30% 정도로 올려 받으면 된다.
왜 이런 비극이 생기는가? 한마디로 '조금 내고 많이 받는' 후한 국민연금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보험료로 낸 것에 비해 연금으로 받는 비율인 수익비가 무려 2.4 정도다.
그 어떤 장기 보험상품도 수익비가 1을 넘을 수 없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는 엄청난 수치다.
그런데 왜 못 고쳤나? 한마디로 연금문제를 사실대로 국민들에게 보여주지 않은 채 늘 정치 공방의 대상으로만 삼았기 때문이다.
연금기금 고갈 가능성을 우리 국민이 알게 된 것은 꽤 오랜 일이지만,그 이유에 대해서 솔직히 말해준 정치인은 드물었다.
오죽하면 국민연금기금을 증권에 투자했다가 원금을 날려서 그렇다고 잘못 알려지는 일까지 있었을까.
그러면 이제는 어떻게 해야 하나? 우선 정부안과 한나라당 안을 비교해 보자.정부는 보험료를 15.9%까지 높이고,40년 가입 기준으로 연금 급여 수준을 50%로 낮추는 안을 내놓았다.
한편 한나라당 안은 우선 연금을 기초연금과 소득비례연금으로 이원화하고,기초연금은 현재 연금 사각지대를 포함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며 재원은 일반회계 즉,세금으로 조달한다는 것이 골자다.
그리고 재정 안정화를 위해서는 보험료는 9%에서 7%로 낮추고 급여 수준을 40%로 낮추자는 것이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한나라당 안을 대폭 받아들였다면서 새로운 안을 내놓았다.
원래 정부 안에 비해 보험료는 덜 높여서 12~13% 정도로 하고 급여 수준은 한나라당과 같이 40%까지 낮추자는 것이다.
또 한나라당의 기초연금안과 비슷한 형태라면서 '기초노령연금제'를 제시했다.
얼핏 보면,이번 복지부 안과 한나라당 안은 상당히 근접하여 금방이라도 합의점을 찾을 것만 같다.
그러나 여전히 두 가지 점에서 복지부 안과 한나라당 안 간에는 큰 차이가 있다.
첫째,한나라당 안은 현재의 연금 구조를 기초연금과 소득비례연금으로 분리하는 반면,복지부 안은 기존 통합체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둘째,명칭은 비슷하지만 복지부가 새로 제안한 기초노령연금제는 기존 경로 수당을 확대하는 것으로 연금체계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다.
한나라당 기초연금제의 경우 기존 연금체계를 이원화하면서 여전히 연금체계 내에 두고 있다는 점과는 사뭇 다르다.
어쨌든 이제는 끝을 내야 한다.
지금 거론되고 있는 개혁안만 해도 열 개가 넘을 정도라서 어떤 형태로든 접점을 찾아 연금개혁의 대타협안을 만들어야 한다.
'연금재정 안정화'와 '사각지대 해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자는 것이다.
여기서 필자가 제시하는 대타협안은 한나라당 안을 기초로 하되,재원 소요를 대폭 줄이기 위해 기초연금의 대상을 대폭 줄인 뒤 그 대상을 점진적으로 확대하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일정 소득 이상의 고소득층의 배우자는 당분간 대상에서 제외시키자는 것이다.
사실 한나라당 안의 뿌리는 1997년 구성한 국민연금개선기획단의 권고안에서 찾을 수 있다.
당시 전문가와 이해집단이 1년 정도 머리를 맞대고 짜낸 안이 바로 연금을 기초연금과 소득비례연금으로 이원화하고 급여를 40%로 줄이는 것이었다.
이러한 연금체계의 이원화는 세계은행,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그리고 국제노동기구(ILO)와 같은 대부분의 국제기구가 권고하는 안이기도 하다.
이러한 대타협의 전제는 여야와 정부 모두가 연금으로 그 어떠한 정치적 이익을 볼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는 국민들이 모든 것을 정확히 알고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전문가들을 총동원해 연금 대타협을 위한 토론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
정치적 계산으로 연금개혁을 미루고 있는 하루하루가 지금 20대 이하 청소년의 미래 고통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연금개혁은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 >
국민연금은 '저출산·고령화'와 단짝처럼 붙어다니는 이슈다.
저출산·고령화가 초래하는 국민들의 노후 빈곤,국가 재정 압박,국가 경제 파탄 등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안종범 교수는 칼럼에서 "국민연금 개혁이 시급하다"는 전제 아래 여야가 정치적 이해를 떠나 국민들에게 실태를 정확히 알리고 국민연금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국민연금 개혁을 미루면 미래 세대,즉 현재 고등학생 이하 청소년들이 나이가 들어 짊어져야 할 부담이 엄청나게 늘어난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연금이란 국가가 개인이 일을 해서 돈을 벌 때 일정액(보험료)을 강제로 거둬 두었다 나이가 들면 매달 연금을 지급하는 사회보험이다.
그렇다면 왜 나라가 개인의 노후에 신경을 쓸까? 이 문제를 이해하려면 먼저 사회보험의 취지를 알아두어야 한다.
사회보험은 우리가 드는 일반적인 암보험,생명보험 등과 마찬가지로 국가 차원에서 미래에 닥칠지 모르는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개인은 '당장의 이해'에 급급해 미래에 대비하는 데 소홀한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일정 부분 국가가 개입해야 한다는 전제다.
그럼 지금 연금 제도는 왜 고쳐야 할까? 연금은 지금 일을 하는 세대가 낸 보험료로 현재의 노인층에 돈을 주는 구조다.
그런데 저출산·고령화로 일할 사람,즉 보험료를 내는 사람은 빠르게 줄어드는 대신 나이든 사람,즉 연금을 받을 사람은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다.
현재처럼 낸 보험료보다 받는 연금이 훨씬 많은 구조를 고치지 않으면 점점 들어오는 것보다 나가는 것이 많아져 연금 재정이 바닥난다.
그렇게 되면 세금을 털어 연금을 지급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근로자들의 세금을 올려야 한다.
거대한 세금 부담은 조세 저항을 부를 것이고,보험료 납부 계층(젊은 세대)과 연금 수급 계층(노인 세대) 간 갈등에 따른 사회 혼란이 초래될 공산이 크다.
하지만 '미래'를 위해 보험료를 올리고 받는 연금을 깎는다는 것은 지지율을 떨어뜨릴 정책이어서 정치권은 선뜻 총대를 메지 않고 있다.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인 셈이다.
안 교수가 제시한 대안을 꼼꼼히 읽어 보고 스스로 국민연금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생각해 보자.국민연금 개혁은 논·구술 주제로도 중요하지만 20대 이하 청소년 여러분의 미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문제니까 말이다.
김혜수 한국경제신문 경제교육연구소 기자 dearsoo@hankyung.com
☞한국경제신문 6월16일자 A38면
앞으로 40년 후면 지금 20대 젊은이들은 은퇴한다.
그런데 지금대로라면 이들에게 줄 연금이 없다.
아니 줄 수는 있다.
지금 10대부터 앞으로 태어날 세대들에게 국민연금 보험료를 지금의 9%에서 30% 정도로 올려 받으면 된다.
왜 이런 비극이 생기는가? 한마디로 '조금 내고 많이 받는' 후한 국민연금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보험료로 낸 것에 비해 연금으로 받는 비율인 수익비가 무려 2.4 정도다.
그 어떤 장기 보험상품도 수익비가 1을 넘을 수 없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는 엄청난 수치다.
그런데 왜 못 고쳤나? 한마디로 연금문제를 사실대로 국민들에게 보여주지 않은 채 늘 정치 공방의 대상으로만 삼았기 때문이다.
연금기금 고갈 가능성을 우리 국민이 알게 된 것은 꽤 오랜 일이지만,그 이유에 대해서 솔직히 말해준 정치인은 드물었다.
오죽하면 국민연금기금을 증권에 투자했다가 원금을 날려서 그렇다고 잘못 알려지는 일까지 있었을까.
그러면 이제는 어떻게 해야 하나? 우선 정부안과 한나라당 안을 비교해 보자.정부는 보험료를 15.9%까지 높이고,40년 가입 기준으로 연금 급여 수준을 50%로 낮추는 안을 내놓았다.
한편 한나라당 안은 우선 연금을 기초연금과 소득비례연금으로 이원화하고,기초연금은 현재 연금 사각지대를 포함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며 재원은 일반회계 즉,세금으로 조달한다는 것이 골자다.
그리고 재정 안정화를 위해서는 보험료는 9%에서 7%로 낮추고 급여 수준을 40%로 낮추자는 것이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한나라당 안을 대폭 받아들였다면서 새로운 안을 내놓았다.
원래 정부 안에 비해 보험료는 덜 높여서 12~13% 정도로 하고 급여 수준은 한나라당과 같이 40%까지 낮추자는 것이다.
또 한나라당의 기초연금안과 비슷한 형태라면서 '기초노령연금제'를 제시했다.
얼핏 보면,이번 복지부 안과 한나라당 안은 상당히 근접하여 금방이라도 합의점을 찾을 것만 같다.
그러나 여전히 두 가지 점에서 복지부 안과 한나라당 안 간에는 큰 차이가 있다.
첫째,한나라당 안은 현재의 연금 구조를 기초연금과 소득비례연금으로 분리하는 반면,복지부 안은 기존 통합체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둘째,명칭은 비슷하지만 복지부가 새로 제안한 기초노령연금제는 기존 경로 수당을 확대하는 것으로 연금체계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다.
한나라당 기초연금제의 경우 기존 연금체계를 이원화하면서 여전히 연금체계 내에 두고 있다는 점과는 사뭇 다르다.
어쨌든 이제는 끝을 내야 한다.
지금 거론되고 있는 개혁안만 해도 열 개가 넘을 정도라서 어떤 형태로든 접점을 찾아 연금개혁의 대타협안을 만들어야 한다.
'연금재정 안정화'와 '사각지대 해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자는 것이다.
여기서 필자가 제시하는 대타협안은 한나라당 안을 기초로 하되,재원 소요를 대폭 줄이기 위해 기초연금의 대상을 대폭 줄인 뒤 그 대상을 점진적으로 확대하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일정 소득 이상의 고소득층의 배우자는 당분간 대상에서 제외시키자는 것이다.
사실 한나라당 안의 뿌리는 1997년 구성한 국민연금개선기획단의 권고안에서 찾을 수 있다.
당시 전문가와 이해집단이 1년 정도 머리를 맞대고 짜낸 안이 바로 연금을 기초연금과 소득비례연금으로 이원화하고 급여를 40%로 줄이는 것이었다.
이러한 연금체계의 이원화는 세계은행,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그리고 국제노동기구(ILO)와 같은 대부분의 국제기구가 권고하는 안이기도 하다.
이러한 대타협의 전제는 여야와 정부 모두가 연금으로 그 어떠한 정치적 이익을 볼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는 국민들이 모든 것을 정확히 알고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전문가들을 총동원해 연금 대타협을 위한 토론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
정치적 계산으로 연금개혁을 미루고 있는 하루하루가 지금 20대 이하 청소년의 미래 고통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연금개혁은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 >
국민연금은 '저출산·고령화'와 단짝처럼 붙어다니는 이슈다.
저출산·고령화가 초래하는 국민들의 노후 빈곤,국가 재정 압박,국가 경제 파탄 등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안종범 교수는 칼럼에서 "국민연금 개혁이 시급하다"는 전제 아래 여야가 정치적 이해를 떠나 국민들에게 실태를 정확히 알리고 국민연금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국민연금 개혁을 미루면 미래 세대,즉 현재 고등학생 이하 청소년들이 나이가 들어 짊어져야 할 부담이 엄청나게 늘어난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연금이란 국가가 개인이 일을 해서 돈을 벌 때 일정액(보험료)을 강제로 거둬 두었다 나이가 들면 매달 연금을 지급하는 사회보험이다.
그렇다면 왜 나라가 개인의 노후에 신경을 쓸까? 이 문제를 이해하려면 먼저 사회보험의 취지를 알아두어야 한다.
사회보험은 우리가 드는 일반적인 암보험,생명보험 등과 마찬가지로 국가 차원에서 미래에 닥칠지 모르는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개인은 '당장의 이해'에 급급해 미래에 대비하는 데 소홀한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일정 부분 국가가 개입해야 한다는 전제다.
그럼 지금 연금 제도는 왜 고쳐야 할까? 연금은 지금 일을 하는 세대가 낸 보험료로 현재의 노인층에 돈을 주는 구조다.
그런데 저출산·고령화로 일할 사람,즉 보험료를 내는 사람은 빠르게 줄어드는 대신 나이든 사람,즉 연금을 받을 사람은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다.
현재처럼 낸 보험료보다 받는 연금이 훨씬 많은 구조를 고치지 않으면 점점 들어오는 것보다 나가는 것이 많아져 연금 재정이 바닥난다.
그렇게 되면 세금을 털어 연금을 지급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근로자들의 세금을 올려야 한다.
거대한 세금 부담은 조세 저항을 부를 것이고,보험료 납부 계층(젊은 세대)과 연금 수급 계층(노인 세대) 간 갈등에 따른 사회 혼란이 초래될 공산이 크다.
하지만 '미래'를 위해 보험료를 올리고 받는 연금을 깎는다는 것은 지지율을 떨어뜨릴 정책이어서 정치권은 선뜻 총대를 메지 않고 있다.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인 셈이다.
안 교수가 제시한 대안을 꼼꼼히 읽어 보고 스스로 국민연금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생각해 보자.국민연금 개혁은 논·구술 주제로도 중요하지만 20대 이하 청소년 여러분의 미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문제니까 말이다.
김혜수 한국경제신문 경제교육연구소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