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도움없이 명문대를 졸업할 것.혼자 몸으로 해외유학을 마칠 것.해군장교로 복무할 것.'
스웨덴 최대 재벌인 발렌베리 가문에서 최고경영자(CEO)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하는 필요조건이다.
스웨덴 국내총생산(GDP)의 30%와 스웨덴증권거래소 시가총액의 40%를 차지하는 발렌베리 가문을 이끄는 수장이라면 이 정도의 엄격한 자격기준은 충족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재벌'이 본격 화두로 떠오르면서 함께 소개되기 시작한 발렌베리는 자회사들의 독립경영과 적극적인 사회공헌을 확고한 원칙으로 삼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런 이유때문에 발렌베리는 150년에 걸쳐 5대째 세습경영을 하고 있지만 스웨덴 국민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 2003년엔 이건희 삼성 회장이 아들 이재용 상무,이학수 전략기획실 부회장 등과 함께 스웨덴을 방문,발렌베리가 사람들을 잇따라 만나면서 '삼성의 벤치마크'로 주목받기도 했다.
◆유럽 최대 기업 왕국
발렌베리 가문의 기업역사는 1856년 오스카 발렌베리가 스톡홀름 엔실다 은행(SEB)을 창업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발렌베리가는 항공 산업공구 제지 의료기 등 여러 산업에 진출,세계적인 기업을 키웠다.
에릭슨 일렉트로룩스 ABB 스카니아 사브 아스트라제네카 등이 대표적인 발렌베리가 기업들이다.
이같은 유명 기업들을 기반으로 발렌베리가는 유럽 최대 기업 왕국을 일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발렌베리가의 기업이나 상품에는 '발렌베리'라는 이름이 붙는게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이름에서부터 자회사들의 독립경영을 보장하고 있는 셈이다.
독립경영을 위해 발렌베리가는 능력있는 전문경영인들에게 자회사의 경영권을 일임한다.
대신 지주회사인 인베스터를 통해 자회사들에 대한 지배권을 행사할 뿐이다.
◆"소유권은 책임이다"
이 인베스터는 발렌베리가의 여러 재단이 지배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발렌베리가 기업들의 경영수익은 배당을 통해 인베스터를 거쳐 각 재단으로 들어가게 돼 있다.
발렌베리가의 부가 인베스터의 주요 주주인 재단에 차곡차곡 쌓여가는 구조인 것이다.
그래서 발렌베리가 오너들의 재산은 그리 많지 않다.
현재 발렌베리가의 대부로 인베스터의 명예회장을 맡고 있는 창업주의 증손자인 피터 발렌베리 1세의 재산은 지난해 기준 199억원에 불과하다.
그의 아들인 인베스터의 회장 야콥 발렌베리도 52억원의 재산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이처럼 오너들이 자신의 재산을 축적하는데 열을 올리지 않는 것은 '소유권은 특권이 아니라 책임이다'라는 발렌베리가의 전통과도 맥이 닿아 있다.
발렌베리가 사람들은 가문의 부를 누리기보다는 이를 잘 관리하고 키우는 것을 자신들의 임무로 생각한다.
이 때문에 자녀를 CEO에 앉히기 전에 엄격한 기준을 충족시킬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적극적인 사회공헌
발렌베리가 재단들에 모인 수익금은 '사회적 책임을 적극적으로 실천한다'는 가문의 방침에 따라 각종 사회공헌 활동에 쓰인다.
스웨덴의 다른 재벌기업들이 무거운 세금을 피해 스위스 등지로 빠져나가는 동안에도 발렌베리가는 노벨재단보다 훨씬 큰 규모의 공익재단을 만들어 스웨덴의 첨단 과학기술 발전을 지원했다.
크누트앤앨리스 발렌베리재단,마리앤느앤마쿠스 발렌베리재단,마쿠스앤아말리아 발렌베리추모재단 등은 과학기술 연구비를 집중 지원하는 것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
기업의 경영성과가 자연스럽게 사회 전체로 환원되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이런 사회공헌을 높이 사 스웨덴 국민들은 발렌베리 오너 일가가 차등의결권을 통해 가문의 지배권을 유지하는 것을 인정해주고 있다.
차등의결권 주식이란 다른 주식에 비해 의결권을 많이 갖는 대신 배당 등 경제적 이익은 제한하는 주식이다.
발렌베리가 재단들이 인베스터의 지분 21%를 갖고 있지만 의결권은 45.2%를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차등의결권 덕분이다.
장경영 한국경제신문 국제부 기자 longrun@hankyung.com
스웨덴 최대 재벌인 발렌베리 가문에서 최고경영자(CEO)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하는 필요조건이다.
스웨덴 국내총생산(GDP)의 30%와 스웨덴증권거래소 시가총액의 40%를 차지하는 발렌베리 가문을 이끄는 수장이라면 이 정도의 엄격한 자격기준은 충족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재벌'이 본격 화두로 떠오르면서 함께 소개되기 시작한 발렌베리는 자회사들의 독립경영과 적극적인 사회공헌을 확고한 원칙으로 삼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런 이유때문에 발렌베리는 150년에 걸쳐 5대째 세습경영을 하고 있지만 스웨덴 국민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 2003년엔 이건희 삼성 회장이 아들 이재용 상무,이학수 전략기획실 부회장 등과 함께 스웨덴을 방문,발렌베리가 사람들을 잇따라 만나면서 '삼성의 벤치마크'로 주목받기도 했다.
◆유럽 최대 기업 왕국
발렌베리 가문의 기업역사는 1856년 오스카 발렌베리가 스톡홀름 엔실다 은행(SEB)을 창업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발렌베리가는 항공 산업공구 제지 의료기 등 여러 산업에 진출,세계적인 기업을 키웠다.
에릭슨 일렉트로룩스 ABB 스카니아 사브 아스트라제네카 등이 대표적인 발렌베리가 기업들이다.
이같은 유명 기업들을 기반으로 발렌베리가는 유럽 최대 기업 왕국을 일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발렌베리가의 기업이나 상품에는 '발렌베리'라는 이름이 붙는게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이름에서부터 자회사들의 독립경영을 보장하고 있는 셈이다.
독립경영을 위해 발렌베리가는 능력있는 전문경영인들에게 자회사의 경영권을 일임한다.
대신 지주회사인 인베스터를 통해 자회사들에 대한 지배권을 행사할 뿐이다.
◆"소유권은 책임이다"
이 인베스터는 발렌베리가의 여러 재단이 지배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발렌베리가 기업들의 경영수익은 배당을 통해 인베스터를 거쳐 각 재단으로 들어가게 돼 있다.
발렌베리가의 부가 인베스터의 주요 주주인 재단에 차곡차곡 쌓여가는 구조인 것이다.
그래서 발렌베리가 오너들의 재산은 그리 많지 않다.
현재 발렌베리가의 대부로 인베스터의 명예회장을 맡고 있는 창업주의 증손자인 피터 발렌베리 1세의 재산은 지난해 기준 199억원에 불과하다.
그의 아들인 인베스터의 회장 야콥 발렌베리도 52억원의 재산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이처럼 오너들이 자신의 재산을 축적하는데 열을 올리지 않는 것은 '소유권은 특권이 아니라 책임이다'라는 발렌베리가의 전통과도 맥이 닿아 있다.
발렌베리가 사람들은 가문의 부를 누리기보다는 이를 잘 관리하고 키우는 것을 자신들의 임무로 생각한다.
이 때문에 자녀를 CEO에 앉히기 전에 엄격한 기준을 충족시킬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적극적인 사회공헌
발렌베리가 재단들에 모인 수익금은 '사회적 책임을 적극적으로 실천한다'는 가문의 방침에 따라 각종 사회공헌 활동에 쓰인다.
스웨덴의 다른 재벌기업들이 무거운 세금을 피해 스위스 등지로 빠져나가는 동안에도 발렌베리가는 노벨재단보다 훨씬 큰 규모의 공익재단을 만들어 스웨덴의 첨단 과학기술 발전을 지원했다.
크누트앤앨리스 발렌베리재단,마리앤느앤마쿠스 발렌베리재단,마쿠스앤아말리아 발렌베리추모재단 등은 과학기술 연구비를 집중 지원하는 것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
기업의 경영성과가 자연스럽게 사회 전체로 환원되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이런 사회공헌을 높이 사 스웨덴 국민들은 발렌베리 오너 일가가 차등의결권을 통해 가문의 지배권을 유지하는 것을 인정해주고 있다.
차등의결권 주식이란 다른 주식에 비해 의결권을 많이 갖는 대신 배당 등 경제적 이익은 제한하는 주식이다.
발렌베리가 재단들이 인베스터의 지분 21%를 갖고 있지만 의결권은 45.2%를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차등의결권 덕분이다.
장경영 한국경제신문 국제부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