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와 친디아(CHINDIA·중국과 인도)의 일원.세계 경제의 새로운 성장 엔진.'슈퍼 코끼리'로 불리는 인도의 힘은 어디서 나올까.

전문가들은 11억명(2005년 기준)에 달하는 거대 인구를 첫손에 꼽는다.

인도 인구는 2030년께 세계 1위 인구대국인 중국을 따라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인구 50% 이상이 25세 미만인 '젊은 나라'라는 강점도 있다.


전 세계 기업에 거대한 소비시장을 제공하고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경제가 지속 성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엄청난 인구가 힘의 원천이라는 얘기다.

인도의 높은 교육열은 '인구의 저력'에 한층 기대를 걸게 한다.

인도공과대학(IIT) 등에서 양질의 엔지니어를 매년 수십만명씩 쏟아내는 데 힘입어 인도는 글로벌 아웃소싱 기지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엔 중·고교 과정을 가르치는 인도의 한 명문 사립학교가 '교육파워'를 입증하며 세계적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기업들의 '경영진 양성소'로 급부상하고 있는 '둔 스쿨(Doon School)'이 그 주인공이다.

○미국 재계가 주목하는 '둔 보이'

인도 뉴델리에서 북동쪽으로 225km 떨어진 히말라야 산기슭에 자리잡은 둔 스쿨은 남학생만 입학시켜 스파르타식으로 교육하며 수도사적 생활방식을 가르치는 인도의 엘리트 학교다.

인도의 전 총리 라지브 간디도 이 학교에서 교육을 받았다.

71년 전통을 자랑하는 둔 스쿨의 졸업생들은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등 금융회사와 군수업체 레이시온 등 미국 주요 기업의 요직에 대거 진출,미 재계에서 막강한 '둔 보이(Doon boy)'인맥을 형성하고 있다.

'둔 보이'들은 금융회사에 가장 많이 진출해 있다.

씨티그룹의 북아메리카 신용카드 사업 사장,메릴린치의 통화담당 선임 임원이 이 학교 출신이고 골드만삭스의 파트너로 뛰고 있는 둔 보이도 있다.

세계적 컨설팅회사인 맥킨지의 뉴욕사무소장 비크람 말호트라도 둔 스쿨을 졸업했다.

다른 여러 컨설팅업체와 인터넷기업,군수업체 등에서도 임원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이들은 대학을 마치고 기업에서 일자리를 구하려는 후배들을 적극 지원한다.

미국과 영국의 명문대학에 진학하는 둔 스쿨 졸업생 비중이 3∼4년 전에는 30∼35%였지만 지난해엔 50%를 넘었고 올해는 7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미 기업의 둔 스쿨 인맥이 더욱 탄탄해질 것임을 예고하는 셈이다.

○상류층 학생들 엄격하게 교육

둔 스쿨 재학생 500명은 일요일을 빼곤 매일 아침 6시15분에 일어나 20분 동안 군대식 체조를 한 뒤 아침식사 전 2개 수업을 받는다.

이어 점심시간 전에 5개 수업을 소화해야 한다.

이 같은 강도 높은 교육 덕분에 17세 학생이 공인회계사 수준의 회계문제를 풀 정도다.

이 학교의 입학생들은 대부분 저명한 기업인이나 정치인의 아들이다.

학교측은 상류층 자녀들로선 상상도 하지 못했던 나무 가지치기나 유리창 청소 같은 일을 시킨다.

학생들은 겨울에도 난방을 하지 않는 교실에서 공부해야 하고 휴대폰이나 돈을 갖는 것도 금지된다.

교사 몰래 돈을 가지고 있는 것이 발각되면 해당 학생은 일요일에 외출하지 못하고 학교에 머물러야 한다.

학교 규율을 어긴 학생은 하키 스틱이나 크리켓 배트로 엉덩이를 두드려 맞는 체벌도 감수해야 한다.

○'둔 걸'(Doon Girl) 시대도 연다

둔 스쿨의 스파르타식 교육방식에 대해 시대 흐름에 역행한다는 비판도 있다.

이와 관련,2003년 부임한 칸티 바지파이 교장은 각종 격식을 철폐하는 등 개혁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엔 졸업생들의 반대에도 불구,이 학교 교사의 딸들에 대해 입학을 허용키로 했다.

여기에 인도 정부가 사립학교 입학생의 4분의 1을 소외 계층 학생에게 배정하는 법률을 도입할 예정이어서 상류층 자녀들에게만 주어졌던 둔 스쿨 입학 기회가 하위계층에게도 돌아갈 수 있게 됐다.

비판의 소지는 있지만 둔 스쿨과 같은 인도의 엄격한 인재양성 교육이 인도가 지구촌 최대의 '인재 수출국'으로 도약한 디딤돌이 된 것만은 분명하다.

인도 정부는 지역 간 교육격차 해소와 계층 간 균등한 교육기회 부여 등을 교육목표로 삼아 국내총생산의 6%를 교육에 투자하고 있다.

학교에서는 영어와 힌디어,각 주의 공용어 등 3개 언어를 가르친다.

장경영 한국경제신문 국제부 기자 longrun@hankyung.com


< 인도, 3년내 두자릿수 성장 기대감 >

인도 경제는 성장가도를 고속 질주하고 있다.

올 1∼3월 경제성장률은 9.3%로 당초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인도 사상 최고기록이다.

인도 정부 안에선 3년 내 두자릿수 성장도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인도 정부는 2005 회계연도(2005년 4월∼2006년 3월)의 4·4분기 경제성장률이 9.3%에 달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에 따라 2005 회계연도 전체 성장률은 당초 전망치(8.1%)보다 상승한 8.4%로 추정됐다.

농업부문의 괄목할 만한 성장과 활발해진 소비 지출 덕분이었다.

팔라니아판 치담바람 인도 재무장관은 "밀이나 쌀을 재배하는 대신 과일과 원예농업에 관심을 갖도록 농민들을 설득해 이 부문의 수출을 늘린 결과 농업부문이 5.5%의 비약적인 성장률을 기록,경제성장에 크게 이바지했다"고 설명했다.

소비지출 증가율도 1년 전 10.2%에서 12.9%로 뛰어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인도가 이처럼 강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중국과 함께 두자릿수 성장률을 달성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치담바람 장관은 "두자릿수 성장은 세 가지 숫자에 의해 가능한 목표"라며 "농업부문의 4% 성장,제조업의 12% 성장,서비스부문의 12% 성장이 그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농업과 서비스부문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이번에 8.9%의 성장률을 보인 제조업을 좀더 육성하면 두자릿수 성장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