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uld you give me a hand?" "Sorry. Sorry. I can't English!!!"

거리에서 외국인이 도움을 청해올 때 자신있게 도와준다고 나설 수 있는 학생은 얼마나 될까? 그저 '쏘리'를 연발하며 꽁무니를 빼는 게 우리 모습 아닐까?

영어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떼려고 해도 뗄 수 없는 부분이 됐다.

75개국 7억5000만명이 영어를 모국어나 공용어로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웬만큼 의사 소통이 가능한 사람까지 합치면 영어 사용 인구는 세계 인구의 4분의 1가량인 16억명에 이른다.

우리나라 학생들도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교까지 영어를 끊임없이 배운다.

사교육 1번지 강남 같은 경우 학생들은 유치원 때부터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에 이르는 고액 영어 교육을 받는다고 한다.

영어 사교육 시장 규모가 5조원에 이르고 연간 해외 유학 연수 비용만 50억달러에 이른다는 통계도 나와 있다.

이렇게 많은 돈과 노력을 쏟아붓는데도 불구하고 거리에서 만나는 외국인 앞에서 당당히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학생은 그리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노르웨이 오슬로 국립대학 박노자 교수의 영어 교육과 관련한 칼럼을 읽은 적이 있다.

노르웨이의 체계화한 영어 시스템과 영어를 자연스럽게 쓰는 교육 환경 덕분에 사교육을 전혀 받지 않고도 대부분 학생들이 영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한다고 한다.

그들에게 영어는 생활이고 삶의 한 부분이다.

야간 자율학습이 끝나고 학원으로 과외로 영어 수업을 듣기 위해 졸린 눈을 비비며 가는 우리 학생들과 비교해 볼 때 부럽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의 영어 교육도 이제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소위 입시에 맞춰진 영어 교육을 이제 탈피해야 한다.

학생들에게 교과서만 줄줄 읽으면서 외우게 하거나 쉽게 답 찍는 요령을 가르치는 것이 아닌 학생들이 영어를 생활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원어민 교사와 영어로 대화하면서 영어를 시험의 한 부분이 아닌 그저 언어로 받아들이는 것은 우리 입시 환경에서 아직 무리일까?

서울 학생들 중 하루 평균 13명 정도가 외국으로 유학을 떠난다고 한다.

이들 가운데는 보다 넓은 세계 속에서 세계의 인재들과 경쟁하기 위해 유학을 떠나는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또 그저 영어를 잘하기 위해 무작정 비행기에 오르는 학생도 있을 것이다.

국내의 영어 배움 환경이 잘 구축되고 저렴하게 영어를 공부할 수 있다면 영어를 배우기 위해 외국행 비행기에 오르는 학생들의 발길을 돌릴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영어는 현대 사회에서 충분 조건이 아닌 필요 조건이 되고 있다.

상당수 기업이 영어구사 능력을 입사시 기본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고 승진에도 영어 실력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초·중·고교 정규 교육 과정을 거치고도 영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하는 학생들이 적다는 것은 우리 교육 시스템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국의 학생들이 영어를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서 사용할 수 있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소망해 본다.


김우근 생글 기자(문일고 3년) qpfmakcn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