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경제신문인 생글생글을 발간하고 있는 한국경제신문 경제교육연구소는 대학에서도 경제교육 사업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각 분야 전문가들과 노련한 현장 기자들이 주제별로 팀을 이루어 대학생들에게 시사경제 이슈들을 가르치는 것. 생글생글 독자인 지금의 고교생들이 대학에 진학하면 시사경제 과목을 통해 다시 한경과 만나게 되는 것이다.

한경의 대학 NIE 강좌는 외부 강사를 1~2회 초청해 특강을 듣는 기존의 강의들과는 달리 모두 정규 과목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2004년 고려대와 한국외국어대에서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의 반응이 좋아 다른 대학으로 급속히 확산되는 추세다.

이번 봄학기에는 서울대 공대,연세대 공대와 경영대,고려대 경영대,서강대 경영대,그리고 한국외국어대 본교와 용인캠퍼스 등에서 7개 강좌가 진행되고 있다. 강좌명은 시사경제분석,공학시사경제. 산업연구,최고경영자(CEO) 릴레이 특강 등으로 약간씩 다르고 강의 구성도 전공 여부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난다.

강사로는 기업체 CEO,고위 공무원,민간 경제연구소의 기관장 그리고 한국경제신문의 논설위원과 전문기자들이 뛰고 있다. 주제에 따라 주한 미국 대사관의 경제공사 등 외국 전문가들도 초청된다.

◆무엇을 가르치나

최근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기업 인수합병(M&A),윤리경영,한류경제학,세계금융시장 이슈 등이 인기 강좌다. 이들 시사성 이슈 외에 자유주의의 철학적 기초,기업의 역사 등도 학생들이 좋아하는 강의.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연세대와 서강대에서 외환위기 이후 글로벌 금융 자본의 국내 진입 문제를 강의했다. 구학서 신세계 사장은 서강대에서 윤리경영을 주제로,손복조 대우증권 사장은 서울대 연세대에서 한국형 증권시장론을,손욱 전 삼성인력개발원장은 고려대 서강대에서 기업이 원하는 21세기 인재상을 강의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사장(삼성의 반도체 성공스토리) 이철우 롯데마트 사장(유통시장 막전막후) 최휘영 NHN사장(21세기를 이끄는 인터넷산업) 이채욱 GE코리아 회장(GE의 경쟁력 어디서 나오나) 박주만 옥션 사장(인터넷 전자상거래의 이해)도 강의에 나서고 있다.

평소 언론을 통해서만 이름을 알고 있던 유명 CEO의 대학 출강은 그 자체로 화제를 낳기도 한다. 손 전 삼성인력개발원장은 '문사철(文 史哲) 600'이라는 용어를 유행시켰다. 손 원장은 고려대 서강대 강의에서 "폭넓은 독서량에 바탕을 둔 리더십을 갖춰야 사회에 나가 성공할 수 있다"면서 자신의 대학시절 경험을 소개한 뒤 "학창시절 문학 역사 철학책 600권 독파를 목표로 세워보라"고 학생들에게 권유했다.

정부와 연구기관의 강사들도 인기다. 산업자원부의 김종갑 차관,이재훈 차관보(한국의 산업 개황),건설교통부 권도엽 차관보(주택 부동산 정책의 오해와 진실),전홍렬 금융감독원 부원장(자본시장의 이해),오상봉 산업연구원장,이경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등은 바쁜 업무에도 시간을 내 경제 정책의 배경 등을 설명했다.

이 밖에 컬트 퉁 주한 미국대사관 경제공사는 영어로 한.미 경제현안을 주제로 학생들과 토론했고 안경태 삼일회계법인 대표(기업 회계제도의 이해) 김화진 율촌 미국 변호사(기업지배구조) 백만기 김&장 변리사(특허 전쟁) 등 전문가들도 강의에 참여했다.

한국경제신문에서는 박성희 김경식 한상춘 안현실 논설위원과 이치구 윤기설 강창동 전문기자,조일훈 박영신 김용준 기자 등이 인기강사로 활약하고 있다.

◆대학생에게 인기 짱

한국경제신문의 대학 시사경제 강좌는 대학가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정규재 경제교육연구소장이 담당교수를 맡고 있는 외대는 학생들의 강의 평가에서 5점 만점에 4.7점의 전례없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100점 만점으로 치면 94점에 해당하는 기록적인 점수. 이는 다른 대학에서도 비슷한 양상이다.

한국외국어대 김유리씨(영어과 3년)는 "경제시사 이슈를 배울 수 있어 취업 공부를 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서강대 김학수씨(경영학과 3)는 "교과서에서는 이론을 주로 배웠는데 기업체 CEO 등 전문가들로부터 생생한 기업 현장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이색적인 것은 대학 교수들도 직접 이 강의를 듣는다는 점이다. "이론만 연구하다보니 경제 현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하기 때문에 CEO의 강의는 빼놓지 않고 듣는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

한경의 시사경제 강좌에 학생들의 수강 신청이 몰리면서 일부 대학에서는 정원을 제한하거나 수강 신청을 4-3-2학년 등 고학년 순으로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늦게 신청한 학생들은 등록을 하지 못해 불만을 표시하거나 청강을 하는 경우까지 생기고 있다. 서강대는 이 같은 점을 감안해 올 가을학기에는 정원을 아예 없애기로 했다. 한국경제신문은 가을 학기에도 7~8개 대학에서 시사경제 강좌를 개설할 예정이다. 생글 독자 여러분도 원하는 대학에 진학해 한경 시사경제를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박주병 한국경제신문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jb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