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최근 '국민과의 인터넷 대화'에서 "지하경제를 더이상 용납하지 않겠다"고 단호한 어조로 얘기했다.
지하경제란 세금을 내지 않아 공식적으로 포착되지 않는 경제부분을 말하는데,여기에는 마약 절도 등 원천적으로 불법인 것과 사업 자체는 합법적인데 탈세를 하면서 결과적으로 불법을 저지르는 부분이 있다.
모두가 한국은행이 작성하는 국내총생산(GDP) 통계에 잡히지 않는 숨은 경제이기는 마찬가지다.
사채시장에서 이뤄지는 거래나 자영업자들의 탈세,관료와 정치인들이 연루된 비자금과 뇌물 등이 지하경제의 대표적인 사례다.
지하경제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세계 어느 나라에나 존재한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그런데 노 대통령은 왜 갑자기 지하경제를 근절하겠다는 얘기를 꺼냈을까.
사정은 이렇다.
참여정부가 남은 2년 동안 가장 중요한 정책 목표로 내건 양극화 해소를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고,이를 위해서는 세금을 인상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소득이 고스란히 노출돼 빠짐없이 세금을 내고 있는 급여소득자들은 세금 인상 얘기가 나올 때마다 "우리가 봉이냐?"고 반발한다.
평소에 벌어들이는 돈보다 턱없이 적은 세금을 내고 있는 고소득 자영업자들로부터 세금을 제대로 거두라는 요구다.
실제로 국세청이 고소득 자영업자를 표본조사해본 결과 상당수가 자신이 벌어들이는 소득의 절반가량만 신고했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정부로서는 급여소득자의 세금 인상을 얘기하기 전에 자영업자들의 소득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부터 보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노 대통령의 말대로 지하경제를 근절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또 지하경제는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번 호에서는 지하경제에 대해 알아보자.
김동윤 한국경제신문 경제부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