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구를 겨눈 적군과 맞닥뜨리는 것이나 성격이 거친 고객과 만나는 것은 비슷하다.
(전쟁의)임무를 잘 이해하는 군 출신들이 시장에서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최대 주택용품 전문회사 홈데포의 로버트 나델리 회장(58)이 한 말이다.
요즘 그는 독특한 '군대식 경영'으로 미국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1990년대 극심한 정체를 보이던 홈데포가 나델리 회장이 사령탑에 오른 2000년 12월 이후 5년간 매출 74%,순이익이 123% 늘어났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최근 나델리 회장의 이 같은 경영 성과를 커버스토리로 다루기도 했다.
◆'전사를 고용하라'
나델리 회장 취임 후 홈데포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군 복무자 채용이 대거 늘었다는 것이다.
2003년 1만명,2005년 1만7000명의 군 복무자가 가세하면서 현재 홈데포 전체 직원 34만5000명의 13%인 4만5000명가량이 '군인 출신'으로 채워졌다.
군 복무자 비율이 4%에 불과한 월마트와는 대조적이다.
체인점 경영자 육성을 위해 2002년 문을 연 '홈데포 체인점 리더십 프로그램' 이수자 1142명 가운데 절반에 육박하는 528명은 하급 장교 출신이다.
'밥(로버트의 애칭)의 군대'로 불리는 이들 중 100명 이상이 이미 체인점 운영에 뛰어들었다.
걸프전 참전 용사로 지금은 테네시주 클락스빌에서 홈데포 체인점을 운영하는 돈 레이는 "군대에서 적과 전투를 벌이듯 홈데포에선 고객과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수익성에 전력 투구
'정확한 명령 전달'과 '낙제생 추방'도 나델리 회장의 군대식 경영이 가져온 혁신이다.
홈데포의 사내 TV인 '더 세임 페이지'는 2000여개에 달하는 홈데포 체인점에 '이번 주 가장 중요한 임무'를 끊임없이 전달하고 있다.
또 170명의 홈데포 임원 가운데 98%가 2001년 이후 새로 선임됐을 정도로 실패한 경영진은 가차없이 짐을 싸야 한다.
체인점 관리도 중앙집권화했다.
각 체인점의 재고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중요한 경영 지침을 이메일을 통해 점장에게 직접 전달한 것.여기에만 11억달러의 비용이 들어갔지만 이후 산만하던 재고 관리는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이 같은 변화는 실적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2000년 469억달러였던 매출은 지난해 815억달러로,이 기간 순이익은 26억달러에서 58억달러로 각각 뛰었다.
비즈니스위크는 "나델리 회장의 군대식 경영은 영업 활동을 철저히 수익성 위주로 재편했다"고 평가했다.
◆자신도 '군인정신'으로 무장
나델리 회장 자신도 군대와 인연이 깊다.
우선 그의 아버지는 2차대전 당시 유럽 전선에서 활약한 참전 용사였다.
이런 영향 때문인지 그는 고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학도군사훈련단(ROTC)에 가입하면서 본격적으로 군대 문화를 접하기 시작했다.
나중에 그는 "미칠 정도로 ROTC 활동을 즐겼다"고 말할 만큼 푹 빠졌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는 곧장 웨스트포인트(육군사관학교)에 원서를 냈다.
합격했다면 나델리는 지금쯤 고위 장성이 돼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떨어졌고,결국 진로를 바꿔 웨스턴일리노이대에 진학했다.
졸업 후에는 다시 루이스빌대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밟았다.
그는 이후 제너럴일렉트릭(GE)에서 일하며 전력 담당 사장까지 지냈는데 당시 경영의 귀재로 불리는 잭 웰치 GE 전 회장은 그를 '흔치 않은 애국자' '진심으로 성조기를 흔드는 미국인'이라고 표현했다고 한다.
GE 시절에도 그의 '애국심'은 유별난 데가 있었던 모양이다.
잭 웰치는 또 "그는 실행 측면에서 내가 알고 있는 최고의 비즈니스맨"이라며 "그의 진정한 능력은 직원의 동기를 유발하고 이들의 흥미를 유발해 주어진 임무를 달성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 측면에서도 나델리 회장의 능력을 높이 산 것이다.
웨스트포인트의 꿈을 접어야 했던 나델리 회장은 비록 군대의 '스타'(장군)가 되지는 못했지만 독특한 군대식 경영으로 재계의 '스타'로 발돋움했다.
주용석 한국경제신문 국제부 기자 hohoboy@hankyung.com
(전쟁의)임무를 잘 이해하는 군 출신들이 시장에서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최대 주택용품 전문회사 홈데포의 로버트 나델리 회장(58)이 한 말이다.
요즘 그는 독특한 '군대식 경영'으로 미국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1990년대 극심한 정체를 보이던 홈데포가 나델리 회장이 사령탑에 오른 2000년 12월 이후 5년간 매출 74%,순이익이 123% 늘어났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최근 나델리 회장의 이 같은 경영 성과를 커버스토리로 다루기도 했다.
◆'전사를 고용하라'
나델리 회장 취임 후 홈데포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군 복무자 채용이 대거 늘었다는 것이다.
2003년 1만명,2005년 1만7000명의 군 복무자가 가세하면서 현재 홈데포 전체 직원 34만5000명의 13%인 4만5000명가량이 '군인 출신'으로 채워졌다.
군 복무자 비율이 4%에 불과한 월마트와는 대조적이다.
체인점 경영자 육성을 위해 2002년 문을 연 '홈데포 체인점 리더십 프로그램' 이수자 1142명 가운데 절반에 육박하는 528명은 하급 장교 출신이다.
'밥(로버트의 애칭)의 군대'로 불리는 이들 중 100명 이상이 이미 체인점 운영에 뛰어들었다.
걸프전 참전 용사로 지금은 테네시주 클락스빌에서 홈데포 체인점을 운영하는 돈 레이는 "군대에서 적과 전투를 벌이듯 홈데포에선 고객과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수익성에 전력 투구
'정확한 명령 전달'과 '낙제생 추방'도 나델리 회장의 군대식 경영이 가져온 혁신이다.
홈데포의 사내 TV인 '더 세임 페이지'는 2000여개에 달하는 홈데포 체인점에 '이번 주 가장 중요한 임무'를 끊임없이 전달하고 있다.
또 170명의 홈데포 임원 가운데 98%가 2001년 이후 새로 선임됐을 정도로 실패한 경영진은 가차없이 짐을 싸야 한다.
체인점 관리도 중앙집권화했다.
각 체인점의 재고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중요한 경영 지침을 이메일을 통해 점장에게 직접 전달한 것.여기에만 11억달러의 비용이 들어갔지만 이후 산만하던 재고 관리는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이 같은 변화는 실적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2000년 469억달러였던 매출은 지난해 815억달러로,이 기간 순이익은 26억달러에서 58억달러로 각각 뛰었다.
비즈니스위크는 "나델리 회장의 군대식 경영은 영업 활동을 철저히 수익성 위주로 재편했다"고 평가했다.
◆자신도 '군인정신'으로 무장
나델리 회장 자신도 군대와 인연이 깊다.
우선 그의 아버지는 2차대전 당시 유럽 전선에서 활약한 참전 용사였다.
이런 영향 때문인지 그는 고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학도군사훈련단(ROTC)에 가입하면서 본격적으로 군대 문화를 접하기 시작했다.
나중에 그는 "미칠 정도로 ROTC 활동을 즐겼다"고 말할 만큼 푹 빠졌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는 곧장 웨스트포인트(육군사관학교)에 원서를 냈다.
합격했다면 나델리는 지금쯤 고위 장성이 돼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떨어졌고,결국 진로를 바꿔 웨스턴일리노이대에 진학했다.
졸업 후에는 다시 루이스빌대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밟았다.
그는 이후 제너럴일렉트릭(GE)에서 일하며 전력 담당 사장까지 지냈는데 당시 경영의 귀재로 불리는 잭 웰치 GE 전 회장은 그를 '흔치 않은 애국자' '진심으로 성조기를 흔드는 미국인'이라고 표현했다고 한다.
GE 시절에도 그의 '애국심'은 유별난 데가 있었던 모양이다.
잭 웰치는 또 "그는 실행 측면에서 내가 알고 있는 최고의 비즈니스맨"이라며 "그의 진정한 능력은 직원의 동기를 유발하고 이들의 흥미를 유발해 주어진 임무를 달성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 측면에서도 나델리 회장의 능력을 높이 산 것이다.
웨스트포인트의 꿈을 접어야 했던 나델리 회장은 비록 군대의 '스타'(장군)가 되지는 못했지만 독특한 군대식 경영으로 재계의 '스타'로 발돋움했다.
주용석 한국경제신문 국제부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