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훈의 어휘 끝!] 2. 바람직한 어휘 학습법 개요 (2)

지난 호에 이어 어휘를 효율적으로 학습하기 위한 8가지 방법의 나머지 부분을 소개한다.



3.Stems and Affixes


어근을 통한 어휘 학습은 해롤드 레빈(Harold Levine)이 쓴 'Vocabulary 22000' 이후 지속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실제로 이 방법은 어휘의 기원이나 변천 등을 분석하여 과학적으로 적용하기 때문에 그 효과가 뛰어나다.


예를 들어 책에서 'embellishment'라는 단어를 발견했다고 하자.


쉽지 않은 단어지만 어근에 대한 배경지식이 풍부한 학습자는 충분히 유추할 수 있다.


em-은 make의 뜻을 지닌 접두어이고 bell은 beauty의 의미를 지닌 어근이다.


~ish는 형용사형 접두어이고 마지막으로 ~ment는 명사형 접두어이다.


즉 '아름답게 만들어 내는 것'이라는 의미까지는 충분히 추측할 수 있고 이 단어의 뜻이 '장식'이라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어근과 접사를 통하여 어휘를 공부하면 짧은 시간에 보다 많은 어휘를 익힐 수 있다.


어근과 접두어를 통하여 학습할 때에는 반드시 두 가지에 유의해야 한다.


첫째는 이 방식으로 확장할 수 있는 어휘의 수가 충분한가를 살펴보아야 하고,또 하나는 그렇게 확장된 어휘가 널리 활용되고 있는 단어인가,즉 다시 말해서 힘들여 암기할 가치가 있는 어휘인가 하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4.Multi-vocal words


필자가 경험한 재미있는 일화를 하나 소개하겠다.


10년 전쯤 본 할리우드 영화에서 어떤 단체가 모여 회의를 하는 장면이 나왔다.


그 단체는 'National Bar Association'이라는 현수막 아래에서 열심히 갑론을박을 하고 있었는데,영화 자막에 그 단체의 이름이 '전국 주류 협회'라고 표기되어 그야말로 포복절도를 한 적이 있었다.


bar를 단순히 '술집'정도로만 생각한 번역가가,bar는 '법조계, 변호사단'이라는 뜻으로도 쓰인다는 사실을 확인도 하지 않고 옮겨 변호사들을 졸지에 술집 사장님들로 둔갑시킨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발생하고 만 것이다.


우리가 흔히 쉽다고 생각하고 대충 넘어가는 단어가 실상은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다른 뜻으로 쓰여 전혀 엉뚱한 오역을 하게 되는 경우를 필자는 너무도 많이 보아 왔다.


영어는 특히 한국어와 비교할 때 다의어의 수가 많고 그 의미의 폭도 상당히 크기 때문에 꼼꼼하고 정확하게 학습을 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exercise를 '연습하다' 정도의 표제어만 열심히 암기한 학생이라면 다음 문장(수능 기출)을 정확히 해석하기 힘들 것이다.


We need more effective ways to ensure that every citizen can fully exercise the right to secure private information.


그렇다고 해서 사전에 있는 다의어의 그 많은 뜻을 모조리 암기할 필요는 없다.


많은 경우 다의어는 기본 의미에서 파생된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기본어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으면 손쉽게 다의어를 이해하고 정복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본 칼럼에서 필자가 제시하는 방향만 잘 따라오면 다의어에 대한 자신감과 어휘력 향상을 맛보게 될 것이다.



5.Confusable


혼동어란 철자나 의미 등에 있어서 우리가 정확히 구별하기 쉽지 않은 어휘를 말한다.


학생들이 대부분 들어봤을 rise와 raise의 경우와 같다고 보면 되겠고 한국어를 예로 들어 설명하자면 '~로서'와 '~로써'의 차이점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수능의 예를 들자면 과거에는 단순히 철자(spelling)가 유사한 어휘만을 고르는 형태가 많았지만,최근에는 철자 차이는 물론이고 어법이나 의미의 차이까지 동시에 묻는 수준 높은 형태의 혼동어 구분 문제가 출제되고 있다.


Confusable은 특별한 부연 설명은 필요 없을 것 같고,비교적 짧은 시간에 손쉽게 정복할 수 있다는 것 정도만 언급하도록 하겠다.



6.Collocation


Collocation이란 쉽게 말해 두 개 이상의 단어가 결합될 때 적절한 짝이 되도록 어휘를 맞추어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경제 원조'라는 말을 영어로 만들어 보자.economic이라는 말은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지만 이 뒤에 무슨 단어가 연결되어야 적합한 영어가 될 것인지는 결코 쉽지 않다.


이럴 때 대개 한영사전을 찾아서 '원조'의 뜻으로 나오는 help, support, assistance 중에서 대충 아무거나 넣어서 말을 만들곤 한다.


그러나 그 셋 중 어떤 것과 연결시켜도 그 영어는 'Konglish'가 되고 만다.


경제 원조의 정확한 영어 표현은 'economic aid'이다.


반면 economic과 비슷한 뜻을 지닌 financial을 넣어서 말을 만들려면 'financial help'가 되어야 한다.


개별 단어를 아무리 많이 알아도 그 단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면 영어 실력의 향상은 요원해지는 것이다.



7.Colloquial & Idiomatic Expressions


우리가 흔히 말하는 관용어구,'미국인이 흔히 쓰는 표현','암기로 해결해야 하는 숙어'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서 굳이 '암기로 해결해야 하는 숙어'라는 긴 용어를 쓴 것은 많은 경우에 우리가 idiom이라고 알고 열심히 외우는 상당수의 idiom이 사실은 암기가 아닌 이해로 해결이 될 수 있는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If you make fun of someone, you are unkind to them and laugh at them or cause others to do so."와 같은 문장에서 쓰인 make fun of 같은 '숙어'는 사실 암기가 아니라 어휘만 정확히 알면 쉽게 해석할 수 있는 어휘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I'm black and blue"와 같은 문장은 아무리 문법 실력이 뛰어나고 어휘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부가지식이 없으면 유추하기 어려운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칼럼에서는 바로 이처럼 실제 영어에서 활용빈도가 높은 구어체 표현들을 좋은 예문과 함께,가능하면 그런 말이 생기게 된 배경과 함께 정리하여 설명해 줄 것이다.



8.Words in Topics


어휘를 학습하기 좋은 또 하나의 방법은 동일한 주제와 관련된 어휘들을 함께 암기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deposit, withdraw, wire transfer, check balance 등 은행과 관련된 필수어휘들을 동시에 학습하게 되면 나올 때마다 따로 암기하는 것보다 그 상황이 연상되고 어휘끼리 상호 연계가 되어 오랫동안 기억에 남게 된다.


이 칼럼에서는 가장 많이 쓰이는 상황별,주제별 어휘들을 정리하여 학습하는 방법을 제시하게 될 것이다.


김기훈 대표 cedu@ceduenglish.com


[ 약력 ]


△(전)기준어학원 대표


△(전)고려대 이화여대 성균관대 영어 특강


△(현)메가스터디 외국어영역 대표강사


△(현)㈜쎄듀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