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논술특강] 31. 논술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4)

'내 인생은 나의 것. 삶의 주체는 나.


선택은 스스로 하는 것'



이것이 삶에 대한 우리의 기본적인 태도이다.


자신의 삶은 主體的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데 이상한 생각이 든다.


이런 삶의 태도가 당연한 것이라면 왜 자꾸 이런 이야기들을 하는 것일까?


하늘이 푸르다는 것이 당연하듯이 삶의 주체가 '나'라는 것이 당연하다면 그게 왜 자꾸 문제가 될까?


이유는 단 하나다.


'삶의 주체는 나'라는 命題가 당연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인간과 사회의 관계를 바라보는 두 개의 입장이 있다.


이 두 개의 입장을 아주 잘 나타내는 말이 있는데,'잘 되면 내 탓,못 되면 남 탓'이라는 것이다.


우선 사회는 단지 개인들의 集合일 뿐이라는 입장이 있다.


사회는 단지 인간이 편의상 만들어낸 이름일 뿐이지 어떤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입장에서는 인간의 행동이 행동 주체의 자유로운 선택의 결과이며,의지의 산물일 뿐이다.


사회가 어떤 영향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사회는 이름뿐인 것이므로.


이러한 입장을 사회 唯名論이라 한다.


'유명'은 '이름뿐이다'라는 의미이다.


우리가 배웠던 사회계약설도 이런 입장에 해당한다.


사회(국가,정부)는 자유로운 개인의 자발적 의사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사회 유명론이 사회보다 개인에 무게 중심을 둔 생각이라면,그 반대 입장에 있는 것이 사회 實在論이다.


실재는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개인에게 어떤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사회 실재론에 따르면 사회는 단순히 개인의 집합체가 아니라 어떤 구조나 원리 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는 개인의 바깥에 있는 독립적인 존재이며,더 나아가 사회는 개인에게 어떤 강제력을 행사할 수 있다.


소비는 필요한 재화를 구매하는 행위이다.


소비는 누가 하는가?


바로 소비자가 한다.


그런데 소비자가 어떤 이유에서 구매하게 되는가를 살펴보면 우리는 재미있는 것을 알게 된다.


지금 입고 있는 옷을 賣場에 가서 직접 구매했을 경우 우리는 스스로 입고 싶어 옷을 샀다고 생각할 것이다.


자신의 개성을 보다 잘 드러내기 위해서 자신의 마음에 드는 옷을 스스로 選擇했다고 생각한다.


소비와 마찬가지로 다른 모든 개인의 행동은 행동 주체가 스스로 선택했다는 것이 바로 사회 유명론적 입장에서 개인의 행위를 설명하는 것이다.


그런데 정말 우리 스스로 옷을 구매했다고 할 수 있을까? 일단 옷값이 문제가 되어 사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것은 자신의 경제적 수준, 즉 계층이라는 사회적 要因에 의해 소비가 제한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는 특정 세대나 특정 연령대에 유행하는 스타일이 있다는 얘기를 들을 때가 있다.


만약 스타일을 정하는 것이 개개인이라면 특정 세대나 특정 연령대에 어떤 스타일이 유행한다는 것은 확률적으로 상당히 희박한 현상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경우를 종종 본다.


이것은 그 세대,그 연령대에 동시에 작용하는 어떤 외부적인 요인이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설명 방식이 사회 실재론인 것이다.


사회 유명론과 사회 실재론에 대한 설명은 단순히 개인 행동의 원인 분석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사회 유명론에 따르면 개인은 자유롭고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 살아가는 존재이다.


당연히 행위의 결과에 대해서도 개인이 責任을 져야 한다.


하지만 사회 실재론을 따라가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


개인의 행동은 외적인 강제에 의한 것이므로 결과의 책임을 개인에게 묻는다는 것이 힘들어진다.


얼마 전에 희대의 살인 사건이 세상을 뒤흔든 적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살인범을 욕하고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는 말을 하였다.


세상이 아무리 힘들어도 그렇게 사람을 죽여서는 안 된다고.


이것이 사회 명목론적인 관점이다.


어떤 사람들은 사형에 처해야 한다고도 했다.


나쁜 짓을 '스스로' 하였으니 자기 '스스로' 그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 주장의 根據 중 하나였다.


하지만 살인범을 사형에 처해야 한다는 주장에 반대하는 입장도 있었는데,이들의 근거 중 하나가 바로 비록 나쁜 짓을 했으나 그렇게 된 데에는 사회적인 요인이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사회적 요인을 감안하면 그를 사형에 처하는 것은 사회적 책임을 개인에게 전가하는 비겁한 행위라 할 수 있다.


살인범 스스로가 '사회가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라고 말했는데,이것 또한 사회 실재론적인 관점이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바라보는 두 관점에 대해 말을 하였는데,두 관점이 서로 분명하게 대비되는 만큼 장·단점도 뚜렷하다.


사회 실재론에 따르면 개인은 自律性이 없는 수동적인 존재일 뿐이고,사회 명목론에 따르자면 사회적 요인이 무시되는 문제점이 있다.


역으로 사회 실재론은 사회적 요인에 注目함으로써 개인의 수준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다양한 사회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해 줄 수 있다.


사회 명목론은 개인의 자율적 의지와 도덕성을 고양시킬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해 준다.


이석록 원장 stonelee@megastudy.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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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자읽기


* 主體的(주체적)

* 命題(명제)

* 集合(집합)

* 自律性(자율성)

* 唯名論(유명론)

* 實在論(실재론)

* 賣場(매장)

* 注目(주목)

* 選擇(선택)

* 要因(요인)

* 責任(책임)

* 根據(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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