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바뀌는 力動性을 지닌다.

여기서 우리는 역사를 변모시키는 주체가 누구인지에 대한 고민을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역사는 분명 인간이 주체가 되어 일어나는 현상이다.

그런데 역사가 진보하거나 발전한다고 평가할 때,전근대에서 근대로 그리고 탈근대로 진행된다고 이야기할 때,마치 역사라는 것이 스스로의 의지에 의해 바뀌는 것으로 착각한다.

역사는 분명 總體的인 현상이다.

그러나 역사는 개인 수준에서 국가,세계 수준까지의 다양한 인간 활동의 결과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는 사실 인간들의 활동을 파악해야 이해할 수 있는 작업이다.

그런데 역사 속의 인간 활동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하면,일반적으로 아주 '특정한' 인간을 떠올린다.

또한 우리는 역사를 변모시키고 발전시킨 주체를 이해할 때 위대한 사람들을 언급하기를 좋아한다.

인류 역사의 轉換點이 되었던 시기에 존재했던 특정한 인물,백과사전이나 위인전에 이름을 올린 인물,이들에 의해 역사는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마호메트 간디 이순신 계백 마오쩌둥 나폴레옹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들은 위인이라 불리는 특별한 인간들이다.

이들에 의해 역사는 바뀌고 변모했다고 생각하는 관점이 있다.

위인을 英雄이라고 칭할 수 있는데,그래서 영웅에 의해 역사가 이룩되었다는 관점을 '영웅사관'이라고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역사는 영웅에 의해 전개된다.

영웅은 보통사람보다 뛰어난 능력과 도덕성 등을 갖춘,심지어는 神的 능력을 갖춘 인물이다.

영웅이라 불리는 사람은 뚜렷한 현실 인식과 미래에 대한 전망을 가진 지도자다.

이들 지도자는 자신의 노력으로 수많은 민중을 선도하면서 역사를 만들어간다.

영웅과 달리 대다수의 일반인은 세상과 역사에 대해 무관심하고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

게다가 불합리한 현실을 개선하려고 하지도 않고 그럴 능력도 없다.

무엇보다 일반인들은 자신의 삶이 더 중요하지 인류라든지 공동체 역사 미래와 같은 것에는 관심도 없다.

또한 일반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이끌고 의견을 결집시켜 어떤 행동을 취하게 할 능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를 이끌어가는 인물은 영웅이 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글로 표현하니까 영웅사관에 대한 反感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 사람을 우습게 알다니?'이런 반감 말이다.

그러나 평상시의 우리는 역사라는 것은 특정 사람에 의해 이끌어진 무엇으로 생각한다.

2002년 월드컵을 떠올려 보라.특정 인물들이 떠오를 것이다.

2002 월드컵이라는 '역사'에 대해 우리는 몇몇 인물을 '우선' 생각한다.

왜? 아마 그들이 2002 월드컵을 의미있게 만들고,그래서 충분히 역사라 불릴 자격을 만든 장본인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사의 주체를 논할 때 이 영웅사관과 반대되는 사관이 있다.

바로 영웅사관에서 무시당했던 '民衆'이라는 존재를 중심으로 역사를 파악하는 사관이다.

이러한 사관을 '민중사관'이라고 한다.

민중은 적어도 영웅보다는 능력에 있어서 떨어지는 존재일지 모른다.

뛰어난 재능과 노력으로 자신의 능력을 극대화시킨 어떤 측면에서는 신에게 선택된 영웅과 달리 민중은 개별적인 존재로 보자면 영웅보다 그 존재감이 떨어진다.

하지만 나무 한 그루는 태풍에 쉽게 쓰러지기도 하지만,숲은 태풍에 쓰러지지 않는다.

민중의 힘이 거대한 것은 바로 민중이 혼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역사를 주도하는 것처럼 보이는 위인(영웅)도 민중의 지지와 지원 없이는 자신의 業績을 달성할 수가 없다.

영웅은 현실의 권력을 지닌 사람들인데,이 권력이라는 것은 타인의 인정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즉 권력의 원천은 민중,더 정확히 말하면 민중의 지지다.

이순신을 생각해 보자.그가 임진왜란에서 엄청난 武功을 세웠다고 하지만,사실 이순신이 "돌격 앞으로!"라고 외칠 때,'돌격 앞으로'를 행한 수많은 백성이 목숨을 걸었기에 이순신의 무공은 달성될 수 있었다.

이순신의 무공은,그래서 이순신이라는 인물이 역사적으로 영웅이 될 수 있었던 것은,수많은 사람의 목숨 덕분이다.

그들이 왜 이순신의 말 한마디에 열광하고 기꺼이 목숨을 버렸을까는 나중의 문제다.

그런 민중의 지지를 이끌어 내는 것은 분명 이순신이라는 인물의 능력이지만,이순신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민중의 지지가 필수적인 전제 요건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역사를 이끄는 主體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영웅사관'과 '민중사관'이 있는데,일반적으로 우리는 영웅사관에 무게 중심을 두고 역사를 파악하는 것처럼 보인다.

2002 월드컵은 대한민국 국민이 달성한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까? 2002 월드컵을 떠올릴 때 우리 자신이 먼저 떠오를 수는 없을까?

이제부터는 역사가 '나'의 역사임을,세상의 중심에는 '나'가 있음을,'나'가 있기에 세상이 존재함을 느껴보자.

이석록 원장 stonelee@megastudy.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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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자읽기

역동성(力動性)
총체적(總體的)
전환점(轉煥點)
영웅(英雄)
신적(神的)
반감(反感)
민중(民衆)
업적(業積)
무공(武功)
주체(主體)


생각 플러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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