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속에는 세상 사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당시의 懸案이 무엇인지,시대적 조류는 무엇인지,우리 사회의 미래 모습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요소들이 있어서 나름대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여기 재미 있는 기사가 하나 있다.


직장인 '메신저 근무 감시' 피하기

'不在中 로그인' 묘안 백출

회사원 이모씨(30)는 요즘 사적인 일로 외출할 때 동료나 친구에게 자신의 메신저에 대신 로그인해 줄 것을 부탁한다.

이씨는 "임원의 개인용 PC에 사원 대부분의 메신저 아이디가 입력돼 있어 자리에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불시에 메신저로 말을 건다"며 "監視당하는 것 같아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회사 업무에 도움이 안 된다는 이유로 메신저 사용을 금지하는 기업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오히려 메신저 사용을 强要하는 회사가 늘고 있다.

지금까지 회사 경영자들이 시간외 근무를 정확하게 체크하기 위해 주로 사용한 것은 카드 입력이나 指紋인식 방법이었다.

하지만 이 방법은 개인의 볼 일을 본 뒤 퇴근 시간을 입력하는 '양심 불량'형 근무시간 늘리기에 무방비이기 때문에 경영자들은 직원들이 자리를 지키는지를 메신저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직장인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로그인 상태를 維持하려 애쓰고 있다.

PC에 어느 정도 능통한 직장인은 '멀티 로그인' 방법을 이용한다.

'멀티 로그인'이란 하나의 PC에 메신저를 2개 이상 설치해 앉은 자리에서 여러 사람의 메신저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M사 메신저의 경우 2개의 메신저를 동시에 띄우기 위해서는 최신 버전(6.1 이상)의 메신저를 削除하고 구 버전(4.0과 6.0)을 동시에 설치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직장인들은 이를 마다하지 않는다.

삼성동 A벤처회사에 다니는 채모씨(32)는 "메신저 감시를 피하기 위해 멀티 로그인이 가능한 메신저 4.0을 찾으려고 동료들과 며칠 동안 웹 서핑을 했다"며 "최근에는 6.1 이상의 최신 버전에서도 멀티 로그인을 할 수 있는 패치가 생겨 지금은 그것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첨단 IT 기술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일부 직장인은 뛰어난 IT 네트워크 기술을 이용,휴대전화나 PDA를 통해 메신저를 PC에 로그인한 상태와 똑같이 만들어 놓는다.

회사원 정모씨(36)는 최근 PDA에 메신저 프로그램을 설치하기 위해 통신회사까지 變更했다.

정씨는 "가끔 볼 일을 보러 회사 밖으로 나갈 경우 PDA를 이용해 메신저 로그인을 시켜놓는다"며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는 옛 속담이 결코 틀린 말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00일보 2004년 9월13일>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이번 기사의 내용도 정보화 혹은 인터넷과 관련되는 것이다.

기사의 내용을 우선 6하 원칙에 따라 간추려 보자.

최근(언제) 기업에서는(어디서) 직장인들이(누가) 메신저를(무엇을) 로그인 상태로 유지하려고 애를 쓴다(어떻게). 로그인 상태를 통해 근무 중임을 기업이 파악하기 때문에(왜).

이것으로 내용은 간단히 파악되었다.

이 기사는 정보화 사회의 부정적인 면을 보여주고 있다.

정보화는 물리적,공간적 제약을 벗어날 뿐만 아니라 개인의 능력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

그런데 정보화는 이와 마찬가지로 부정적인 측면도 지니고 있다.

'메신저'라는 프로그램이 직장인들의 근무 行態를 감시하고 그로 인해 회사원에게 '노이로제'를 줄 만큼 정신적 스트레스를 주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메신저는 하나의 手段이다.

메신저 자체가 나쁘다 혹은 좋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메신저가 분명 인간의 생활을 편리하게 하는 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동전에는 양면이 있듯이 메신저가 개인을 감시하고 직원에게 정신적 스트레스를 주는 도구로 사용될 수도 있음을 우리는 기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러한 모습 이면에는 기업(고용주)이 직원(피고용인)을 믿지 못하는 불신이 깔려 있다.

그러면 이제 우리들은 苦悶이 생긴다.

"메신저를 없애 버려? 아니야 그래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데,구더기 무섭다고 장을 안 담글 수야 없지.그러면 어떻게 한다?"

그렇다. 우리의 고민은,그리고 논술의 고민은 이것이다.

계속 지속하자니 문제가 있고,그렇다고 그만두기에는 포기하는 것이 너무 많고.그렇기 때문에 논술에서는 均衡 감각이 중요하다.

항상 자신의 입장의 약점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하고 거기에 대해 방어할 수 있어야 한다.

정보화 사회의 이점을 포기할 수는 없지만 문제점은 분명 극복해야 할 것이다.

정보화 사회를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입장 중 하나가 정보화 사회가 '감시 사회'로 전락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여기저기 설치되어 있는 CCTV를 보라.그것을 통해 영국에서는 테러범을 잡는 凱歌를 올렸지만 테러를 방지하지는 못했다.

무엇보다 CCTV가 안고 있는 사생활 침해 가능성은 해결이 안 되는 실정이다.

이제 남은 것은 여러분의 입장 정리이다.

너무 서두를 필요는 없으나 무한정 뒤로 延期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기사를 읽으면서 여러분들이 이 기사가 우리에게 어떤 문제의식을 던져주고 있는지,우리에게 어떤 시사점을 제공해 주고 있는지 스스로 고민해 봐야 한다.

그리고 문제의식이나 고민은 우선 학교에서 배운 교과 내용과 연결시킨다거나 아니면 자신의 경험과 연결시킬 때 쉽게 자신의 것이 된다.

조만간 여러분의 입장을 정리해야 될 날이 올 것이다.

이석록 원장 stonelee@megastudy.net


[ 약력 ]

△(전)서울 화곡고 국어교사

△(전)서울시교육청 전국연합학력평가 언어영역 출제팀장

△(전)EBS 언어영역&논술 강사

△(현)대치 메가스터디 원장

<저서> '2008 대학입시 이렇게 준비하라' '언어영역 학습법' 7차교육과정 교과서 '국어생활' '작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