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매매에 주가 좌지우지"
한국경제신문 증권면을 보면 '프로그램 매매'란 단어가 자주 기사에 등장한다.증시가 상승세를 타다 약세로 돌아설 때 프로그램 매매란 단어는 눈에 띠게 증가한다.특히 주식시장의 전망이 불투명할 때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져 나온다는 기사를 쉽게 볼 수 있을 것이다.
프로그램 매매는 사람이 아닌 컴퓨터로 이뤄지기 때문에 프로그램 매물로 시장이 출렁거린 경우를 가르켜 '기계가 조종한 증시'란 표현을 쓰기도 한다.그렇다면 프로그램이란 무엇이고,어떤 원리에 의해 움직이는 것일까.
◆현·선물 간 가격 차이를 이용한 매매
프로그램 매매는 주식 매매 기법의 하나다.
말 그대로 컴퓨터 프로그램에 의해 짜여진 매매를 말한다.
개인 투자자들이 하는 것이 아니고 주로 주식을 대량으로 사고파는 기관 투자가들이 사용하는 기법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자.주식시장은 크게 현물시장과 선물시장으로 구분된다.
현물은 일반적인 주식을 말하는 것이고,선물은 미래의 일정한 시점에 형성될 주가(주가지수 선물)를 놓고 지금 거래하는 것을 말한다.
한국에서는 주가지수 선물의 만기를 1년에 네 차례(3,6,9,12월 둘째주 목요일)로 정해 놓고 거래를 하고 있다.
향후 주식시장이 부정적이라고 판단되면 투자자들은 선물을 팔려고 한다.
실제 만기일에 주가가 떨어질 경우 지금 주가와의 차이만큼 이익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팔려는 사람이 많으면 당연히 선물 가격은 약세를 보이게 된다.
반대로 향후 시장 전망을 좋게 본다면 선물을 사려는 사람이 많아지고 선물 가격은 강세를 보인다.
현물 주식시장도 마찬가지다.
향후 시장 전망이 좋다면 주가는 오르고,전망이 나빠지면 주가는 내린다.
다시 말해 주식의 현물가격과 선물가격은 통상적으로 서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그러나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고 해서 상승폭 또는 하락폭마저 똑같은 것은 아니다.
현물가격과 선물가격의 격차가 벌어지거나 좁혀지는 현상이 종종 나타난다는 얘기다.
프로그램 매매는 선물시장과 현물시장의 가격 격차가 일정한 수준에서 벗어나는 경우 이루어진다.
비싼 것은 팔고 싼 것을 사는 거래(차익거래라 한다)를 통해 이익을 챙기는 것이다.
예컨대 9월 둘째주 목요일에 만기가 돌아오는 주가지수 선물가격이 1000으로 높아진 데 반해 주가지수를 실제로 구성하고 있는 주식 종목들의 가격(지수로 환산한 가격)이 900으로 떨어져 괴리가 커졌다면 '관련 주식들을 사는 동시에 주가지수 선물을 파는 차익거래'가 이뤄지게 된다.
반대의 경우에는 '주식을 팔고 선물을 사는 차익거래'가 발생한다.
현물 주식과 선물을 동시에 매매하기 위해서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한꺼번에 주문을 내야 한다.
프로그램 매매로 불리는 이유다.
주가지수 선물을 사고 주식 현물을 파는 경우를 프로그램 매도(매도차익거래)라 하며,선물을 팔고 현물을 사는 경우를 프로그램 매수(매수차익거래)라 한다.
프로그램 매매는 컴퓨터에 투자전략을 미리 입력한 뒤 시장 상황에 따라 매매 시점을 자동 포착한다.
사전에 결정된 매매 프로그램으로 일괄 수행하는 거래로 선물과 현물을 동시에 사고팔아야 하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이 이런 시스템을 구축하기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프로그램 매매는 대부분 기관투자가나 외국인 투자자들에 의해 이루어진다.
◆프로그램 매매와 주가
프로그램 매매가 많이 나올 경우 대체로 주가는 출렁인다.
시장 방향이 예측 가능해 투자자들이 현물주식 매매에 적극 참여할 때는 프로그램 매매가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프로그램 매매에 의해 주가가 크게 오르락 내리락하게 된다.
특히 최근처럼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서 전망이 불투명해질 때 프로그램은 '물 만난 고기'처럼 활동 범위를 넓힌다.
시장의 방향을 예측하기 힘들 때 일반 투자자들은 잠시 매매를 쉬지만 이 틈을 타 프로그램 매물이 조금이라도 나온다면 이를 받아줄 세력이 없어 주가는 낙폭이 커진다.
그러나 프로그램 매매가 반드시 주가를 떨어뜨리는 요인은 아니다.
앞서 설명했듯이 프로그램은 현물과 선물 간 가격 차를 이용해 차익을 얻는 거래인데 만약 선물이 현물보다 고평가됐다면 선물을 팔고 현물을 사는 매수차익거래가 일어난다.
이 경우 현물 주식을 사려는 프로그램 매매가 많이 들어오므로 주가는 올라가게 된다.
반대로 선물이 현물보다 저평가됐을 경우는 매도차익거래(현물 매도-선물 매수)가 일어난다.
이때는 현물 주식을 팔려는 물량이 나오는 탓에 주가는 내려가게 된다.
프로그램 매매는 단기적으로 주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지만 장기적으로는 주가 변동에 중립적이다.
정종태 한국경제신문 증권부 기자 jtchung@hankyung.com
한국경제신문 증권면을 보면 '프로그램 매매'란 단어가 자주 기사에 등장한다.증시가 상승세를 타다 약세로 돌아설 때 프로그램 매매란 단어는 눈에 띠게 증가한다.특히 주식시장의 전망이 불투명할 때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져 나온다는 기사를 쉽게 볼 수 있을 것이다.
프로그램 매매는 사람이 아닌 컴퓨터로 이뤄지기 때문에 프로그램 매물로 시장이 출렁거린 경우를 가르켜 '기계가 조종한 증시'란 표현을 쓰기도 한다.그렇다면 프로그램이란 무엇이고,어떤 원리에 의해 움직이는 것일까.
◆현·선물 간 가격 차이를 이용한 매매
프로그램 매매는 주식 매매 기법의 하나다.
말 그대로 컴퓨터 프로그램에 의해 짜여진 매매를 말한다.
개인 투자자들이 하는 것이 아니고 주로 주식을 대량으로 사고파는 기관 투자가들이 사용하는 기법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자.주식시장은 크게 현물시장과 선물시장으로 구분된다.
현물은 일반적인 주식을 말하는 것이고,선물은 미래의 일정한 시점에 형성될 주가(주가지수 선물)를 놓고 지금 거래하는 것을 말한다.
한국에서는 주가지수 선물의 만기를 1년에 네 차례(3,6,9,12월 둘째주 목요일)로 정해 놓고 거래를 하고 있다.
향후 주식시장이 부정적이라고 판단되면 투자자들은 선물을 팔려고 한다.
실제 만기일에 주가가 떨어질 경우 지금 주가와의 차이만큼 이익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팔려는 사람이 많으면 당연히 선물 가격은 약세를 보이게 된다.
반대로 향후 시장 전망을 좋게 본다면 선물을 사려는 사람이 많아지고 선물 가격은 강세를 보인다.
현물 주식시장도 마찬가지다.
향후 시장 전망이 좋다면 주가는 오르고,전망이 나빠지면 주가는 내린다.
다시 말해 주식의 현물가격과 선물가격은 통상적으로 서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그러나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고 해서 상승폭 또는 하락폭마저 똑같은 것은 아니다.
현물가격과 선물가격의 격차가 벌어지거나 좁혀지는 현상이 종종 나타난다는 얘기다.
프로그램 매매는 선물시장과 현물시장의 가격 격차가 일정한 수준에서 벗어나는 경우 이루어진다.
비싼 것은 팔고 싼 것을 사는 거래(차익거래라 한다)를 통해 이익을 챙기는 것이다.
예컨대 9월 둘째주 목요일에 만기가 돌아오는 주가지수 선물가격이 1000으로 높아진 데 반해 주가지수를 실제로 구성하고 있는 주식 종목들의 가격(지수로 환산한 가격)이 900으로 떨어져 괴리가 커졌다면 '관련 주식들을 사는 동시에 주가지수 선물을 파는 차익거래'가 이뤄지게 된다.
반대의 경우에는 '주식을 팔고 선물을 사는 차익거래'가 발생한다.
현물 주식과 선물을 동시에 매매하기 위해서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한꺼번에 주문을 내야 한다.
프로그램 매매로 불리는 이유다.
주가지수 선물을 사고 주식 현물을 파는 경우를 프로그램 매도(매도차익거래)라 하며,선물을 팔고 현물을 사는 경우를 프로그램 매수(매수차익거래)라 한다.
프로그램 매매는 컴퓨터에 투자전략을 미리 입력한 뒤 시장 상황에 따라 매매 시점을 자동 포착한다.
사전에 결정된 매매 프로그램으로 일괄 수행하는 거래로 선물과 현물을 동시에 사고팔아야 하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이 이런 시스템을 구축하기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프로그램 매매는 대부분 기관투자가나 외국인 투자자들에 의해 이루어진다.
◆프로그램 매매와 주가
프로그램 매매가 많이 나올 경우 대체로 주가는 출렁인다.
시장 방향이 예측 가능해 투자자들이 현물주식 매매에 적극 참여할 때는 프로그램 매매가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프로그램 매매에 의해 주가가 크게 오르락 내리락하게 된다.
특히 최근처럼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서 전망이 불투명해질 때 프로그램은 '물 만난 고기'처럼 활동 범위를 넓힌다.
시장의 방향을 예측하기 힘들 때 일반 투자자들은 잠시 매매를 쉬지만 이 틈을 타 프로그램 매물이 조금이라도 나온다면 이를 받아줄 세력이 없어 주가는 낙폭이 커진다.
그러나 프로그램 매매가 반드시 주가를 떨어뜨리는 요인은 아니다.
앞서 설명했듯이 프로그램은 현물과 선물 간 가격 차를 이용해 차익을 얻는 거래인데 만약 선물이 현물보다 고평가됐다면 선물을 팔고 현물을 사는 매수차익거래가 일어난다.
이 경우 현물 주식을 사려는 프로그램 매매가 많이 들어오므로 주가는 올라가게 된다.
반대로 선물이 현물보다 저평가됐을 경우는 매도차익거래(현물 매도-선물 매수)가 일어난다.
이때는 현물 주식을 팔려는 물량이 나오는 탓에 주가는 내려가게 된다.
프로그램 매매는 단기적으로 주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지만 장기적으로는 주가 변동에 중립적이다.
정종태 한국경제신문 증권부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