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붐 세대가 엄청난 숫자와 힘으로 산업지도까지 바꿔놓고 있는 대표적인 나라로는 미국과 일본을 꼽을 수 있다.
미국에서는 줄잡아 7800만명에 달하는 베이비붐 세대(41∼59세)가 소비주도 계층으로 확실하게 자리잡으면서 옷 매장과 책 크기는 물론 장례 문화까지 바꾸고 있다.
이들이 은퇴 후 살 집을 구입하면서 전국적인 건설 붐도 나타나고 있다.
일본에서는 베이비붐 세대(56∼58세)의 본격적인 퇴직을 앞두고 퇴직금 운용 시장이 달궈지고 있다.
일본 베이비붐 세대의 특징은 퇴직과 함께 목돈을 손에 쥔다는 것이다.
2007년부터 3년 동안 은퇴하는 이들의 퇴직금은 총 50조엔(500조원)규모가 될 전망이다.
금융회사들이 저마다 이 돈을 유치하기 위해 신상품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미국,책의 활자가 커지고 중년옷 브랜드까지 등장
미국 최대 대중서적 출판업체인 펭귄그룹과 사이먼&슈스터사는 최근 인기 작가의 책 6권의 글자 크기와 행 간격을 늘려 다시 출판,염가문고판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려놨다.
기존 책의 세로 길이는 17.15cm였지만,재출판한 것은 19.5cm다.
베이비 붐 세대의 노령화에 따라 미국 독서용 돋보기 안경 판매가 지난해 11% 증가한 4억3900만달러로 늘어난 데서 힌트를 얻어 채택한 전략이다.
미국 최대 의류체인인 갭(GAP)은 지난달 23일 맨해튼 근처에 있는 팰리세이드 쇼핑몰에 '포스앤타운(Forth&Towne)'이라는 새로운 체인점을 선보였다.
케주얼부터 정장까지 세련된 디자인의 옷을 사이즈별로 다양하게 갖춘 이곳은 40세 이상의 베이비붐 세대 여성들을 주 타깃으로 삼았다.
갭이 새로운 시장에 진출한 배경에는 중년 여성들이 있었다.
미국의 베이비붐 세대는 지난해 의류 구입에 427억달러를 소비해 10대 지출액인 200억달러를 훌쩍 추월했다.
그러나 의류회사들은 이런 추세를 잘 따라가지 못했다.
매장 수는 10대를 위한 옷 가게가 40대 이상을 위한 매장보다 다섯배나 많았던 것.
미국의 베이비붐 세대는 은퇴를 앞두고 노후를 보낼 주택 매입에 나서면서 시외 구석구석에까지 화려한 별장들이 들어서는 전례 없는 건설 붐도 일으키고 있다.
집을 가진 미국인이 자녀를 분가시키거나 투자 및 별장용으로 쓰기 위해 지난해 사들인 '제2주택(1가구 2주택)'은 282만채에 달했다.
2003년보다 16% 늘어난 사상 최대 규모다.
베이비붐 세대의 집구입 열풍이 부동산경기 호황에 상당한 힘을 보탠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퇴직금 50조엔 황금시장 열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다가오면서 일본의 금융계와 관광업계가 무척 바빠지고 있다.
스미토모신탁은행은 지난 7월 연금형 정기예금 상품을 만들었다.
은행에 돈을 맡기면 절반은 3개월마다 나눠서 지급받고 남은 돈은 10년 만기로 장기 운용해 주는 상품이다.
매달 생활비가 필요하면서도 노후를 대비해야 하는 퇴직자들을 위한 것이다.
주오미쓰이신탁은행이 팔고 있는 '리버스 모기지론'은 65세 이상 고령자가 주요 고객이다.
집을 담보로 맡기면 79세까지 은행이 꼬박꼬박 생활비를 내주고 사망한 뒤 집을 은행이 갖는 상품이다.
이런 상품은 노인층이 주요 고객이라는 점을 감안해 여행 및 의료 상담 등을 보너스 혜택으로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이 밖에 온라인 증권사인 컴닷컴증권은 지난 5월부터 65세 이상 고객에게 수수료를 할인해 주는 방식으로 고객유치에 나서고 있다.
관광업계도 바빠졌다.
노인층을 타깃으로 삼아 새로 나오는 여행상품은 여행기간이 길고 비싼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일본 최대 여행사 JTB가 세계일주 전용 창구를 만들고 6개월 여행일정에 5000만원이 넘는 상품을 팔고 있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서울이나 베트남에 한 달 이상 머물면서 가정 요리나 전통 의상 만드는 법을 배우는 테마 상품도 나왔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전체 손님 중 50세 이상 비중이 20% 이상으로 늘어나자 휠체어를 탄 사람이나 지팡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이동을 불편하게 하는 턱을 없애고 있다.
또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하와이에 "은퇴 별장을 마련하라"고 판촉 중이다.
도요타와 닛산은 휠체어가 오르내리기 쉬운 '복지 카'를 내놨고,가구 회사들은 관절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 키 높은 의자를 팔고 있다.
정지영 한국경제신문 국제부 기자 cool@hankyung.com
미국에서는 줄잡아 7800만명에 달하는 베이비붐 세대(41∼59세)가 소비주도 계층으로 확실하게 자리잡으면서 옷 매장과 책 크기는 물론 장례 문화까지 바꾸고 있다.
이들이 은퇴 후 살 집을 구입하면서 전국적인 건설 붐도 나타나고 있다.
일본에서는 베이비붐 세대(56∼58세)의 본격적인 퇴직을 앞두고 퇴직금 운용 시장이 달궈지고 있다.
일본 베이비붐 세대의 특징은 퇴직과 함께 목돈을 손에 쥔다는 것이다.
2007년부터 3년 동안 은퇴하는 이들의 퇴직금은 총 50조엔(500조원)규모가 될 전망이다.
금융회사들이 저마다 이 돈을 유치하기 위해 신상품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미국,책의 활자가 커지고 중년옷 브랜드까지 등장
미국 최대 대중서적 출판업체인 펭귄그룹과 사이먼&슈스터사는 최근 인기 작가의 책 6권의 글자 크기와 행 간격을 늘려 다시 출판,염가문고판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려놨다.
기존 책의 세로 길이는 17.15cm였지만,재출판한 것은 19.5cm다.
베이비 붐 세대의 노령화에 따라 미국 독서용 돋보기 안경 판매가 지난해 11% 증가한 4억3900만달러로 늘어난 데서 힌트를 얻어 채택한 전략이다.
미국 최대 의류체인인 갭(GAP)은 지난달 23일 맨해튼 근처에 있는 팰리세이드 쇼핑몰에 '포스앤타운(Forth&Towne)'이라는 새로운 체인점을 선보였다.
케주얼부터 정장까지 세련된 디자인의 옷을 사이즈별로 다양하게 갖춘 이곳은 40세 이상의 베이비붐 세대 여성들을 주 타깃으로 삼았다.
갭이 새로운 시장에 진출한 배경에는 중년 여성들이 있었다.
미국의 베이비붐 세대는 지난해 의류 구입에 427억달러를 소비해 10대 지출액인 200억달러를 훌쩍 추월했다.
그러나 의류회사들은 이런 추세를 잘 따라가지 못했다.
매장 수는 10대를 위한 옷 가게가 40대 이상을 위한 매장보다 다섯배나 많았던 것.
미국의 베이비붐 세대는 은퇴를 앞두고 노후를 보낼 주택 매입에 나서면서 시외 구석구석에까지 화려한 별장들이 들어서는 전례 없는 건설 붐도 일으키고 있다.
집을 가진 미국인이 자녀를 분가시키거나 투자 및 별장용으로 쓰기 위해 지난해 사들인 '제2주택(1가구 2주택)'은 282만채에 달했다.
2003년보다 16% 늘어난 사상 최대 규모다.
베이비붐 세대의 집구입 열풍이 부동산경기 호황에 상당한 힘을 보탠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퇴직금 50조엔 황금시장 열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다가오면서 일본의 금융계와 관광업계가 무척 바빠지고 있다.
스미토모신탁은행은 지난 7월 연금형 정기예금 상품을 만들었다.
은행에 돈을 맡기면 절반은 3개월마다 나눠서 지급받고 남은 돈은 10년 만기로 장기 운용해 주는 상품이다.
매달 생활비가 필요하면서도 노후를 대비해야 하는 퇴직자들을 위한 것이다.
주오미쓰이신탁은행이 팔고 있는 '리버스 모기지론'은 65세 이상 고령자가 주요 고객이다.
집을 담보로 맡기면 79세까지 은행이 꼬박꼬박 생활비를 내주고 사망한 뒤 집을 은행이 갖는 상품이다.
이런 상품은 노인층이 주요 고객이라는 점을 감안해 여행 및 의료 상담 등을 보너스 혜택으로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이 밖에 온라인 증권사인 컴닷컴증권은 지난 5월부터 65세 이상 고객에게 수수료를 할인해 주는 방식으로 고객유치에 나서고 있다.
관광업계도 바빠졌다.
노인층을 타깃으로 삼아 새로 나오는 여행상품은 여행기간이 길고 비싼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일본 최대 여행사 JTB가 세계일주 전용 창구를 만들고 6개월 여행일정에 5000만원이 넘는 상품을 팔고 있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서울이나 베트남에 한 달 이상 머물면서 가정 요리나 전통 의상 만드는 법을 배우는 테마 상품도 나왔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전체 손님 중 50세 이상 비중이 20% 이상으로 늘어나자 휠체어를 탄 사람이나 지팡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이동을 불편하게 하는 턱을 없애고 있다.
또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하와이에 "은퇴 별장을 마련하라"고 판촉 중이다.
도요타와 닛산은 휠체어가 오르내리기 쉬운 '복지 카'를 내놨고,가구 회사들은 관절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 키 높은 의자를 팔고 있다.
정지영 한국경제신문 국제부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