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의정서에는 재미있는 상품이 하나 있다. 이산화탄소(CO₂) 배출권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겨우 두 차례 모의거래만 이뤄진 수준이지만,올 들어 1월부터 4월까지 전 세계에서 거래된 CO₂ 배출권은 3700만t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전체 거래량(1900만t)의 두 배에 육박하는 수준의 폭발적인 성장세다.

규모가 가장 큰 곳이 EU 배출권거래체제(ETS)시장이다. 노르웨이를 시작으로 프랑스 독일 영국 등이 참여하고 있는 유럽시장(EU ETS)은 지난해 거래실적이 900만t에 불과했다. 그러나 올해는 3400만t(1~4월)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실적의 3.8배로 폭증했다. 덩달아 배출권 가격도 급등하는 추세다. 올해 초 t당 7~9유로였던 배출권 가격은 현재 20유로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배출량 감축 의무를 진 나라가 의무가 없는 국가의 감축사업에 투자한 뒤 여기서 얻은 감축분을 투자국의 실적으로 인정해주는 '프로젝트' 사업도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이 제도에 따라 거래된 CO₂ 규모는 1억700만t으로 2003년(7800만t)에 비해 38% 늘었다. 올해는 4월까지 4300만t이 거래됐다.

교토의정서를 제대로 이행하는 국가(기업)에 인센티브를 주고,감축의무를 잘 이행하지 못하는 국가에 돈이 들도록 고안된 'CO₂ 배출권'의 출발은 일단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신기후협약 등으로 인한 협정체계 변화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