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유출 현실화될 가능성도 있다" ‥ 금리역전 기현상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지난 9일 연방기금 목표금리를 연 3.25%에서 연 3.5%로 0.25%포인트 올렸다.


이에 따라 한국의 콜금리(3.25%)가 2001년 3월 이후 4년반 만에 미국 연방기금 금리보다 낮아지는 양국 간 금리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양국 간 금리가 역전되면 어떤 현상이 나타날까.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으로 유입되던 돈이 금리역전 이후 해외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


물론 이는 환율이 안정적으로 움직인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얘기다.


환율변동으로 인해 손실이 발생할 위험이 내외금리차(양국 간 금리격차)에서 발생하는 수익보다 더 크다면 금리가 높아지더라도 자금은 이동하지 않는다.


한국 정부는 이와 관련,"국고채 등 시장에서 움직이는 금리는 여전히 한국이 미국보다 높기 때문에 미국의 연방기금 금리가 한국의 콜금리보다 0.25%포인트 높아졌다고 해서 자본이 해외로 빠져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의 중앙은행이 관리하는 목표금리가 역전됐더라도 국고채와 회사채 금리는 한국이 미국보다 높다는 것.


예컨대 3년만기 국고채를 기준으로 한 시장금리는 한국(연 4.4% 수준)이 미국(연 4.2% 수준)보다 아직 0.2%포인트 높다.


문제는 미국이 경기회복세를 타고 금리를 잇따라 인상해 연 4.5% 수준까지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한국은 경기회복이 지연되면서 금리를 올리기가 어려운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미 금리격차가 1%포인트 이상으로 벌어질 경우 자본유출이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우려다.


최공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한·미 간 금리 격차가 확대될 경우 자본유출이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한국도 경제의 기초여건이 감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콜금리 인상을 적극 고려해야 할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한·미 간 시장금리도 예상보다 빨리 역전될 수 있다"며 "한은은 경기회복세가 확인되면 금리인상 문제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윤 한국경제신문 경제부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