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뮤니커이션' 유행] '네티즌 소문타면 홍보는 걱정마세요"

'인터넷글 퍼가기(퍼뮤니케이션)'를 이용해 제품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는 신종 마케팅 기법이 전 세계 산업계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브랜드와 관련해 실제로 발생한 뉴스는 물론 소설 주인공에 관한 가상의 뉴스,신제품을 주제로 한 동영상 등 일단 재미만 있으면 광고는 네티즌들이 알아서 해주기 때문이다.


퍼뮤니케이션으로 불리는 이같은 현상을 두고 USA투데이는 "인터넷판 구전(word of mouth)효과"라고 말했다.전통적인 광고에 비해 비용은 적게 들고 신뢰도는 더 높아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는 것.


또 CF까지 직접 만들어내는 창의적인 네티즌들이 늘어남에 따라 이들을 광고 제작에 활용하는 기업들도 증가하고 있다고 비즈니스위크 최근호는 보도했다.P(퍼뮤니케이션)세대이자 C(Creative)세대인 네티즌을 흥분시켜야 하는 임무가 기업 마케팅 담당자들에게 새롭게 주어지고 있는 것이다.


◆퍼뮤니케이션이 '대안'


퍼뮤니케이션을 활용한 마케팅 사례는 버거킹이 대표적이다. 치킨 샌드위치와 샐러드를 홍보하기 위해 닭 모양의 의상을 한 주인공을 등장시켜 코믹한 영상물을 찍고 인터넷에 대대적으로 유포했다. 올해 프랑스 칸 광고제에서 온라인광고 부문 그랑프리를 받을 정도로 재미난 동영상이어서 네티즌들을 열광시켰다.


자동차 회사 볼보는 스웨덴의 작은 마을 주민 32명이 하루에 볼보 S40을 왕창 주문한 사례를 다큐멘터리로 만들어 인터넷에 올렸다. 이 영상은 수많은 화제를 뿌렸고 S40이 작년 볼보의 최고 판매 모델이 되는 데 기여했다.


맥주회사인 안호이저부시도 미국 대통령 선거 과정을 패러디한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스피리델리스 형제를 스카우트,올 여름시장을 겨냥한 웹엔터테인먼트물을 제작할 계획이다.


◆네티즌의 창의성에도 주목


C세대는 '소비자가 콘텐츠를 창조한다'는 뜻에서 만들어진 말이다. 광고를 엔터테인먼트로 여기고 놀이 삼아 광고 제작에도 참여하려는 네티즌들을 말한다. 실제로 나이키는 운동화 브랜드 '컨버스'를 주력 제품으로 키우기 위해 작년 아마추어들을 대상으로 CF작품을 공모했다. 모두 30여개 CF 당선작이 큰 손질 없이 TV 전파를 탔다. 톡톡 튀는 이들 광고는 나이키의 지난 1분기 매출이 12% 늘어나는 데 크게 기여했다.


독일 자동차 아우디는 지난 4월 'A3 해치백'이란 신차를 테마로 온라인 게임을 만들어 여론몰이에 나섰다. 참여자 중 두 사람을 모델로 뽑아 인터넷 방송용 광고를 제작하기도 했다.


국내 기업으로는 삼성전자가 자사 휴대폰 보유자의 문자메시지를 할리우드와 뉴욕 타임스퀘어 광고판에 띄우는 이벤트를 올 가을에 열 계획이라고 비즈니스위크는 전했다.


◆인터넷은 전염 공간


USA투데이는 화제성 뉴스는 인터넷 세상에서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성 광고'나 다름없다고 분석했다. 네티즌들이 브랜드를 만들어간다는 의미에서 '브랜드 민주화'시대가 도래했다고 평가하는 이들도 있다.


인터넷을 통한 공략은 전통적인 광고 마케팅에 비해 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크다. 30초짜리 TV 광고 한 작품을 제작하는데 통상 30만달러가 넘게 드는데,나이키는 같은 비용으로 30편의 인터넷 광고를 제작했다.


장규호 한국경제신문 국제부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