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와 공급은 시장에서 만나 거래가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균형이 성립된다. 이 짧은 표현 안에 경제학의 기본원리가 모두 포함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요는 소비자들이 어떻게 합리적인 선택을 통해 재화와 서비스를 구입하고자 하는가를 분석하는 소비자이론에서 나온다. 공급은 기업이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어떤 의사결정에 따라 합리적으로 시장에 재화 및 서비스를 공급할 것인가를 분석하는 생산자 이론에서 나온다. 이들 두 민간 경제주체(소비자와 생산자)의 행위는 바로 시장에서 만나 거래가 이루어지고 균형이 성립함으로써 완결되는 것이다.
그런데 시장은 거래에 참여하는 수요자와 공급자의 수에 따라 각기 다른 특성을 갖는다. 경제학에서 시장의 형태를 구분할 때는 주로 재화 및 서비스의 공급자가 얼마나 많은가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공급자가 무수히 많은 완전경쟁시장과 단 하나뿐인 독점시장을 양단에 두고 그 사이에 과점이나 복점과 같은 다양한 스펙트럼의 시장 형태가 존재하는 것이다.
완전경쟁시장은 무수히 많은 공급자와 수요자가 존재하고,모든 정보가 다 알려져 있으며 시장에의 진입 퇴출에 장애가 없어야 한다.
따라서 시장에 참여하는 개별 수요자나 공급자는 균형시장가격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나 혼자만 가격을 올려 받으면 아무도 나한테서 물건을 사려하지 않을 것이고,나 혼자 물건 값을 내려 봐야 다른 공급자들이 모두 따라오니 아무런 효과가 없다.
그런데 독점이나 과점시장의 경우 공급을 조절함으로써 시장의 균형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따라서 이들은 대체로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행위를 하게 된다. 이것이 경제 전체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크기 때문에 정부에서는 정책적으로 이를 막고 있다.
그러면 생산 판매자가 적거나 심지어 하나뿐인 경우에도 완전경쟁시장의 장점을 대체로 유지할 수 있는 형태의 시장은 없을까? 다시 말해 공급자는 하나임에도 독점은 아닌 그런 시장은 존재할까? 경제학자인 보몰과 월릭은 완전경합시장(perfectly contestable market)이라는 개념을 도입,새로운 정책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완전경합시장은 기업의 시장진입이 완전히 자유롭고 원하면 언제든지 아무런 손실없이 시장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시장으로 정의된다. 고속버스 노선을 예로 들어 보자. 서울~부산 간 노선에 한 회사의 버스만 투입되고 있어 노선을 독점하고 있다고 하자. 그런데 이 노선의 수익성이 좋아 독점하고 있는 버스회사가 독점적 이윤을 얻고 있다면,다른 버스회사에서 곧바로 이 노선에 버스를 투입할 것이다. 이렇게 많은 회사에서 너도 나도 버스를 이 노선에 투입하면 점차 수익성이 떨어지게 되고 기존 회사의 독점적 이윤은 사라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이제 버스회사들은 수익성이 좋은 다른 노선,예를 들어 서울~춘천 노선으로 버스를 돌릴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노선을 바꾸는 데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버스 앞에 행선지를 표시하는 전자장치만 다르게 입력하면 된다.)
이런 경우 시장에 이미 진입해 있는 생산자와 판매자는 그 수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독점 또는 과점업자로서 행세할 수 없게 된다. 기존의 업자가 독점업자로서 초과이윤을 획득하면 대기하고 있던 기업이 시장에 진입해 공급량을 늘리게 되고,이에 따라 가격이 낮아지게 된다. 이 기업은 더 이상의 초과이윤이 없어지면 아무런 손실없이 시장을 빠져나갈 수 있다. 따라서 끊임없는 기업의 시장진입 위협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시장 내에 단 하나의 생산판매업자만 존재해도 독점이 될 수 없는 것이다.
완전경합시장은 장기적으로 자원배분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는 점뿐 아니라 생산의 효율성 제고에도 한몫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생산효율이 떨어지는 기업은 생산효율이 높은 기업이 시장에 진입함으로써 항상 밀려나기 때문이다. 정책적인 차원에서도 기업의 수만 규제하는 독과점 방지책에서 시장진퇴의 장벽을 없애는 쪽으로 초점을 맞추면 정책의 운용이 더 효율적일 수도 있는 것이다.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tsroh@hufs.ac.kr
수요는 소비자들이 어떻게 합리적인 선택을 통해 재화와 서비스를 구입하고자 하는가를 분석하는 소비자이론에서 나온다. 공급은 기업이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어떤 의사결정에 따라 합리적으로 시장에 재화 및 서비스를 공급할 것인가를 분석하는 생산자 이론에서 나온다. 이들 두 민간 경제주체(소비자와 생산자)의 행위는 바로 시장에서 만나 거래가 이루어지고 균형이 성립함으로써 완결되는 것이다.
그런데 시장은 거래에 참여하는 수요자와 공급자의 수에 따라 각기 다른 특성을 갖는다. 경제학에서 시장의 형태를 구분할 때는 주로 재화 및 서비스의 공급자가 얼마나 많은가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공급자가 무수히 많은 완전경쟁시장과 단 하나뿐인 독점시장을 양단에 두고 그 사이에 과점이나 복점과 같은 다양한 스펙트럼의 시장 형태가 존재하는 것이다.
완전경쟁시장은 무수히 많은 공급자와 수요자가 존재하고,모든 정보가 다 알려져 있으며 시장에의 진입 퇴출에 장애가 없어야 한다.
따라서 시장에 참여하는 개별 수요자나 공급자는 균형시장가격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나 혼자만 가격을 올려 받으면 아무도 나한테서 물건을 사려하지 않을 것이고,나 혼자 물건 값을 내려 봐야 다른 공급자들이 모두 따라오니 아무런 효과가 없다.
그런데 독점이나 과점시장의 경우 공급을 조절함으로써 시장의 균형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따라서 이들은 대체로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행위를 하게 된다. 이것이 경제 전체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크기 때문에 정부에서는 정책적으로 이를 막고 있다.
그러면 생산 판매자가 적거나 심지어 하나뿐인 경우에도 완전경쟁시장의 장점을 대체로 유지할 수 있는 형태의 시장은 없을까? 다시 말해 공급자는 하나임에도 독점은 아닌 그런 시장은 존재할까? 경제학자인 보몰과 월릭은 완전경합시장(perfectly contestable market)이라는 개념을 도입,새로운 정책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완전경합시장은 기업의 시장진입이 완전히 자유롭고 원하면 언제든지 아무런 손실없이 시장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시장으로 정의된다. 고속버스 노선을 예로 들어 보자. 서울~부산 간 노선에 한 회사의 버스만 투입되고 있어 노선을 독점하고 있다고 하자. 그런데 이 노선의 수익성이 좋아 독점하고 있는 버스회사가 독점적 이윤을 얻고 있다면,다른 버스회사에서 곧바로 이 노선에 버스를 투입할 것이다. 이렇게 많은 회사에서 너도 나도 버스를 이 노선에 투입하면 점차 수익성이 떨어지게 되고 기존 회사의 독점적 이윤은 사라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이제 버스회사들은 수익성이 좋은 다른 노선,예를 들어 서울~춘천 노선으로 버스를 돌릴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노선을 바꾸는 데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버스 앞에 행선지를 표시하는 전자장치만 다르게 입력하면 된다.)
이런 경우 시장에 이미 진입해 있는 생산자와 판매자는 그 수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독점 또는 과점업자로서 행세할 수 없게 된다. 기존의 업자가 독점업자로서 초과이윤을 획득하면 대기하고 있던 기업이 시장에 진입해 공급량을 늘리게 되고,이에 따라 가격이 낮아지게 된다. 이 기업은 더 이상의 초과이윤이 없어지면 아무런 손실없이 시장을 빠져나갈 수 있다. 따라서 끊임없는 기업의 시장진입 위협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시장 내에 단 하나의 생산판매업자만 존재해도 독점이 될 수 없는 것이다.
완전경합시장은 장기적으로 자원배분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는 점뿐 아니라 생산의 효율성 제고에도 한몫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생산효율이 떨어지는 기업은 생산효율이 높은 기업이 시장에 진입함으로써 항상 밀려나기 때문이다. 정책적인 차원에서도 기업의 수만 규제하는 독과점 방지책에서 시장진퇴의 장벽을 없애는 쪽으로 초점을 맞추면 정책의 운용이 더 효율적일 수도 있는 것이다.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tsroh@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