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를 포함해 대부분 산업국에서 원자력은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이다.미국은 100개 이상의 원자력발전소를 갖고 있으며 일본과 프랑스도 50개가 넘는다.원자력이 효율적인 에너지원의 하나라는 얘기다.

원자력은 발전소에서 전기를 얻는 데에만 쓰이는 게 아니다.

아주 다양한 곳에서 여러가지 용도로 활용된다.병원에서 치료용으로 이용되기도 하고 고강도 신소재 개발에도 쓰인다.

아주 적은 량의 연료에서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발생시키고 치료용으로도 쓰이는 '마술'과 같은 원자력 원리에 대해 이번에 알아보자.

지구상의 모든 생물과 무생물은 '원자'라고 하는 아주 작은 입자(알갱이)로 구성돼 있다.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원자는 92개인데 1번이 수소,92번이 우라늄이다.

플루토늄처럼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원자도 십여개에 달한다.

원자는 중심부의 원자핵과 주변의 전자 양자 중성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원자력 에너지와 중요하게 관련된 것이 바로 원자핵이다.

우라늄(U235)과 같은 아주 무거운 원자의 핵이 쪼개지면 많은 에너지가 발생하는데,바로 이 에너지를 원자력 에너지라 부른다.

◆우라늄 1g이 석탄 3t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우라늄 원자가 외부로부터 중성자를 흡수하면 원자핵이 둘로 쪼개진다.

이를 핵분열이라 한다.

핵분열이 일어나면 많은 에너지와 함께 2∼3개의 중성자가 나온다.

이 중성자가 다시 다른 우라늄 원자핵에 흡수되면 또 핵분열이 일어난다.

이렇게 연속적으로 핵분열이 발생하면서 막대한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우리가 발전소를 돌려 전기를 만드는 데 쓰는 동력이 바로 이 에너지다.

원자핵이 쪼개지면 왜 에너지가 발생할까.

우라늄을 예로 들어보자.우라늄 원자가 중성자 1개를 흡수해 핵분열하면 둘로 쪼개져 바륨과 크립톤이라는 원자로 나눠지면서 2∼3개의 중성자를 방출한다.

그런데 핵분열 이전의 총 질량과 핵분열 이후의 총 질량을 비교해 보면 분열 후가 약간 가벼워진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적어진 질량이 바로 에너지로 바뀌어 발산되는 것이다.

'물질이 소멸하면 질량에 빛의 속도의 제곱을 곱한 만큼 에너지로 변한다(E=MC2)'는 아인슈타인 박사의 유명한 공식이 이 같은 현상을 설명하고 있다.

우라늄(U235)이 핵분열하면 같은 무게의 석탄이 탈 때보다 약 300만배,석유가 탈 때보다 약 220만배의 에너지를 발생시킨다.

우라늄 1g이 발생시키는 에너지가 석탄 3t,석유 9드럼의 연소 열량과 비슷하다는 얘기다.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아도 원자력을 쓰는 이유를 쉽게 짐작할 수 있겠죠?)

◆우라늄은 정제와 농축 거쳐야

원자력발전 원료인 우라늄은 땅 속에 묻혀 있다.

광산에서 캐낸 우라늄 광물 속에는 흙과 같은 불순물이 들어 있어 불순물 제거 작업을 거쳐야 한다.

정제된 천연 우라늄에는 핵분열이 가능한 U235(235는 질량수)가 0.72% 밖에 없고,나머지는 대부분 핵분열을 일으키지 않는 U238이다.

우라늄을 원자력발전 연료로 사용하려면 천연 우라늄에 포함된 U235의 비율을 약 2∼4%로 높여야 한다.

U235의 농도를 높여주는 작업을 '농축'이라 한다.

농축 우라늄을 담배 필터 모양으로 만들어 고온 처리한 뒤 이를 특수합금으로 만든 가느다란 파이프관에 수백개씩 집어 넣은 것이 바로 핵연료봉이다.

이 핵연료봉을 여러 개씩 묶으면 원자로에 들어가는 최종 핵연료 다발이 된다.

다른 연료와 달리 핵연료는 재사용이 가능하다.

사용 후 핵연료에는 핵연료로 다시 쓸 수 있는 U235 외에도 플루토늄이라는 물질이 남는 데,이 플루토늄 역시 핵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이처럼 사용 후 핵연료에 남아있는 유효성분을 다시 활용하기 위해 추출해 내는 작업을 '재처리'라 한다.

◆원자력 발전

원자력발전소는 핵분열을 통해 생성된 열로 증기를 만들고 이를 이용해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원자로는 우라늄 연료가 핵분열을 일으키는 곳이다.

원자력발전소의 심장이라 할 수 있다.

보통 25cm 이상의 두꺼운 강철로 둘러싸여 있다.

원자로 안에는 핵분열을 일으키는 연료,핵분열에 의해 생성되는 고속 중성자의 속도를 낮추는 감속재,열을 전달하는 냉각재,연쇄반응 속도를 조절하는 제어봉 등이 들어있다.

장원락 한국경제신문 과학기술부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