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또 금리를 인상했다.

금리란 한마디로 돈을 빌린 데 대한 대가로 지불하는 돈의 가격이다.

이자라고도 한다.

금리도 일반상품과 마찬가지로 돈을 빌려줄 사람이 빌리고자 하는 사람보다 많으면 가격(이자)이 떨어지고, 반대의 경우는 올라간다.

금리도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는 말이다.

그러나 금리는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대부분 나라에서는 정부(중앙은행)가 개입해 적정 수준을 유지토록 유도하고 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FRB가 지난해 6월 이후 연방기금 금리를 계속 올리고 있는 것이 바로 그런 경우다.

현재 미국의 경기가 상승국면을 보이고 있는데다 물가상승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조치로 금리를 올리고 있는 것이다.

금리를 올리면 왜 경기과열과 물가상승을 예방할 수 있는가.

금리를 올리면 사람들이 되도록 돈을 빌리지 않게 된다.

기업들도 공장을 짓고,사업을 확장하려다가도 금리가 높아지면 주춤하게 된다.

금리가 오르지 않았다면 돈을 빌려서 사업을 해도 얼마간의 이익을 남길 수 있었는데 금리가 오르면 이자를 더 많이 물어야 하기 때문에 손해 보는 경우가 생길 것이다.

즉 높은 이자를 부담하고는 채산을 맞출 수가 없다는 얘기다.

그렇게 되면 결국 기업들의 생산활동이나 투자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그러면 어떻게 되겠는가.

경기는 주춤해질 것이고,따라서 경기과열이나 물가상승을 어느정도는 사전에 막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경기 너무 나쁘거나 물가가 오히려 떨어지는 현상인 디플레이션이 나타날 우려가 있을 때는 금리를 낮추는 것이 정공법이다.

금리가 낮아지면 사람들은 은행에 예금하기를 꺼릴 것이고,그러다 보면 소비가 늘어나 경기가 풀리게 된다.

기업들도 금리가 낮아지면 이자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에 돈을 빌려서 사업을 벌이더라도 이익을 남길 수 있어 돈을 빌려 공장을 짓고,사업을 확장하려 할 것이다.

결국 생산이 늘어나고 고용이 확대돼 경제가 살아나게 된다.

한마디로 금리는 돈의 수요와 공급에 영향을 주어 경기를 조절한다.

금리를 올리면 가뜩이나 좋지 않은 경기가 더욱 나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이 금리를 내리는데도 한국이 섣불리 금리를 올리지 못하는 것은 경기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우리는 금리를 못 올리고 있는데 미국이 자꾸 금리를 올려 미국 금리가 더 높아지면 어떻게 될까.

국제 금융시장의 자금이 미국으로 몰릴 것이다.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외국자본들도 금리가 높은 미국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푼이라도 이자를 더 받으면 이득이니까.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자금이 대거 이탈하면 국내에서는 자금부족 현상이 일어나고 금리도 함께 올라 금융시장이 일시적인 혼란에 빠질 우려가 있다.

금리는 그만큼 경제전반에 여러가지 파장을 몰고 오기 때문에 중요한 정책수단의 하나로 간주되고 적정수준의 유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이계민 한국경제신문 주필 le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