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하교길에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휴대폰을 통해 대입 수학능력시험 공부를 한다.심심할 땐 박찬호 선수가 나오는 미국 메이저리그 생중계 방송을 본다.가요 팝송 트로트 영화음악 등 다양한 음악도 즐긴다.
먼 미래 이야기가 아니다.‘손 안의 TV’ DMB(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원년인 2005년 한국의 모습이다.위성을 통해 전파를 쏘는 위성DMB는 지난 5월 이미 상용화됐다.수도권을 방송권역으로 하는 지상파DMB도 7월 중순 또는 8월께 시험방송이 시작될 예정이다.
DMB는 움직이면서도 볼 수 있는 이동방송이다.지상파DMB나 위성DMB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한 이동방송서비스다.
아직 초보적인 단계이지만 이동통신과 융합된 새로운 매체(media)다.전문가들은 DMB가 이동형,개인형,융합형 뉴미디어라는 점에서 우리 생활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DMB의 모든 것을 살펴본다.
지상파DMB는 위성DMB와 달리 수신료가 '공짜'라는 것이 최대 강점이다.
지상 곳곳에 설치된 송신탑을 통해 전파를 발사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 같은 이유 때문에 지상파DMB는 위성DMB처럼 전국을 커버하지 못한다는 단점도 있다.
송신탑의 전파 범위를 넘어선 곳에서는 지상파DMB를 시청할 수 없다.
방송위원회는 전국을 6개 권역으로 나눠 올해 수도권부터 지상파DMB 서비스를 시작,점진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방송위는 지난 3월 말 수도권 사업자로 KBS MBC SBS 등 방송 3사와 3개 컨소시엄(한국DMB YTNDMB KMMB) 등 6개를 선정했다.
KBS MBC SBS 등 방송 3사는 7월 중순 또는 8월께 시범방송을 시작할 예정이다.
나머지 3개 컨소시엄은 오는 12월 방송을 시작한다.
◆국내 비디오기술 적용한 이동방송
지상파DMB는 원래 유럽의 디지털오디오방송(DAB) 표준인 '유레카-147'이 원천기술이다.
유레카-147에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외국기업과 공동으로 개발한 MPEG4-AVC(H.264)라는 동영상 압축기술을 접목한 것이 지상파DMB다.
최고 시속 180km와 최대 7인치 이하의 화면에서 우수한 TV방송과 CD 수준의 오디오,데이터 서비스가 가능하다.
지상파DMB는 기존의 공중파 방송을 이동시청용으로 디지털화한 것이다.
주파수도 VHF채널 중 공중파 방송사가 사용하지 않는 8번(180∼186㎒)과 12번(204∼210㎒)을 사업자당 1.536㎒씩 쪼개 나눠 쓰게 된다.
1개 사업자당 TV 1개,라디오 3개,데이터방송 1개씩 배정된다.
◆어떤 콘텐츠를 어떤 단말기로 방송하나
지상파DMB를 통해서는 KBS MBC SBS 등이 내보내는 뉴스와 드라마 등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된다.
공중파 방송 3사가 지상파DMB 사업자이기 때문에 콘텐츠 제공 결정이 쉽게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방송 3사가 자신들의 콘텐츠를 SK텔레콤 자회사가 운영하는 위성DMB보다 자신들이 직접 서비스하는 지상파DMB를 통해 먼저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
◆중계망 구축사업과 유료화 가능성
수도권 6개 사업자는 7월 중순께 정보통신부의 방송 허가를 얻게 된다.
그러나 문제는 지하철과 대형건물 내부 등 난시청 및 음영지역이다.
관악산 송신탑에서 쏘는 전파로는 말 그대로 지상에서만 볼 수 있는 '반쪽짜리 DMB'가 된다.
수도권 지상파DMB 사업자들은 이 때문에 공동으로 중계망을 구축키로 했다.
음영지역을 해소하기 위해 지하철과 대형건물 등에 중계국 200여개를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다.
올해에만 500여억원이 들고 설치작업에 4∼5개월이 걸린다.
기본적으로 무료로 서비스하되 지하구간 등 일부 이용자에게 시청료 형태로 중계국 구축비용을 분담시키자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전자통신연구원은 지상파DMB 서비스의 가치는 월 4400원으로 산정됐으며, 이는 지상파TV 시청료(월 2500원)의 약 1.8배 수준이라고 밝혔다.
최명수 한국경제신문 IT부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