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한테나 물려주지 뭐.”


비싼 가격에 주식을 사들인 부모가 주가가 폭락해 자포자기에 빠져 이런 말을 하는 것을 여러분은 들은 적이 있는가.
삼성전자 주식 20년만에 헉! 200배
언젠가 주가는 오를 것이고,그때까지 기다리면 매입 가격을 회복할 것이기 때문에 손실을 만회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부모로부터 물려받는 주식이 가격이 폭락해 처분하지도 못하는 주식어서야 되겠는가.


정말로 좋은 주식을 물려받아야 한다.


좋은 주식은 집을 한 채 물려받는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훌륭한 재산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보자.


1984년 1월4일 삼성전자 주가는 8760원이었다.


당시 100주를 87만6000원 주고 샀다면 20년이 지난 지금 얼마가 돼 있을까?


놀랍게도 2억4271만400원으로 불어나 있다.


‘눈덩이’가 아니라 ‘태산’이 돼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50만원대로 뛰어있는 데다 배당을 받아 다시 주식을 사고,또 유.무상 증자에 모두 참여하는 성의만 보였다면 100만원이 안되는 돈으로 20년 만에 2만7300%의 엄청난 수익을 거두게 되는 셈이다.


무려 2백 배…!


농심도 마찬가지다.


당시 9100원 하던 주식가격은 현재 211만7436원이 돼 있다.


88년에 4만1400원이던 포스코는 현재 26만6235원,85년에 8180원이던 신세계는 88만9936원으로 불어나 있다.


미리 조금씩 사서 묻어둔다면,적은 돈으로도 엄청난 부를 쌓을 수 있다.


라면도 먹고 돈도 벌고.


국내에서도 최근들어 장기투자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수십년간 주식을 보유하는 투자자는 별로 없다.


하루에도 수차례 주식을 사고파는 소위 ‘Day Trader’들은 많지만 장기 보유를 통해 부를 축적한 투자자들은 찾아보기가 힘들다.


어떤 주식이 수십년간 보유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연구가 부진한 편이다.


미국의 전설적인 투자자인 워런 버핏은 “주식을 값싸게 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제값을 주고 좋은 주식을 사는 게 중요한 포인트”라고 말했다.


그리고 장기 보유한다면 그것은 엄청난 수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런 버핏이 10년 이상 들고 있는 주식이 수두룩하다는 것을 보면 우량주에 대한 장기투자가 얼마나 높은 수익률을 안겨주는지 짐작할 수 있다.


국내의 한 증권사가 대(代)를 이어 보유할만한 주식으로 꼽은 10종목을 살펴보자.


삼성전자 LG전자 신세계 한국전력 국민은행 신한지주 포스코 LG생명과학 농심 현대모비스 등이다.


이들의 특징은 △시장지배력이 강력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고 있으며 △배당이 많이 준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 계속 이익을 내면서 기업가치를 높여갈 수 있는 회사들이란 뜻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국제적 경쟁력을 확보한 전자업체다.


국내기업 중 브랜드 가치가 가장 높은 회사에 속한다.


삼성전자는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서 반도체 LCD(액정표시장치) 분야에서 강력한 시장지배력을 갖고 있다.


또 LG전자는 세계 디지털 가전제품 시장에서 주목받는 업체다.


한국전력은 전기를 공급하는 독점기업으로 안정적 이익을 내고 있고,LG생명과학은 신약개발 능력이 뛰어나며 잠재적인 성장가치가 높아 대를 이어 보유할 만한 종목으로 꼽혔다.


농심은 음식료 분야에서 국내시장을 뛰어넘어 세계시장으로 진출하는 기업으로 변신 중이고,포스코는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국민은행과 신한지주는 국내 대표은행으로서 금융산업의 성장에 따른 수혜를 볼 것으로 분석됐다.


이밖에 현대모비스는 자동차 부품업체라는 한계를 뛰어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러나 한 종목의 주식을 오래 보유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증권사 관계자는 “주식을 갖고 있는 투자자라면 주가가 오를 때 팔아서 차익을 실현하려는 욕구가 생기고 떨어지면 손실을 줄여야 한다는 조바심에 시달리게 마련”이라며 “끊임없이 팔고 싶은 유혹을 이겨내고 장기 보유한다는 것은 대단한 인내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처음 주식을 살 때부터 우량주를 골라 사는 게 주식투자에서 높은 수익을 올리는 첫번째 조건이 되고,두번째는 장기투자를 통해 수익률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것이다.


우량주 투자의 평균수익률은 투자기간이 길어질수록 점점 높아지고,10년 이상 투자했을 경우에는 획기적으로 고수익을 거두는 것으로 나타난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종목별로 골고루 분산해 장기투자했을 경우 위험은 같되 수익은 커지는 효과(포트폴리오 투자의 위험분산효과)가 나온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한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