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법 공략하기 (23) - 동사와 형용사의 다양한 세계

[영·수야! 놀자]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 배시원 쌤의 신나는 영어여행
우리말에서 용언(동사와 형용사)의 활용 양상은 매우 탁월하고 현란하기까지 하다. 이는 교착어인 우리말의 특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용언의 어미를 다양하게 활용함으로써 말을 얼마든지 이어갈 수 있다. 그런 만큼 우리 맞춤법은 용언의 활용 규칙을 자세히 밝히고 있다. 이를 잘 지키는 것은 글쓰기의 정서법 평가에서 중요한 요소다.

지난 호에서 용언의 ‘탈락’과 ‘불규칙’에 대해 살펴봤다. ‘ㄹ’탈락과 ‘으’탈락 현상은 해당 음을 갖고 있는 모든 용언에서 일관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래서 이들을 불규칙이라 하지 않고 학교문법에서는 ‘탈락’이란 용어를 쓴다는 것도 알아봤다. 그 외에는 활용 시 어간이나 어미의 변하는 양상이 단어마다 일관되지 않다. 그런게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그런 점에서 이들을 ‘불규칙 용언’이라 부른다. 한글 맞춤법 18항이 이에 관한 규정이다.

다만 한글 맞춤법에서는 탈락이나 불규칙이란 말을 직접 쓰지는 않았다. ‘원칙에서 벗어나면 벗어난 대로 적는다’고 했다. 이는 결국 줄거나 형태가 바뀌는 것은 바뀐 대로 적는다는 뜻이다. 탈락이나 불규칙 현상은 학자에 따라 다르게 보는 경우가 있어서 이런 표현을 쓰지 않은 것으로 보면 된다.

우리말의 불규칙 용언에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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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ㅅ’불규칙: 어간 끝에 ‘ㅅ’받침을 가진 용언 가운데 일부는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로 활용할 때 ‘ㅅ’받침이 줄어든다. ‘긋다, 낫다, 붓다’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러나 ‘벗다, 빼앗다, 씻다, 웃다’ 등은 ‘ㅅ’ 받침이 줄어지지 않는다.

② ‘ㅎ’불규칙: ‘ㅎ’받침으로 끝나는 형용사에 어미 ‘네’나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가 붙으면 받침‘ㅎ’이 탈락한다. ‘그렇다, 노랗다, 동그랗다’ 등이 이에 해당한다. 다만 ‘좋다’는 예외라는 것을 알아둬야 한다.

③ ‘ㄷ’ 불규칙: ‘ㄷ’받침으로 끝나는 용언 가운데 일부는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로 활용할 때 받침 ‘ㄷ’이 ‘ㄹ’로 바뀐다. ‘걷다[步], 듣다[聽], 묻다[問], 싣다[載]’ 등이 있다.

④ ‘ㅂ’ 불규칙: ‘ㅂ’ 받침으로 끝나는 용언 중 일부는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로 활용할 때 받침 ‘ㅂ’이 ‘우’로 바뀐다. ‘괴롭다, 밉다, 무겁다’ 등이 있다. 다만 ‘돕다’와 ‘곱다’는 예외다.

⑤ ‘여’ 불규칙: 어간 ‘하-’ 뒤에는 모음조화 규칙에 따라 원래 어미 ‘-아’가 결합해야 한다. 그런데 ‘하-’ 뒤에서는 분명히 [여]로 발음되기 때문에 예외적인 형태인 ‘여’로 적기로 했다.

⑥ ‘러’불규칙: 어간의 끝음절 ‘르’ 뒤에서 어미 ‘-어’가 ‘-러’로 바뀌는 현상이다. ‘이르다[至], 노르다, 누르다, 푸르다’ 등이 있다.

⑦ ‘르’불규칙: 어간의 끝음절이 ‘르’인 용언 중 일부는 활용할 때 ‘ㄹ’이 앞 음절 받침으로 올라붙고, 어미 ‘어’가 ‘라/러’로 나타난다. ‘가르다, 다르다, 부르다, 빠르다, 흐르다’ 등 많은 ‘르’자 용언이 있다.

어휘 없네, 어이 없어~!!!
단어 암기의 오해와 진실


배시원 선생님은 호주맥쿼리대 통번역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배시원 영어교실 원장을 맡고 있다. 고려대 등 대학과 김영 편입학원, YBM, ANC 승무원학원 에서 토익·토플을 강의했다.
배시원 선생님은 호주맥쿼리대 통번역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배시원 영어교실 원장을 맡고 있다. 고려대 등 대학과 김영 편입학원, YBM, ANC 승무원학원 에서 토익·토플을 강의했다.
Hello, Stranger (안녕, 낯선 사람)

이 짧으면서도 강렬한 문구는 영화 [클로저(Closer)]에 나오는 명대사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낯선 사람과 만납니다.

그리고 그 사람의 이름만 알면 그 사람의 나이도, 가족 관계도, 심지어 성격까지도 알 수 있습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고요? 네, 맞습니다. 누군가의 이름을 안다고 해서 그 사람에 대한 자세한 정보까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단어의 뜻만 외우고 있는 것일까요? 단어가 문장 속에서 누구랑 쓰이는지, 그리고 어떻게 쓰이는지에 대한 관심도 없이 그저 하루에 수십, 수백 단어를 (뜻만) 외우는 모습을 보면 정말 안타깝습니다.

지난 3년 동안 이 칼럼을 통해 ‘우리가 안다고 착각하는 단어들’에 대한 무수한 얘기를 했습니다. 예를 들어 small hours(한밤중), three score years(60년), a pride of lions(사자 한 무리) 등등 중학교 수준 단어라고 무시했는데, 막상 독해 지문에서 만나면 해석이 안 되는 표현들은 정말 너무나도 많습니다.

하다못해 mean이라는 단어만 해도, 동사로는 ‘의미하다’라는 뜻이지만, 형용사로는 ‘심술궂은’이란 뜻도 있답니다. 심지어 명사로 ‘수단’이란 뜻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보통 means라고 써야 하기 때문에, a means of라는 표현이 문법적으로 틀리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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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우리가 흔히 문법의 영역이라 생각하는 문제들도 기본적인 ‘어휘의 쓰임’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happen이 자동사라 수동태로 쓸 수 없다든지, discuss가 타동사라 뒤에 전치사 about을 쓰지 않는다는 것 등 많은 문법 문제들이 단어가 문장 속에서 실제로 어떻게 쓰이는지를 묻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모두가 안다고 생각하는 단어 police는 기본적으로 ‘복수’로 취급하기 때문에 is가 아니라 are과 함께 써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학생이 의외로 정말 많답니다. 이번 수능에서도 The aged가 ‘복수명사’로 쓰여 was를 were로 고치는 문법 문제가 나왔는데, 이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결국 언어는 단어들의 모임이기 때문에 어휘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영어 공부의 첫걸음이 되어야 합니다. 단어를 외울 때 꼭 예문 속에서 외워보세요. Stranger가 Friend로 바뀌는 기적을 볼 수 있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