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수면'은 최고의 휴식…잠자는 습관이 공부효율 좌우한다
잠은 보약이다. 하루 동안 지친 몸과 마음을 이완된 상태로 만들어 주는 ‘최고의 휴식’이자 치유다. 깊이 잠이 드는 숙면은 청소년들의 학습 능력 향상은 물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 잠이 부족하거나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고 아침에 일어나면서 여전히 피곤하면, 쉽게 짜증이 나고 기분이 처지기 마련이다. 수면의 질을 높여 숙면을 취하면 하루 컨디션이 좋아지고 학업 효율도 높일 수 있다.

렘 수면 ‘학습 기억 재배치’

일생의 3분의 1에 달하는 수면에 관한 연구는 20세기께 이르러 시작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뇌가 피로 가득 차면 우리가 잠을 자고 피가 다시 빠져나가면서 깨어난다고 믿었다. 20세기 초까지 과학자들은 잠은 아무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상태이며 잠자는 동안 뇌가 활동을 멈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1950년대 렘(REM·급속안구운동) 수면이 발견되면서 그 생각은 뒤집혔다. 과학자들이 잠이 90분마다 주기적으로 5단계가 반복된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이다. 하루 종일 잠을 자는 신생아에게 램 수면 상태가 차지하는 비중은 50%가 넘는 이유는 렘 수면이 두뇌발달과 관련되기 때문이다. 렘 수면시간에는 신체 기능에 쓰는 에너지를 최소화하면서 뇌가 활발히 움직이게 된다.

렘 수면은 학습 능력과도 직결된다. 렘 수면은 근육을 스트레칭한 것처럼 새로운 학습 정보를 이미 알고 있는 것과 유연하게 연결시키고 확장시키거나 빨리 떠올리는 데 도움을 준다. 우리가 의식적인 노력을 하지 않아도 잠을 자면서 어떤 문제를 풀거나 새로운 생각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특히 단순 암기보다 악기 배우기, 종합 사고형 문제해결, 체육활동과 같은 절차 기억이 중요한 과제에서 렘 수면이 중요하다.
[포커스] '수면'은 최고의 휴식…잠자는 습관이 공부효율 좌우한다
나에게 맞는 수면자세는?

나에게 맞는 수면자세는 무엇일까? 수면자세로 등을 대고 바로 누운 자세는 대체로 건강에 좋다. 허리와 목의 긴장이 풀리고 손과 발이 편해진다. 발 밑에 작은 베개나 쿠션을 받치면 혈액 순환이 더 원활해져 깊은 수면에 더 좋다. 단 턱을 가슴 쪽에 너무 붙여서는 안 된다. 베개가 높으면 종종 턱이 가슴에 붙는 경우가 많은데 척추 동맥이 압박을 받아 혈액순환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안색이 나빠질 수 있으며 때론 두통을 유발하기도 한다. 따라서 목을 똑바로 유지해야 한다.

옆으로 누운 자세는 단시간 숙면에 좋다. 다만 발을 너무 지나치게 배 쪽으로 압박하면 척추에 무리를 줄 수 있다. 두 발을 약간 구부리거나, 한 발을 펴고 다른 한 발은 약간 구부린 자세가 이상적이다. 특수 발베개를 무릎 사이에 끼고 자면 고관절과 척추의 부담을 덜어준다. 하지만 한쪽으로만 누워 자다가 아침에 일어나면 손발이 저리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배를 대고 엎드린 자세는 전문가들이 권하지 않는 자세다. 베개를 통해 숨쉬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고개를 돌려야 하는데 이 때문에 목과 어깨 근육이 크게 긴장한다. 뇌세포에 혈액공급도 잘 안돼 두통과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자연광 노출 많을수록 숙면

성장기 청소년들에게 주로 나타나는 증상에는 스트레스, 변비, 그리고 바로 수면 장애다. 수면은 하루의 피로를 푸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우리가 밤에 취하는 충분한 수면은 낮에 쌓인 스트레스와 피로를 제거하고 다음날 에너지 재충전에 큰 도움을 준다.

수면에 적정한 실내온도는 20도다. 습도는 45~55%로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 습도가 낮으면 건조해져 코를 골거나 감기에 걸리기 쉽고 습도가 높으면 땀이 많이나 쾌적한 수면을 이루기 어렵다.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는 숙면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취침 4~6시간 전에는 커피나 각종 카페인이 들어간 음료를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인체는 최소 5시간 이상 자야만 활발한 두뇌활동이 가능하다. 개인차는 있지만 하루 6~7시간 정도의 수면이 적당하고 8시간 이상 자는 경우 오히려 소아 당뇨, 비만 등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적정한 수면시간을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

불면증으로 고생하고 있다면 햇볕을 많이 쬐야 한다. 낮에 자연광이 많이 노출될수록 밤에 숙면을 취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임상수면의학 저널(Journal of Clinical Sleep Medicine)에 실린 모하메드 부베리크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창문이 있는 곳에서 활동하는 사람이 밤에 평균 47분 더 깊게 잠들 수 있다. 이는 빛이 생체 리듬을 관장하고 몸이 잠들고 깨어나게 하는 신호를 보내기 때문이다.

손정희 한국경제신문 연구원 jhson@hankyung.com